세가는 3일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토탈 워: 삼국'의 새로운 DLC '흉포한 야생'을 출시한다.
흉포한 야생은 중원 남쪽에 신세력 '맹획', '축융부인', '목록', '사마가'와 함께 고유 병종인 '남부 코끼리', '전쟁 코끼리', '맹호 전사대' 등을 추가하는 콘텐츠다. 신규 세력뿐만 아니라 기존 지역에도 '호로관'이나 '함곡관' 같은 관문, 한반도 북서쪽에 위치한 요동 지방이 추가된다.
신규 지역 '남만'과 관련 세력추가 = 게임조선 촬영
이번 DLC의 가장 큰 의의는 바로 군종의 다양성 확보라고 할 수 있다. 토탈 워: 삼국에 등장하는 병종은 크게 보병과 창병, 기병, 궁병, 공성 병기로 나눌 수 있다. 기존 세력들은 기본 병종을 바탕으로 각각 '서량기병'이나 '하북 수비대' 같은 고유 병종을 뽑을 수 있었지만, 모두 한나라 문화권에 속했기 때문에 디자인은 물론 성능 면에서도 병종간 차별성을 드러내기 어려웠다. 장각을 비롯한 황건적 세력의 고유 병종 역시 상술한 다섯 병종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이용자는 어떤 세력을 해도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번 DLC에는 무려 코끼리와 호랑이 같은 야수가 등장하고, 투석병이나 등갑군 같은 흥미로운 병종도 추가된다. 야수는 '토탈 워: 워해머'에 등장한 괴수나 다른 토탈 워 시리즈의 전차들과 같이 고중량 충격 기병 역할을 수행하며, 등갑병은 화공에 약하지만 무기에 따라 다양한 전술을 펼칠 수 있다. 디자인 면에서도 기존 한나라 병사들과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마치 다른 게임을 하는 듯한 신선함을 준다.
등갑군과 코끼리의 조합은 새로운 전술을 가능하게 만든다 = 게임조선 촬영
신규 세력의 플레이 방식도 흥미롭다. 남만 세력의 지도자들은 중원 세력과 달리 모든 부족을 단결시키고, 남만 영토의 현 21개를 포함해 총 50개의 현을 지배해야 승리한다. 중원의 패자들과 각축을 벌여야 하는 군웅들과 달리 비교적 우호적인 남만 부족을 규합하고, 중원 세력을 괴롭히면 되는 것이다.
남만 부족의 규합은 승리 조건과 별개로 내정 및 외정 면에서도 큰 도움이 되는 시스템이다. 조공과 군사 동맹 이상의 가치를 누리기 힘들었던 봉신이나 연합과 다르게 부족을 복속시키면 연구 속도 상승과 기용 군대 증가, '은신 독사대'나 '늑대떼' 같은 고유 병종 생산이 추가된다. 이는 다른 남만 세력 역시 마찬가지라 초반에는 하나라도 더 많은 부족을 차지하기 위해 남만 평정에 힘을 쏟는 것이 좋다.
최종 목표는 남만의 왕 = 게임조선 촬영
각 부족을 복속시키면 충성도와 함께 이로운 효과를 받을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개혁 트리도 중원 세력이나 황건적과 다르다. 큰 나무에서 작은 줄기로 뻗어가는 한나라 개혁이나 네 폭의 나무 병풍을 보는 듯한 황건적과 다르게 남만의 개혁 트리는 커다란 코끼리 모양 석판 형태를 보여준다. 또한 선택 즉시 개혁 효과를 받을 수 있는 한나라와 달리 황건적과 마찬가지로 특정 개혁을 정하고 일정 시간 동안 연구하는 형식이며, 특정 개혁을 선택하면 다른 개혁을 잠겨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
장수 육성 방식은 좀 더 자유로운 편이다. 다른 세력은 장수의 주 속성과 속성에 따른 스킬만 배울 수 있었지만, 남만의 장수들은 금목수화토 속성을 모두 선택할 수 있다. 물론 각 장수마다 특화 분야가 있지만, 장비와 능력치 점수를 이용해 다른 세력보다 훨씬 자유로운 육성이 가능하다.
개혁 트리도 한나라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 = 게임조선 촬영
자신만의 개성 넘치는 장수 육성 가능 = 게임조선 촬영
남만 추가 외에도 중원 판도에 소소한 변화가 생겼다. 우선 공손찬의 근거지 동쪽으로 '요동' 지역이 추가됐다. 요동 지역은 한반도 북서쪽에 위치한 만큼 '고구려' 등장을 기대하는 한국 팬들도 간혹 보이고 있다.
한편, 중원 각지에는 주요 길목을 방어하는 '관문'이 세워졌다. 중원의 입구인 서쪽의 관문 '함곡관'이나 중원의 요충지 '호로관' 등 역사 속 주요 관문들이 게임에 추가됐다. 이들 거점은 생산 능력이 없지만, 전투 지원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세력 균형에 큰 영향을 끼친다.
호로관 메뚜기 재현 가능 = 게임조선 촬영
고구려 참가 각인가요? = 게임조선 촬영
토탈 워: 삼국 - 흉포한 야생은 비중원 세력의 첫 등장, 새로운 병종의 첫 등장, 주요 거점인 관문의 첫 등장이라는 기념비적인 DLC다. 출시 후 오랫동안 지적받았던 매너리즘을 완벽하게 극복했을 뿐만 아니라 이민족 추가로 더 다양한 문화권이 참가할 수 있는 기틀을 닦았다.
물론 게임의 재미를 위해 역사적 고증을 많이 희생했지만, '팔왕의 난'으로 받은 악평을 '천명'과 함께 뒤집으면서 토탈 워: 삼국의 인기를 다시 한번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한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