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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인디노트]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우리의 일상 이야기가 담긴 '커피 톡 (Coffee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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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바쁘게 굴러가는 일상 생활 속에서 잠깐의 휴식을 제공해주는 고마운 존재다.

많은 이들이 카페를 방문해 향긋한 향이 우러나오는 커피 한 잔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며 다시금 활력을 되찾고, 연인 혹은 친구, 지인과 함께 담소를 나누며 일상 생활에서 겪었던 에피소드를 털어놓는다.

커피의 냄새를 맡았을 땐 그윽한 향을 느낄 수 있으며, 한 모금을 마셨을 땐 씁쓸하면서도 고소한, 혹은 시큼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커피는 이제 사회라는 치열한 전쟁터 속에서 우리의 심신을 달래주는, 결코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존재가 됐다.

그리고 이를 게임의 소재로 담아낸 '커피 톡 (Coffee Talk)'은 마치 향긋한 커피를 마시면서 다른 이와 하루 일과 동안 겪었던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올해 1월 다양한 플랫폼으로 출시됐으며, 바다게임즈가 한글화에 참여해 뛰어난 퀄리티의 번역이 이뤄졌다. 또한, 최근 스마일게이트의 게임 플랫폼인 '스토브'를 통해 출시되면서 많은 게이머가 관심을 가지게 만들었다.

커피 톡은 광기와 꿈으로 가득찬 2020년의 시애틀에서 바리스타가 돼 다양한 인물들을 손님으로 만나고, 그들에게 따뜻한 커피와 차를 제공하면서 이야기를 듣는 방식으로 흘러간다. 게임 속에 등장하는 손님은 제각각의 사연을 가지고 있으며, 그 사연은 마치 우리의 삶과 매우 흡사해 이질감없이 다가온다.

하지만 우리의 모습과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다. 바로 등장 인물의 형태가 제각각이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은 엘프와 서큐버스 커플을 시작으로, 병원에서 일하는 늑대인간과 모델로 활동하는 뱀파이어, 유명 게임의 개발자인 오크 등 마치 판타지 세계관에서나 등장할 법한 이들이 손님으로 등장한다.

이들은 하루 일과를 마치고 밤늦게서야 문을 여는 주인공의 카페를 방문하며, 그 곳에서 자신들이 일상 생활 속에서 겪었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때로는 영양가 없는 이야기를, 그리고 때로는 언쟁을 높여가면서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대화를 통해서 해답을 찾거나 안심을 얻는다.

마치 우리가 카페를 방문해 하는 행동과 매우 비슷하다. 커피를 마시면서 수다를 떨기도 하고, 차 한 모금에 잠깐의 평안을 얻기도 하며 사색을 즐기기도 한다. 물론 게임 속 인물이 판타지 세계에서나 나올법한 종족이라는 것만 빼고 말이다. 덕분에 우리의 일상을 되짚어보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도 판타지적 요소가 녹아든 이야기에서 색다른 느낌을 받기도 한다.

또, 하루 일과가 시작되기 전 등장하는 신문의 헤드라인을 통해서 실제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슈와 비슷한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게임은 매우 단조롭게 흘러간다. 늦은 밤 오픈되는 카페에는 앞서 설명한 다양한 종족의 손님이 찾아오고, 주인공인 바리스타는 이들에게 커피와 차, 혹은 우유 종류의 음료를 제조해 내어준다. 그리고 손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그리고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알아가게 된다.

방문하는 손님은 자신이 마시고 싶은 음료를 요구하는데, 바리스타인 주인공은 그 요구에 따라서 커피, 녹차, 차, 우유를 베이스로 생강, 민트, 꿀, 레몬, 계피 등을 넣어서 제조한다. 일반적으로는 손님이 자신이 원하는 음료에 어떤 것이 첨가되기를 원하는지 명확하게 말하나, 일부 손님은 매우 애매모호하게 말하거나 재료는 말하지 않고 음료의 이름만 말하기 때문에 온도와 맛을 유추해서 제조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기본적인 레시피는 게임 화면 좌측 하단 스마트폰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한 번 만들어진 음료는 레시피가 등록돼 쉽게 재료를 확인하고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하다. 또, 라떼 종류의 음료는 게이머가 직접 라떼 아트를 할 수도 있기에 소소한 재미를 준다. 

물론 손님이 원하는 음료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게임 오버가 되거나 손님이 떠나가지는 않는다. 단, 손님의 이야기를 모두 들을 수 없거나 엔딩이 달라지기도 하는 등, 약간의 분기 요소가 된다.

손님들은 각기의 고민거리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바리스타로써 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때로는 대화의 과정 속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해답을 제시해주기도 하며 도움을 주기도 한다. 또 주인공 뿐만 아니라 손님 간의 대화를 통해서 고민거리를 해결하기도 하기에 게이머가 플레이하게 되는 바리스타는 주인공이라기보다 사회자 혹은 관찰자에 가까운 포지션이다.

스마트폰에서는 음료 레시피를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토모다치'라는 SNS를 통해서 손님들의 프로필도 볼 수 있다. 이를 통해서 손님의 배경을 파악하고 게임의 스토리를 이해하는데에 큰 도움을 준다. 또, 주인공과 함께 게임 진행의 큰 줄기를 담당하는 등장 인물 '프레야'가 쓴 소설도 '이브닝 위스퍼'로 읽을 수 있는데 게임의 메인 스토리와는 또다른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아마 재즈 음악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커피 톡을 플레이하면서 분명 배경 음악에 귀를 기울이게 될 것이다. 감미로운 재즈 음악이 매우 다양하게 준비돼 있기 때문. 실제로 커피 톡의 사운드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카페에 울려퍼지는 재즈 음악은 스마트폰의 셔플에서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게이머가 마음에 드는 곡으로 감상하면 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커피 톡은 매우 단조로운 게임이다. 또한 비주얼 노벨의 특성상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장르의 특징을 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피 톡이 많은 게이머로부터 좋은 평가를 이끌어낸 데에는 우리의 일상과 많은 부분이 닮아있고 이를 게임이라는 장치를 통해 잘 풀어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게임이 엔딩에 도달하기까지 매우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버라이어티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휴식을 찾고 싶다면 커피 톡을 한 번 즐겨보라고 권하고 싶다. 엔딩에서는 약간의 반전 요소도 있기 때문에 누구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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