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이 야심 차게 준비하고 있는 PC MMORPG '엘리온'. '에어'에서 엘리온으로 변경된 후 진행된 첫 번째 서포터즈 사전체험에선 논타겟팅 액션이 돋보이는 호쾌한 전투로 이용자들의 큰 주목을 받으며 변신에 성공했다. 비록 에어에서 보여준 공중전을 비롯한 다양한 전투는 더 이상 볼 수 없지만, 핵 앤 슬래시를 방불케하는 시원한 액션은 전투의 재미를 느끼는데 충분했다.
지난 서포터즈 사전체험이 캐릭터 개인의 전투를 선보이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25일과 26일 양일간 진행된 서포터즈 사점체험은 좀 더 넓은 범위의 전투, '진영전'에 초점이 맞춰졌다. 전투의 개념을 확장하는 것으로 더 큰 재미를 선사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진영전뿐만 아니라 이전에 공개된 서바이벌 형태의 전장 '악령의 성'과 PvP와 PvE를 섞은 '격전의 협곡', 순수 PvP '투기장'까지 다양한 PvP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었다.
진영전은 말 그대로 두 진영 간의 대결을 콘텐츠로 만든 것이다. 엘리온에서는 '벌핀'과 '온타리' 두 진영이 낙원으로 향하는 '엘리온 게이트'를 두고 격돌한다는 설정이다. 두 진영은 중앙 국경지대를 두고 남북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이용자는 퀘스트 도중에 국경 근처 위험지대에 도달하면서 처음으로 상대 진영을 조우한다. 이 시점에서 상대 진영 캐릭터와 PvP를 즐길 수도 있지만, 대규모 전장 콘텐츠인 진영전에 직접 참여하면 더욱 풍족한 보상을 얻을 수 있다.
진영전이 펼쳐지는 무대 = 게임조선 촬영
사전체험에서는 '거신의 병참기지'와 '원한의 경계지대' 두 곳에서 진영전이 진행됐다. 두 전장 중 한곳을 선택하면 해당 전장에서 진영전 점수 및 공헌도를 얻고, 다른 전장에선 탈것 사용 등의 보너스를 받지 못한다. 진영전 입장 시간을 맞추지 못해 전장 인원으로 참여하지 못해도 해당 필드에 가면 일반 PvP로 진영전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경우에는 개인 점수 및 공헌도에 따른 진영전 보상은 얻지 못한다.
한 전장에 소속돼 전장에 참가하면 진영전 진행 시간인 40분 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승리에 기여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는 적 진영의 캐릭터를 처치하거나 진지를 점령하는 것부터 진지 대원 및 부상병 치료까지 이용자의 행동 대부분이 진영전 점수로 이어진다. 이렇게 얻은 점수는 진영전 종료 시점에서 보상으로 환산돼 우편으로 지급된다.
개인의 목표는 점수 획득 = 게임조선 촬영
점수를 얻기 위해 열심히 전투에 매진하다 보면 점수뿐만 아니라 '진영전 훈장'을 얻는다. 진영전 훈장은 진영전에서 쓸 수 있는 특별한 아이템을 구입하는 재화다. 구입 가능한 아이템에는 적에게 매우 큰 피해를 입히는 '이동형 곡사포' 및 '이동형 발리스타', 캐릭터의 능력치를 상승시켜주는 버프 등이 있다. 강력한 효과를 가지고 있는 만큼 적 '마갑기'와 '드래곤', '군단장' 등 주요 목표 공략의 핵심이 된다.
마갑기를 비롯한 다양한 오브젝트는 전장의 판도를 뒤엎는 강력한 오브젝트다. 예를 들어 진영전 종료 10분 전에 등장하는 군단장은 스킬 한번으로 주변 적을 공포에 떨게 하거나 일격에 빈사 상태로 만드는 등 가공할 위력을 보여준다. 그래서 각 군단장의 생존 여부가 후반 역전의 발판, 혹은 승리의 쐐기를 판가름하는 열쇠가 된다. 마갑기와 드래곤 역시 사용법에 따라 전황을 바꾸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진영전의 흐름은 오브젝트를 중심으로 흐르게 된다.
사전체험 과정에서 보여준 진영전은 전투의 재미를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한 콘텐츠였다. 다양한 상황에 따라 그에 맞는 스킬 조합이 필요했고, 이는 이용자들로 하여금 스킬과 유물, 룬, 마법 부여 등 다양한 조합을 연구해야 하는 좋은 자극이 됐다. 물론 진영 간 인구 불균형에 대한 대비책같이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은 남아있지만, 적어도 엘리온이라는 게임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만은 확실히 느껴졌다.
선봉에서 큰 위용을 자랑했던 마갑기 = 게임조선 촬영
후반 싸움의 중심이 되는 군단장 간의 대결 = 게임조선 촬영
진영전뿐만 아니라 PVE 콘텐츠 역시 풍족했다. 많은 MMORPG에서 채용하는 5인 인스턴스 던전이나 필드 보스 외에도 혼자라도 도전 가능한 1인 인스턴스 던전이 마련된 것이 인상적. 보상 역시 다른 사냥 콘텐츠와 큰 차이가 없어 1인 던전에서 우선 성장과 스킬 조합을 연구한 후 자연스럽게 다른 콘텐츠에 도전 가능했다. 말하자면 콘텐츠와 콘텐츠를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 셈이다.
레벨업 콘텐츠 부분에선 일반 퀘스트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메일 퀘스트를 진행하다 보면 일정 레벨 이상을 요구할 경우가 있는데 이때 일반 퀘스트를 모두 수행하면 바로 메인 퀘스트로 연결되는 것이다. 반복 퀘스트 역시 풍성하게 마련됐기 때문에 레벨업에 대한 고민은 거의 없었다.
재미와 성장 둘 다 충족시켜준 1인 인스턴스 던전 = 게임조선 촬영
일반 퀘스트 덕분에 막힘없는 레벨업이 가능했다 = 게임조선 촬영
지난 사전체험에서 호평받았던 캐릭터 스킬 커스터마이징 역시 소홀히 하지 않았다. 특히 캐릭터와 장비, 스킬 간의 커스터마이징 연계로 자신만의 전투 방식을 창조할 수 있는 엘리온만의 특색은 여전했다.
캐릭터는 기본적으로 일정 레벨마다 상점에서 자신의 스킬북을 구입해 새로운 스킬을 배울 수 있다. 여기에 레벨이 상승할 때마다 얻는 유물력을 사용하면 스킬마다 독특한 효과를 부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엘리멘탈리스트의 기본 공격인 '서리 연타'는 첫 번째 유물을 사용하면 얼음탄이 화염탄으로 변해 화염 속성 스킬과 시너지 효과를 낸다. 대신 얼음탄 발사 수에 따라 스킬 발동 스택이 생성되는 '서리 다발'은 화염 유물을 사용한 서리 연타를 사용하면 스택이 생성되지 않아 사용할 수 없다.
유물력은 레벨업뿐만 아니라 장비에 착용할 수 있는 '룬스톤'으로 늘릴 수도 있다. 룬스톤은 '맹공'부터 '각성'까지 총 7종류의 룬이 있으며, 각각 치명타와 회피도, 적중도, 유물력 등 캐릭터의 다양한 능력치를 상승시켜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유물력 룬스톤을 모든 장비에 사용하면 적게는 수 레벨에서 많게는 수 십 레벨 분량의 유물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유물 착용이 가능하다. 다만, 유물력 룬스톤이 매우 유용해 상대적으로 다른 룬을 착용해야 할 필요성이 적어 아쉬움으로 남았다.
같은 스킬도 유물에 따라 전혀 다른 효과를 보여준다 = 게임조선 촬영
룬스톤을 이용하면 유물력뿐만 아니라 더 많은 능력치를 확보할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룬스톤은 유물력뿐만 아니라 캐릭터에게 특수한 효과를 부여하는 '룬 특성'에도 영향을 준다. 7종의 룬스톤 중 6종의 룬스톤을 색깔에 따라 일정 숫자를 착용할 때마다 룬 특성이 열린다. 룬 특성은 '후방 치명타 적중 시', '적 공격 시', '피격 시'같이 조건에 따라 발동되며, 캐릭터의 피해량이 증가하거나 적의 방어력이 감소하는 강력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 유물력 룬스톤을 얻지 못했다고 해도 룬 특성을 조합하면 유물 이상의 유용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룬 특성은 룬스톤뿐만 아니라 장비의 '마법 부여'로도 올릴 수 있다. 다만, 대부분의 룬 특성 상승 마법 부여는 5강화 이상일 때만 발동되며, 룬 특성의 색깔이 무작위로 적용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사용하긴 어렵다. 어디까지나 유용한 부가 효과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마지막으로 '세피로트'는 캐릭터 특성을 결정하는 요소다. 캐릭터 경험치와 별도로 세피로트 경험치에 따라 성장하며, 세피로트 레벨업으로 얻는 포인트를 투자해 강력한 필살기나 최대 자원 증가, 자원 즉시 회복 등 부가 효과를 얻는다. 세피로트는 크게 세 가지 갈래로 나누어져 있지만, 서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더욱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색깔만 맞춰도 강력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마법부여로 룬 특성을 얻을 수 있지만 강화가 필요하다 = 게임조선 촬영
룬스톤 얻기가 힘들다면 세피로트로 캐릭터를 강화하는 방법도 있다 = 게임조선 촬영
이처럼 엘리온은 두 번째 서포터즈 사전체험을 통해 대규모 전장인 진영전을 도입해 전투의 개념을 크게 확장시키는 한편 호평받았던 1인 인스턴스 던전과 필드 사냥,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을 다듬어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롤 플레잉을 성립시키기 위한 캐릭터 요소와 이를 활용할 충분한 무대까지 완벽하게 준비한 것이다.
물론 많은 스킬을 활용하기에는 다소 적은 단축창이나 탈것 탑승 시 즉시 공격 불가 등 다듬어야 할 부분은 남아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두 번의 서포터즈 사전체험을 통해 점차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는 만큼 다음 테스트, 혹은 정식 출시에서 더욱 순도 높은 게임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
전투의 재미를 충분히 보여준 엘리온, 벌써 다음 만남이 기대된다 = 게임조선 촬영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