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바일 게임의 트렌드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그 누구보다 빠르게 성장해야하고, 그 누구보다 강해야만 한다"
근래에 출시되는 모바일 게임, 그리고 큰 인기를 끄는 모바일 게임은 다른 이용자와의 경쟁에 초점이 맞춰지는 경우가 많다. 전투와 사냥, PvP 등 다른 이용자와 경쟁하고 우위에 서는 것은 게임의 매우 본질적인 재미라고도 할 수 있지만, 경쟁에만 초점이 맞춰지면서 전투 외 여타 게임 요소에 집중하기 어려워졌다. 여기서 말하는 여타 게임 요소라는 것에는 작품의 고유한 감성 혹은 개성, 스토리의 발단과 전개, 소소한 재미를 주는 부가 콘텐츠 등이 있겠다.
실제로 최근 등장하는 모바일 게임은 고유한 감성과 개성을 표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용자는 게임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이야기보다는 다른 이들과의 경쟁에 집중하게 되고, 스토리 컷신이 등장하는 부분을 빠르게 스킵한다. 또, 게임 내에 마련된 생활 콘텐츠나 커뮤니케이션 창구도 빠른 캐릭터 육성을 위한 부가적인 콘텐츠로 활용된다.
그런데 "경쟁에 익숙해지면서 게임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즐거움을 잊게 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카카오게임즈의 신작 모바일 RPG '가디언 테일즈'를 접하면서 말이다.
물론 가디언 테일즈도 전투와 사냥 등에 의한 성장이 핵심인 게임이다. 하지만 전투 외에도 다양한 요소를 둘러보게끔하고,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한 작품이다. 실제로 전투를 통해 얻는 재미도 있지만 게임의 메인 시나리오 진행과 다양한 서브 스토리에 푹 빠지게 되는 마력이 있다. 이외에도 비주얼적인 요소와 퍼즐 요소 등에 큰 신경을 썼다.
게임을 처음 접하면 픽셀로 이뤄진 도트 그래픽이 이용자를 반긴다. 도트 그래픽을 활용해 고전 게임의 감성을 자극하는 작품은 이미 많이 접할 수 있었다. 게다가 알 수 없는 존재가 왕국을 침략하고, 이들을 몰아내기 위해 신참 기사가 공주와 함께 전설의 검을 찾아 모험을 떠난다는 스토리도 다소 식상하다.
사실 여기까지는 단순한 모바일 RPG 작품이겠거니 했다. 하지만 스테이지를 거듭할수록 기존 모바일 게임에서는 맛볼 수 없었던 즐거움으로 가득했다. 가디언 테일즈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바로 '시트콤'같은 스토리의 진행이다. 특정 스테이지 내에는 다양한 서브 이벤트가 발생하며, 해당 이벤트를 유심히 들여다보면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예를들어 1-5 스테이지에서는 겁에 질려 달아나는 몬스터 무리를 발견할 수 있는데, 이들 몬스터는 강화에 환장한 대장장이로부터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도망치는 것이었다. 특히 이 대장장이는 몬스터 사이에는 '미친 아줌마'라고 통하는데, 전설의 검마저 강화하려다가 날려먹는 모습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이 대장장이는 이용자 캐릭터의 장비를 강화시켜주는 역할을 하는데, 그의 첫 등장은 매우 파격적이면서도 뇌리에 남을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이처럼 가디언 테일즈는 위트있는 연출과 시트콤과 같은 서브 스토리로 가득 채워져 있는데, 단순하면서도 식상할 뻔 했던 메인 시나리오에 힘을 불어넣어주며, 앞으로의 이야기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디언 테일즈는 전투 이외의 콘텐츠에서 즐거움을 주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는데, 위트와 재치가 넘치는, 시트콤과 같은 스토리 전개 외에도 다양한 퍼즐 요소도 그러한 콘텐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퍼즐은 가디언 테일즈 내에서 매우 폭넓게 활용되면서 콘텐츠를 강화하고 다소 밋밋할 수 있었던 게임에 볼륨을 풍부하게 만든다.
퍼즐 콘텐츠는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스테이지 내에 지름길을 찾아내는 것부터, 서브 퀘스트에 이르기까지 퍼즐의 요소가 반영됐다. 스테이지를 완벽하게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맵 구석구석에 숨겨진 퍼플 코인과 별조각 등을 모두 획득해야 하는데, 지름길을 통해 비밀 공간에 도달해야하거나 단순하지만 소소한 재미를 주는 퍼즐을 풀어야할 때도 있다.
층으로 이뤄진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때마다 푸짐한 보상이 기다리고 있는 '미궁' 콘텐츠는, 단순히 전투만으로 각 층을 클리어할 수 없으며, 특정 층은 퍼즐을 풀어야만 완료할 수 있다. 또, 그 퍼즐도 반복되는 형태가 아니라, 각기 다른 방법으로 풀어나가야하므로 색다른 재미를 준다.
가디언 테일즈의 재미는 스토리와 퍼즐에 국한되지 않는다. RPG로써의 매력도 충분히 갖추고 있는데, 던전 내부에 등장하는 몬스터를 공략하면서 얻는 쾌감도 크다. 이용자의 캐릭터는 어떤 무기를 장비하느냐에 따라 전투 스타일이 달라지게 되고, 공략법도 달라지게 된다.
따라서 전투 방식에 대해 이용자에게 자유도를 제공하며, 함께 전투에 참여하는 무수한 동료 캐릭터 덕분에 파티 구성도 자유롭게 이뤄진다. 특히 각 동료는 고유한 전투 스타일은 물론, 원소를 기반으로 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스테이지 공략 시에 어떤 동료를 데려가느냐에 따라 클리어 여부가 달라진다. 이용자 캐릭터 뿐만 아니라, 동료 캐릭터도 함께 성장시켜야 하며, 덕분에 RPG 본연의 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동료 캐릭터는 일반적으로 뽑기 시스템을 통해서 획득 가능하며 메인 시나리오, 혹은 서브 퀘스트를 통해서도 만나볼 수 있다. 총 60여 종에 달하는 동료 캐릭터가 등장하며 이들과 함께 파티를 구성하고, 이용자 고유의 전투 스타일이 묻어나는 전술을 펼칠 수 있다.
보스 몬스터를 공략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정 스테이지에서 만나게 되는 보스 몬스터는 고유의 공격 패턴을 보유하고 있으며, 보스몬스터의 범위 공격을 피하면서 패턴을 파악하고 허를 찌르는 등의 공략을 필요로 한다.
이외에도 이용자 간 소통할 수 있는 장으로써 길드 시스템이 마련돼 있으며 SNG적인 요소도 곁들여지면서 함께하는 즐거움이 있다. 게다가 콜로세움과 아레나 등, PvP 성향의 콘텐츠가 존재하는 등 최근 모바일 게임이 갖추고 있는 요소도 빠짐없이 포함시키면서 완성도를 높였다.
이처럼 가디언 테일즈는 다른 이용자와의 경쟁보다는 게임 내에 마련된 다양한 요소와 콘텐츠를 통해서 즐거움을 주도록 구성돼 있으며, 여타 모바일 게임이 갖추고 있는 요소도 빠짐없이 포함시키면서 마치 종합선물세트같은 풍부한 재미를 제공한다.
특히 경쟁 요소가 게임의 핵심 콘텐츠가 아님에 따라 이용자에게 육성의 스트레스를 크게 부여하지 않으며, 덕분에 피로도가 낮은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 중 하나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기존 모바일 게임에서는 맛볼 수 없었던, 그리고 고전 게임에서 맛볼 수 있었던 특유의 감성을 포함하고 있는 작품이다.
라이트하면서도 묵직한 재미를 즐거움, 그리고 기존 모바일 게임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가디언 테일즈를 한 번 만나보기를 바란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