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스터 소드·실드의 추가 콘텐츠 '익스팬션 패스' 제1탄 '갑옷의 외딴섬'이 17일 출시됐다.
익스팬션 패스는 포켓몬스터 시리즈 최초로 출시된 추가 콘텐츠 팩으로 제1탄 갑옷의 외딴섬과 제2탄 '왕관의 설원'으로 구성됐다. 지난 시리즈들이 본편에 추가 콘텐츠를 합친 확장판으로 출시돼 이중 판매 비판을 받았던 반면 익스팬션 패스는 추가 콘텐츠만 구매할 수 있어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번에 출시된 갑옷의 외딴섬은 '수행'을 주제로 신규 전설 포켓몬과 함께 수련하는 줄거리에 새로운 육성 기능이 가미된 추가 콘텐츠다. 신규 전설 포켓몬과 편의성 기능 추가 외에도 포켓몬스터 소드·실드 출시 과정에서 삭제된 포켓몬들도 익스팬션 패스를 통해 복귀했다.
■ 신규 지역 '갑옷섬'
갑옷의 외딴섬의 무대는 신규 지역인 '갑옷섬'이다. 갑옷섬은 와일드에리어 진입 가능한 이용자라면 언제든 갈 수 있는 지역이다. 또한 한 번 갑옷섬에 진입한 이용자는 공중날기 택시로 본편의 지역과 갑옷섬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익스팬션 패스 구입자는 포켓몬스터 소드·실드 업데이트 이후 자동으로 '갑옷패스'를 얻는다. 갑옷패스는 갑옷섬으로 가기 위한 티켓으로 1번 도로에 있는 '브래시마을'의 역에서 사용 가능하다. 만약 익스팬션 패스 기념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은 이용자라면 같은 곳에서 이벤트를 통해 처음으로 가라르 야돈을 얻는다.
갑옷섬은 와일드에리어와 마찬가지로 시점 조절과 이동이 자유로운 지역이다. 갑옷섬에는 삭제됐던 포켓몬들이 대거 등장하며, 맥스레이드 배틀도 지원한다. 이에 맞춰 도감 역시 새로운 버전으로 업데이트된다.
삭제된 포켓몬뿐만 아니라 신규 포켓몬도 등장한다. 단, 삭제된 포켓몬이 대거 추가되서 그런지 신규 포켓몬 수는 적은 편이다. 신규 포켓몬은 선행 이벤트로 공개된 가라르 모습의 야돈이나 이벤트 주역인 '치고마'와 '우라오스', 스타팅 포켓몬 및 '이상해꽃'과 '거북왕'의 거다이맥스 등이다.
갑옷섬에 입장하자마자 반가운 얼굴이 보인다 = 게임조선 촬영
■ 스토리? 캐릭터만 좋았다
스토리는 크게 도장 입문과 치고마 수행으로 나뉜다. 갑옷섬에 도착한 이용자는 버전에 따라 도정이나 세이버리를 만난다. 두 캐릭터는 갑옷섬의 라이벌 캐릭터로 도장 입문의 처음과 마지막 배틀을 담당하며, 자신보다 강한 주인공에게 위기 의식을 느끼고 수련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라이벌과 배틀을 마친 주인공은 우여곡절 끝에 갑옷섬 도장의 문하생으로 들어간다.
갑옷섬 도장의 주인인 '마스터드'는 허점이 많아보이는 말투와 행동을 보여주지만, 처음본 주인공이 어떻게 도장에 왔는지 한 번에 파악할 정도로 깊은 통찰력을 보여준다. 주인공은 마스터드가 내린 세 가지 수련을 모두 마치고 무사히 마스터드의 제자가 된다.
이후 신규 전설 포켓몬 '치고마'를 만나 함께 수련하고, 갑옷섬에 있는 두 개의 탑 '물의 탑'과 '악의 탑' 중 한 곳에 도전하게 된다. 치고마는 도전한 탑에 따라 '연격의 태세'나 '일격의 태세'로 진화하며, 호브와 만나 거다이맥스 형태를 습득한다.
스토리 내내 끝없는 수련에 매진하게 된다 = 게임조선 촬영
스토리는 본편 클리어 캐릭터를 기준으로 약 2시간 정도 분량이다. 본편의 스토리와 다르게 큰 갈등이 없는 구조로 진행되기 때문에 그다지 인상에 남지 않는다. 반면 캐릭터는 본편과 마찬가지로 개성이 넘쳐 게임의 재미를 더했다.
예를 들면 라이벌 도정과 세이버리는 새로 문하생이 된 주인공에게 패배 후 이전과 다르게 수련에 매진하는 공통점이 있지만, 도정은 전직 아이돌, 세이버리는 명문가 자제라는 설정으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마스터즈 역시 '가라테 키드'에 나오는 전형적인 노사부의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독특한 말투로 이용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라이벌 = 게임조선 촬영
■ 편의성 증대를 위한 추가 기능
새로운 지역과 스토리 외에도 다양한 기능이 추가됐다. 특히 '다이수프'나 새로운 가르침 기술, 소지한 포켓몬에게 추가 경험치를 제공하는 경험치 부적 등 포켓몬 육성을 도와줄 기능이 강조됐다.
다이수프는 갑옷섬 스토리 초반부에 등장한 후 우라오스에게 거다이맥스 형태를 부여해 갑옷의 외딴섬 스토리의 대미를 장식한 기능이다. 스토리와 마찬가지로 다이수프를 이용하면 일반 포켓몬도 거다이맥스 형태를 사용할 수 있다. 단, 다이수프 사용 가능 포켓몬은 거다이맥스 형태가 있는 포켓몬들로 한정된다.
대전 환경에 변화를 부를 새로운 기술도 추가됐다. 풀 타입의 경우 시리즈 최초로 조건부 선공 기술을 획득해 '고릴타' 같은 풀 타입 물리 포켓몬의 사용처가 늘었으며, 물 타입 '유턴'인 '퀵턴', 땅 타입 '열탕'인 '열사의 대지' 등 일부 포켓몬의 기술폭을 크게 넓혀줬다. 새로운 기술은 갑옷섬에서 획득 가능한 '갑옷광석'을 지불하고 배울 수 있다.
이외에도 필요 없는 물건을 새로운 아이템으로 바꿔주는 '윽우지로봇', 한 타입 내에서 대결을 펼치는 '제한 대결', 라이벌 재배틀 등의 콘텐츠가 추가됐다.
거다이맥스 포켓몬을 놓친 후 받는 스트레스가 줄어들었다 = 게임조선 촬영
신규 기술은 언제나 환영이야! = 게임조선 촬영
편의성 기능 외에도 본편에서 누락됐던 포켓몬들과 포켓몬 따라다니기 기능이 부활한 것도 반가운 부분이다. 도감 번호 1번인 '이상해씨'나 같은 스타팅 출신인 '꼬부기'가 거다이맥스 형태와 함께 돌아왔으며, 이 밖에도 스라크, 럭키, 고래왕 등 수많은 포켓몬이 갑옷섬 필드에서 자유롭게 뛰노는 장면을 목도할 수 있다.
포켓몬 따라다니기는 포켓몬스터 하트골드·소울실버에서 많은 이용자에게 호평받은 기능이다. 그러나 여덟 개의 작품이 출시되는 동안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아 이용자들의 아쉬움을 샀다. 이번 작품 역시 갑옷의 외딴섬 한정이지만 포켓몬과 함께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익스팬션 패스를 높게 평가하는 이용자도 있다.
따라다니기 기능하나로 만족 = 게임조선 촬영
갑옷의 외딴섬은 추가 콘텐츠 상품이 가져야할 최소한의 양식은 지켰다. 새로운 지역과 그 지역을 둘러싼 스토리, 과거 포켓몬의 복귀와 육성 편의성 증대 등 이용자들이 원했던 콘텐츠를 추가한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지난 세대의 확장판 콘텐츠와 비교하면 부족한 부분이 보인다.
스토리는 2시간에 스토리 이후 즐길만한 콘텐츠는 제한 배틀과 라이벌 배틀, 디그다 찾기 정도다. 사실 디그다 찾기도 지가르데 세포찾기와 비슷하다. 거다이맥스를 부여하는 다이수프와 신규 가르침 기술은 대전 이용자들에겐 반갑지만, 단순히 포켓몬 포획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이용자에겐 크게 다가올만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새로운 포켓몬이 늘었나 따져보면 치고마와 우라오스, 가라르 야돈 외엔 전작에 등장한 포켓몬 정도다. 심지어 전국 도감도 없다.
다소 아쉬운 점은 있지만 아직 익스팬션 패스 제2탄 왕관의 설원이 남아있다. 특히 왕관의 설원에선 모든 전설 포켓몬이 복귀할 뿐만 아니라 가라르 형태의 전설 포켓몬 출현이 예고돼 이용자들에게 주목받았다. 누락된 지난 시리즈 포켓몬도 대부분 등장한다고 하니 시리즈 팬이라면 왕관의 설원을 기대해보자.
제2탄에선 더 많은 거다이가 등장하길 바란다 = 게임조선 촬영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