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출시된 '나루토 질풍전: 나루티밋 스톰 4 로드 투 보루토(이하 나루티밋4)'가 23일 스위치로 이식됐다. 플레이스테이션4로 출시된 원작과 다르게 스위치 버전은 처음부터 본편인 '나루토 질풍전: 나루티밋 스톰 4'와 스탠드 얼론 확장팩 '나루토 질풍전: 나루티밋 스톰 4 로드 투 보루토'의 합본 형태로 돌아왔다.
나루티밋4는 '나루토 질풍전: 나루티밋' 시리즈 한국 팬들에겐 각별한 작품이다. 시리즈 최초로 공식 한글화로 출시됐으며, 첫 작품인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은 물론 스팀 이식판에 이어 스위치 버전까지 모든 버전이 한글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모든 이용자가 언어의 압박 없이 나투로의 마지막 이야기를 즐길 수 있었다.
다만 스위치 버전의 나루티밋4의 경우 출시 전에 많은 팬들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스위치 버전은 지난 2018년 4월 해외에서 출시된 전작의 합본 '나루토 질풍전: 나루티밋 스톰 트릴로지'가 낮은 해상도를 보여줬으며, 스팀 버전 역시 낮은 프레임 현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스위치로 출시된 나루티밋4는 기기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한 모습으로 등장해 팬들을 놀라게 했다.
나루토 질풍전: 나루티밋 스톰 트릴로지 이후 2년 만에 스위치로 돌아온 나루티밋4. 과연 오랜만에 등장한 나루티밋4는 어떤 작품일지 살펴보겠다.
■ 애니메이션을 뛰어넘는 스토리와 연출
나루티밋4는 원작 만화책 총 72권 중 23권에 해당하는 '제4차 인계대전'을 배경으로 만들었다. 제4차 인계대전은 아카츠키 봉기와 닌자 마을의 연합, 우치하 마다라의 부활, 흑막인 '오오츠츠키 카구야' 등장과 몰락 등 많은 내용이 담겨 있다. 작품의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부분이지만, 긴 내용을 담다 보니 지지부진한 전개와 부족한 개연성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나루티밋4는 이런 부분을 편집을 통해 극복했다. 예를 들면 주인공 일행과 대적 후 마음을 돌린 '오비토'의 죽음을 적인 '제츠'가 비웃는 장면은 원작에선 '나루토'가 역성을 든 반면 게임에선 '카카시'가 화내는 장면으로 변경됐다. 오비토를 짧은 시간 동안 만난 나루토가 아니라 어린 시절 친구였던 카카시가 그 역할을 맡은 것이다. 또한 오비토가 사후 세계에서 '린'과 만나는 장면은 과감히 생략하는 등 자연스러운 스토리를 위해 많은 부분이 수정됐다.
원작의 내용을 잘 다듬어 매끄럽게 만든 나루티밋4 = 라프텔 및 나루티및4 갈무리
뛰어난 연출 역시 스토리를 돋보이게 만드는 요소였다. 나루토 질풍전: 나루티밋 스톰 시리즈가 최고의 나루토 게임으로 손꼽히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연출이다. 시리즈 첫 작품부터 최신작인 나루티밋4까지 모든 캐릭터가 3D로 만들어졌지만 애니메이션보다 더 낫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이용자들에게 호평받았다.
이는 나루티밋4 역시 마찬가지로 스토리 전개나 캐릭터 회상 등에 사용되는 컷신은 물론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전두에서도 살아있는 캐릭터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캐릭터들의 표정 묘사는 전 시리즈 중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섬세하게 묘사됐다.
매우 훌륭한 표정 묘사로 원작의 전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 게임조선 촬영
다만, 초반부 컷신을 원작 애니메이션의 정지 화면으로 만든 것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애니메이션의 경우 빠른 움직임을 표현하거나 중요도가 떨어지는 인물을 표현할 때 간단한 방식으로 묘사하는데 이런 부분까지 그대로 정지 화면 형태로 만들어 다소 어색함을 느꼈다.
초반부 대부분의 컷신은 애니메이션의 정지 화면을 그대로 사용했다 = 게임조선 촬영
후반부는 3D 모델링으로 원작을 재현했다 = 게임조선 촬영
■ 간단한 조작으로 즐기는 화려한 액션
스토리뿐만 아니라 대전 모드 역시 호평할만한 부분이다. 물론 대전 액션 게임인 만큼 손이 바쁜 건 사실이지만, 다른 게임보다 더 간단한 조작법을 가지고 있어 대전 액션 초심자라도 쉽게 즐길 수 있다.
방향키와 공격, 차크라, 수리검, 점프, 가드, 닌자 도구, 바꿔치기 술법 등 다양한 조작키가 있지만 스토리나 어드벤처 모드를 즐길 땐 방향키와 공격, 차크라 키만 기억해도 된다. 멋진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방향키와 여러 공격키를 복잡하게 입력해야 하는 다른 게임과 달리 공격 연타와 차크라 발동 후 공격 만으로 기술을 이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방어 방식 역시 간단하다. 방향키를 이용해 기술을 직접 회피하는 방식과 가드키를 유지해 공격을 막는 것 외에도 '바꿔치기 술법'이 따로 마련돼 있어 피격 중에도 쉽게 반격을 이어나갈 수 있다. 반격이나 잡기 같이 초보자에게 다소 어려운 방어법을 사용하지 않아도 충분히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간단한 조작으로 멋진 오의를 사용할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대전에서 사용 가능한 캐릭터 역시 나루토 팬이라면 흡족할만한 수준이다. 중복 캐릭터를 제외해도 100명이 넘는 캐릭터를 사용할 수 있으며, 또한 제4차 인계대전 당시 사망해 메인 스토리에 등장하지 않지만 나루토 팬들에게 큰 인기를 얻은 '지라이야'나 '사루토비 아스마' 같은 유명 캐릭터도 사용 캐릭터로 등장한다.
또한 팀전을 선택하면 총 세 명의 캐릭터를 조종할 수 있으며, 7반이나 호카게, 아카츠치 등 특정 조합을 통해 강력한 '합체오의'를 사용할 수 있다. 합체오의는 '에로 역하렘의 술'처럼 원작에 등장했던 인술 외에도 '미수총진격'이나 '나뭇잎 진수호카게천수' 같이 상상으로 그쳤던 인술들이 포함돼 있어 팬들을 즐겁게 한다.
원작의 유명 인술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모든 호카게 집합이라는 조합도 가능 = 게임조선 촬영
■ 새로운 즐거운을 선사하는 다양한 모드
나루티밋4에서 가장 호평받는 요소인 스토리와 대전 모드는 주로 대전 모드 형식으로 진행된다. 즉, 두 명, 혹은 두 팀이 서로 격돌하는 방식이다. 스토리 모드 중에는 무려 진행 예상 시간이 40분 이상으로 책정된 미션도 있는데 이런 미션을 대전 모드로만 진행하면 지루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지루함을 타파하기 위해 나루티밋 시리즈에는 다양한 모드가 마련됐다. '구미'나 '스나노오' 같은 거대 캐릭터가 되어 색다른 대전을 펼치는가 하면 '가마분타'를 조종해 수많은 십미를 물리치는 '무쌍형 미션'이나 스사노오를 이용해 폭주한 오오츠츠키 카구야와 공중전을 펼치는 슈팅 게임형 미션처럼 대전 격투 게임의 틀을 벗어난 모드도 있었다. 물론 이들 미션은 이벤트 형식으로 한 번 내지 두 번 등장하는 것에 그치지만, 대전 일변도로 지친 이용자에게 활력을 불어넣기에 딱 좋은 수준이었다.
대전 게임에서 즐기는 무쌍 난무 = 게임조선 촬영
슈팅 게임 형식의 미션도 마련됐다 = 게임조선 촬영
게임 내 다양한 특전을 모은 '컬렉션' 역시 나루토 팬에겐 의미 있는 요소다. 특히 특정 이벤트나 인술을 사용할 때 등장하는 '피니시 컷 인 화상'은 애니메이션의 명장면을 편집해 사용했기 때문에 원작의 감동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이외에도 바꿔치기에 성공하면 등장하는 아이템을 구입하거나 원작과 본편 외 외전에서만 나왔던 의복을 수집할 수 있는 '코스튬' 등 스토리 모드를 모두 즐긴 이용자를 위한 다양한 수집 요소들이 마련됐다.
참센세 이루카와 지라이야의 모습도 볼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수집 요소를 모으기 위해선 게임 내 화폐 외에도 '백금의 표창'이나 '금의 닌자검', '은의 암부 가면' 등 다양한 아이템이 필요하다. 이 아이템은 스토리 모드를 특별한 조건을 만족시키면 구할 수 있는데 희귀 아이템의 경우 이 조건이 매우 어려워 초보자는 수집 콘텐츠를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네트워크 모드에서 아이템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온라인에선 온라인 대전 외에도 기간 한정 이벤트가 개최된다. 일정 주기로 열리는 이벤트를 완료하면 다양한 아이템을 받을 수 있는 보수를 지급한다. 이 중에는 희귀 수집 요소에 필요한 '백금류 아이템'도 포함돼 있다. 수집 아이템이 필요 없는 이용자 역시 '미수 완전 포획 계획' 등 원작을 구현한 미션을 통해 독특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온라인에선 원작을 구현한 특별한 이벤트가 개최되기도 한다 = 게임조선 촬영
■ 원작을 초월한 나루토 시리즈의 명작
나루티밋4의 모든 요소가 완벽한 것은 아니다. 스위치 버전은 해상도와 대전 프레임 모두 완벽한 이식률을 보여줬지만, 기기의 한계로 인해 무쌍 미션이나 슈팅 모드에서 수많은 적으로 인해 심한 프레임 드롭이 발생했다. 번역의 경우 한국어로 출시되는 세 번째 나루티밋4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동음이의어를 잘못 사용하는 등 어색한 부분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나루티밋4는 나루토 팬과 게임 팬을 동시에 사로잡은 작품이라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나루토 팬에게는 원작을 초월한 스토리 전개 및 연출이라는 훌륭한 선물을 선사했으며, 게임 팬에게는 간단한 조작과 화려한 기술로 박진감 넘치는 대전 격투의 재미를 안겨줬다.
나루토의 후속작 보루토 스토리가 나루티밋4의 DLC로 편입되면서 시리즈 마지막 작품이 될 가능성이 농후한 나루티밋4. 모든 팬을 만족시키면서 시리즈 대미를 장식하는 게임으로서 손색없는 작품이라 하겠다.
원작을 초월하는 게임 수준 실화? = 게임조선 촬영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