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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리뷰] 이젠 마을을 넘어 섬까지 개조한다! 힐링 게임 귀환 '모여봐요 동물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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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닌텐도의 대표 시뮬레이션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하 모동숲)'이 정식 출시됐다. 2001년 닌텐도64로 처음 출시된 이래 수많은 팬에게 사랑받아 온 시리즈의 최신작인 만큼 신작 공개 전부터 이용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특히 출시 당일에는 모동숲을 사기 위해 많은 이용자가 오프라인 매장에 장사진을 이뤄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동물의 숲' 시리즈는 일부 이용자에게 지루하게 다가올 수 있는 게임이다. 사실 동물의 숲 같은 '샌드박스'류 게임은 게임이 이용자에게 할 일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가 스스로 콘텐츠를 만드는 방식이다 보니 수많은 퀘스트를 접한 이용자는 할 게 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용자가 동물의 숲을 찾는 이유는 바로 특유의 감성 때문일 것이다. 누구 하나 독촉하지 않고, 무엇을 해도 칭찬받을 수 있으며, 작은 행동이 모여 큰 결실을 맺었을 때 성취감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특별한 여운을 남긴다. 전작인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 이래 7년 만의 신작인 모동숲이 뜨거운 성원을 받는 이유는 바로 이런 것 때문일 것이다.

첫 작품으로부터 약 20년, 전작으로부터 7년, 스위치 첫 동물의 숲. 수많은 이용자의 관심을 모은 신작 모동숲. 과연 이번엔 어떤 모습으로 이용자들을 찾아왔을까?


오랜만에 돌아온 힐링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 = 게임조선 촬영

■ 마을에서 떠나 섬으로

가장 큰 변화는 역시 게임의 배경이다. 게임의 주제는 '마을 만들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무인도라는 배경은 이용자들의 도전 욕구와 탐험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초대 동물의 숲이나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의 '남쪽 섬'처럼 섬을 주제로 한 콘텐츠는 있었지만, 모동숲의 무인도는 좀 더 본격적인 것이다.

대표적으로 토지개발을 들 수 있다. 모동숲에서는 집을 짓고, 주민을 모으는 것을 넘어 언덕을 만들거나 폭포를 만드는 등 무인도 그 자체를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마을 만들기를 넘어 섬 개발로 발전한 것이다. 미개척지를 탐험하고, 처음부터 개발하는 형태라 마치 모험을 하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배경이 바뀌었다고 해서 게임의 기본 진행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무인도에서 마을을 발전시키고, 주민을 모아 다른 이용자와 교류를 즐길 수 있다. 너굴에게 무이자 무담보 대출을 받아 자신만의 집을 세우고, 꽃과 무를 재배하며, 곤충 채집과 낚시를 하며 느긋하게 지내는 동물의 숲은 모동숲에서도 여전하다.


이주 패키지를 신청하고 = 게임조선 촬영


새로운 무대로! = 게임조선 촬영

■ 가장 큰 고비는 처음 이틀

이처럼 모동숲은 배경을 섬으로 옮기면서 하면 할수록 즐거움이 늘어나는 샌드박스 게임의 장점을 잘 살렸다. 다만, 처음 동기부여가 어렵다는 단점 역시 그대로 남아있는데, 개인적으론 수집 외에 할 일이 없어 지루하게 흘러가는 처음 이틀이 가장 힘들었다

무인도에 도착한 후 곤충 및 물고기 등 수집물을 모아 너굴에게 가져다주면 연구원인 '부엉'이 섬으로 이사를 오고 본격적으로 박물관을 지을 수 있게 된다. 그런데 박물관은 부엉이 이사 오는 데 하루, 박물관이 건설되는 데 하루가 걸려 게임 시작 후 3일 차에나 볼 수 있다. 모동숲의 시간은 실시간으로 흐르기 때문에 이용자는 실제 시간으로 3일 차 아침에 박물관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 기간에도 곤충과 물고기를 채집하거나 자기 집에 전시할 수 있다. 그러나 부엉이 알려주는 '높이뛰기 장대가 없으면 강을 건널 수 없기 때문에 넓은 섬을 반밖에 돌아다니지 못한다. 또한, 다른 섬의 주민들을 만나고, 이주 계획을 받아야 만들 수 있는 '사다리'가 없으면 언덕을 오르지 못해 다른 무인도에 가도 섬 전체를 탐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결국 아무리 게임을 열심히 해도 이틀 동안은 섬에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 보니 게임에 질리게 됐다. 또한 강 건너, 혹은 언덕 위나 다른 섬에 가지 않는다면 채집물의 차이도 거의 없어 의욕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만들 수 있는 물품도 얼마 없기 때문에 뭘 하든 똑같은 일만 반복하는 형태가 돼버려 지루함을 느꼈다.


부엉이 이주하면 게임이 달라진다 = 게임조선 촬영


그 전까지 채집만이 답 = 게임조선 촬영

이 과정에서 마일리지는 초반 플레이의 지루함을 큰 도움이 됐다. 물론 초반에 할 수 있는 마일리지 또한 일정 횟수만큼 곤충과 물고기를 수집하는 반복 행동이 대부분 이만, 이용자에게 플레이 방향성과 목적의식을 심어주는 가이드라인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얻은 마일리지로 구입할 수 있는 아이템 역시 도전 욕구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마일리지 상품에는 각종 DIY 레시피와 헤어스타일, 옷, 도구뿐만 아니라 다른 섬으로 갈 수 있는 '마일 여행권'까지 다양한 상품이 준비돼 채집을 한층 더 즐겁게 할 수 있었다.


업적이다 업적! = 게임조선 촬영

■ 아쉬움을 남기는 불편한 조작

처음 이틀의 문제는 마일리지나 콘텐츠 해금으로 해소되지만, 건물 진입이나 채취 시 조작, 아이템 나누기 등은 모동숲을 즐기는 동안 불편함을 느끼게 만드는 요소였다.

섬에 이주한 후 DIY를 배우고, 도구를 만들면 본격적으로 주변 나무와 돌, 강에서 여러 재료와 채집물을 얻을 수 있는데, 도구를 사용하는 버튼은 A, 채집물을 줍는 버튼은 Y로 이원화됐다. 채집물을 주울 때 도구 사용을 방지하기 위해서 나눴겠지만, 정작 건물에 들어갈 땐 도구 사용 버튼인 A를 눌러야 한다. 문 앞에 정확히 서지 않으면 허공에 도구를 휘두르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빠른 행동이 요구되는 채집을 하나의 버튼으로 처리하고, 문 열기 같은 버튼은 분리하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아이템 정리도 걸리는 부분이었다. 아이템은 길게 눌러 옮길 수 있지만, 동물의 숲을 처음하는 이용자는 조작법을 몰라 가방을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재료 아이템처럼 많은 아이템을 사고 팔 때, 혹은 떡밥처럼 소모성 아이템을 만들 땐 이용자가 원하는 만큼 고를 수 없는 불편함이 있다. 만약 배를 10개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너굴 마일리지+' 요구 사항으로 배 5개 팔기가 등장한 경우 배 10개를 전부 팔아야 한다. 이는 수납 역시 마찬가지다.


차라리 박물관 처럼 이동만으로 들어갔다면 더 편했을 듯 = 게임조선 촬영


하나씩 나누거나, 전부 집어넣거나 둘 중 하나다 = 게임조선 촬영


구매는 그나마 묶음 상품이 있어서 편했다 = 게임조선 촬영

■ 넘치는 콘텐츠

과연 모동숲은 지루한 도입부와 불편한 조작을 감내하고 즐길 수 있는 작품인가? 답은 '그렇다'다.

DIY로 대표되는 제작 요소는 한층 더 강화됐다. 섬에 처음 도착해서 하는 일이 바로 재료 모으기와 도구를 만드는 것이며, 상술한 대로 게임을 어느 정도 진행한 후에는 마을과 섬까지 이용자가 직접 꾸밀 수 있다. 즉, 전작처럼 자신이 원하는 지형을 위해 게임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불편함이 사라졌으며, 쓰고 싶은 도구, 살고 싶은 마을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0에서 시작하는 개척 생활인 만큼 박물관이나 가게, 주민 센터 등 주요 시설이 처음 세워졌을 때 감동도 배가 됐다. 특히 박물관은 별개의 게임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크게 곤충관과 물고기관, 공룡관으로 나눠진 전시관을 다시 테마별로 꾸며 이용자들에게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했을 뿐만 아니라 이용자들에게 수집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을 해냈다.

마일리지 티켓으로 갈 수 있는 섬들은 이용자들의 모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했다. 섬에 따라 특별한 꽃이 피거나 대형 물고기만 나오는 방식으로 특산물이 정해져 있어 매번 새로운 여행을 떠나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물론 이런 섬들 역시 이용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지물을 밀어버리고 타란튤라 채집 장소로 만들거나 일본연어 양식장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테마별로 예쁘게 꾸며진 전시관을 보면 감탄사가 터져나온다 = 게임조선 촬영


수집한 물고기는 나를 미소짓게 하는군 = 게임조선 촬영


공룡 화석 역시 높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 게임조선 촬영


이틀 차까진 심심하셨죠? = 게임조선 촬영


그럼 이제 일하셔야죠 이장님 = 게임조선 촬영


매번 새로운 모험이 준비된 마일리지 섬 = 게임조선 촬영


새로운 채집물부터 주민까지 모든 것이 해결된다 = 게임조선 촬영

■ 기다림에 충분히 보답한 수작

모동숲은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 이래  7년 만에 출시되는 신작인 만큼 한층 발전된 그래픽과 새로운 기능을 예고했다. 실제로 게임이 출시되자 도구나 가구 같은 아이템부터 벽지나 옷의 패턴까지 직접 만들 수 있는 DIY나 이용자가 섬을 직접 개조할 수 있는 기능들이 많은 이용자를 매료시켰다.

게임의 배경은 마을에서 섬으로 바뀌었지만, 특유의 감성은 여전히 살아있다. 이용자들은 유유자적 섬을 누비며 곤충을 잡거나 물고기를 낚고, 무를 재배하며, 이웃과 교류하는 전원의 삶을 체험할 수 있다. 또한 '너굴'이나 '여울', 'K.K.' 같은 인기 캐릭터 역시 그대로 등장한다.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오랜만에 돌아온 동물의 숲은 여전히 '힐링 게임' 그 자체였다.

한편, 모동숲은 스위치로 출시되는 시리즈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향후 시리즈의 기반이 될 작품인 만큼 이용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고, 고유의 게임성과 한층 진보된 콘텐츠로 보답했다.

더욱더 놀라운 점은 이 게임이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출시 전부터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콘텐츠 추가를 약속했고, 출시 당일에는 이벤트 추가 및 온라인 기능, 너굴 포털 서비스 연동 등의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다음엔 또 어떤 콘텐츠로 즐거움을 선보일지 벌써 기대가 된다.


우선 저는 대출부터 갚겠습니다 = 게임조선 촬영


모여봐요 동물의 숲 플레이 영상 = 게임조선 촬영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성수안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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