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는 주연과 조연, 다양한 등장인물이 있듯이 게임에서도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해 게이머의 몰입감을 높여줍니다. 특히, 대작이라 평가받는 게임은 영화 이상의 스토리와 캐릭터성으로 많은 게이머들에게 여전히 회자되는 대상이기도 합니다.작품 밖에는 기획자, 프로그래머, 일러스트레이터 등 게임이라는 세상을 탄생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개발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피땀 흘려 만든 게임은 게이머에게 때론 웃음을, 때론 눈물을 선사하며 일상의 피로를 잠시 잊게 만들어 줍니다.때론 주인공, 때론 친구, 때론 적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부터 게임이라는 세상을 탄생시킨 개발자들까지 게임에 관련된 인물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했습니다.[편집자 주]
원래 인생이란 건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법이고 그렇기에 재미있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카운터사이드'에 등장하는 캐릭터 '김철수'는 인게임 텍스트플레이어에 나오는 이렇듯 카운터라는 능력자의 고달픔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인물이다.
김철수는 침식재난 당시 자연발생한 카운터로서 유명세를 탔지만, 실은 침식재난의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나이를 먹고 기량은 떨어진데다가 가족의 신변보호를 위해 최대한 사무직에서 일하고 싶어하지만 이전의 공적 때문에 원치 않게 현장직으로 발령받는 처지에 있다.
내가.. 내가 또 현장직이라니! 이건 말도 안된다고 어헣헣
물론, 카운터로서 묘사되는 그의 능력은 C급으로 일반인보다는 강해도 엄청나게 강력한 카운터라고 할 만한 수준은 아니며 실제 게임 내의 성능도 R등급으로 분류되어 있어 스킬셋을 떼어놓고 생각한다면 엄청나게 특출나지는 않은 편은 아니다.
카운터사이드의 세계관은 침식체들의 위협을 막아내기 위해 카운터라는 귀중한 인적 자원을 있는 대로 끌어다 써야 하는 상황인데다가, 평범한 회사원이 어렸을때 본 대전격투게임의 기술을 흉내내어 침식체를 때려잡고 시민의 안전을 구했으니 평범한 사람을 영웅으로 만들어 이슈 몰이를 하려는 언론에게는 처음부터 좋은 먹잇감일 수 밖에 없었던 셈이다.
솔직히 중년 회사원이 약손 짤짤 파X권, X노사이드 커터, 붕X 쓰는데 당연히 이슈가 될 수 밖에
그에 따라 본편에서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인 끝에 정체를 숨기고 사무직으로 들어가면 핍박과 무시가 일상이고, 정체가 드러나면 현장직으로 발령받아 위험천만한 임무에 투입되고 있어 이 회사 저 회사를 전전하며 가족이 언론에 노출되어 공격받기를 원하지 않아 거리를 둬야 한다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카운터 김철수는 분명한 히어로다. 인게임 대사 스크립트에서 허리 아프고 무릎 관절이 삐걱이며 나잇살이 출렁거리는 것을 호소하지만, 재해 현장 출동을 결코 마다하지 않고 악당에게 지면 분함을 드러내며 현장일이 힘든 만큼 보람차다고 말하는 그를 히어로가 부르지 않으면 과연 누구를 히어로라 부를 수 있겠는가
그래서 역삼동 주민회의 다른 히어로 멤버는 대체 언제쯤...
이렇듯 큰 힘...까지는 아니지만 가진 힘에 대해 책임을 가지고 오늘도 역삼동 일대를 지키는 동네 히어로 '김철수'의 행보는 당연히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불을 당기기에 충분했고 카운터사이드라는 작품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진 '팬아트 1호'의 주인공이 되어 화제몰이를 하기도 했는데 개발사에서도 일종의 개조 강화 시스팀인 '재무장'을 통해 정통파 히어로 스타일의 모습인 '히든 챌린저 김철수를 제공하여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한편 재무장 관련 스토리인 김철수의 카운터즈 사가에서는 그가 소싯적 한 외모하는 선이 가는곱상한 미소년임이 드러나기도 했는데 무슨 일이 있었기에 지금의 배나오고 벗겨진 아저씨가 된 것일까? 철수햄은 역변을 막기 위해 자기관리가 정말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을 몸소 가르쳐주고 있으니 뼈와 살에 깊게 새겨두도록 하자.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