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월즈)의 선발전 승률 100%를 자랑하는 디플러스 기아(이하 DK)가 정규 시즌 3위의 선발전 잔혹사 징크스와 대 티원전 15연패를 부수고 LCK의 3시드로 월즈 진출에 성공했다.
3:2라는 치열한 혈전 이면에는 '쌍포 메타' 부적응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기 위한 양팀의 노력이 있었는데, 디플러스 기아의 주장이자 팀의 핵심 전력인 쇼메이커는 마지막 경기에서는 잘 깎아온 쌍포 대신 르블랑을 기용하여 훌륭한 경기력으로 관중들을 사로잡았다.
과연 DK의 16차 북벌 성공 뒷면에는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게임조선에서는 미디어 인터뷰를 통해 디플러스 기아 이재민 감독과 허수 선수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월즈 진출을 축하한다. 오늘 선발전 1라운드 소감을 들어보고 싶다.
제파(이재만 감독) : 오늘 패배해서 4시드 결정전으로 내려갔다면 뒤가 없는 상황이 되다 보니, 오늘 승리를 확정 짓고 싶었는데 기분 좋게 이겨서 다행이다. 특히 늘 고전하던 티원 상대로 이긴게 의미가 크다.
쇼메이커(허수 선수) : 오늘 너무 이기고 싶었는데 다행이다 싶은 생각이 먼저 들었고 월즈에 가는 만큼 잘해보고 싶다.
Q. 디플러스 기아의 대 티원전 전적이 지금까지 매우 좋지 않은 편이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쇼메이커 : 실제로 3년 가까이 못이겼던게 맞다. 그래서 최대한 의식 안하려고 노력은 했지만 사람이다 보니 의식하고 위축되고 있었기에 언제가 꼭 끊어내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다.
그래도 중요한 선발전 무대에서 이 고리를 끊어내서 후련하다. 앞으로는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더 잘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Q. 이번 경기에서 5세트 밴픽이 굉장히 좋았던 것 같다. 어떻게 준비헀는지 궁금하다.
제파 : 이번 시리즈에서 레드 진영의 밴픽을 준비하는 게 굉장히 어렵게 느껴졌다. 그래서 럼블을 풀어주고 나눠먹기를 했지만 결과적으로 5세트를 제외하면 레드 진영에서 전부 패배했기에 최대한 아지르를 포함하여 상대방이 잘 할 수 있는 픽들을 묶어놓는데 집중했다.
그러다 보니 상대도 좋은 픽을 가져가는 것보다는 우리쪽의 주력픽을 봉쇄하는 방향으로 나타나서 전반적으로 밴픽전략이 잘 풀린 것 같다.
Q. 쇼메이커는 쌍포 메타에 맞춰 AD 미드 원딜을 열심히 깎아왔는데 5세트에서 르블랑을 뽑았다. 이유가 무엇인가?
쇼메이커 : 르블랑을 고르고나서 상대방이 마법 저항력 아이템을 두르기 시작하면 르블랑 입장에서는 할 게 없어지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하람이(에이밍)가 나 믿고 상대가 마법 저항력 아이템만 두르게 초반 영향력을 행사해주면 나중에 반드시 캐리하겠다고 하여 마음 편하게 했던 것 같다.
Q. 모함 기용에 대한 평가를 스스로 내린다면?
제파 : 정규 시즌 후반 당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내렸지만 좋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실제로 정규시즌 후반은 괜찮게 보냈지만 결국 플레이오프를 중도 탈락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제 선발전을 통과했으니 어느 정도는 맞는 선택이었다고 스스로에게 평가를 내리고 싶다.
Q. 오랜만에 가는 월즈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고 싶다.
쇼메이커 : 지난 대회에서는 스위스 스테이지 1라운드에서 떨어졌다 보니 이번에는 더 높이 올라가고 싶다. 스위스 스테이지를 경험해보니 여러모로 수준에 맞는 여러팀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이전까지 조별 리그는 약팀들이 섞이면 긴장감이 떨어지는 편이었는데, 비슷한 실력의 팀들과 치열한 경기를 펼쳐 더 많은 재미를 느낄 수 있으니 아마 팬분들 입장에서도 재미있는 경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Q. 정규시즌 3위는 선발전을 넘기지 못한다는 징크스를 부쉈다. 어떤 기분인가?
쇼메이커 : 그런 저주가 있는지도 몰랐다, 우리가 그 기록을 깬 첫 사례라서 기분이 좋은 것 같다.
Q. 밴픽 단계에서 아크샨을 띄워놓고 웃었는데 진지하게 준비한 픽이었는지 궁금하다
쇼메이커 : 나는 아크샨을 잘 할 줄 모른다(웃음). AD 카드로 심리전을 걸기 위함이었다.
Q. 디플러스 기아가 선발전 승률 100%로 선발전에서 유독 강한 면모가 있다. 노하우가 궁금하다.
쇼메이커 : 별다른 노하우는 없다. 평소 루틴대로 임했지만 아마 무의식적으로 지난 선발전들의 좋은 기억들이 쌓여 있다 보니 자신감 있고 과감한 플레이가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Q. 이번 월즈에서는 어디까지 올라가고 싶은지 각오나 목표를 들려달라.
쇼메이커 : 일단 높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표면적인 목표고, 나만 잘한다면 그 어떤 팀을 상대하더라도 승산이 있다고 보는 입장이라 스스로의 한계를 넘고 싶다.
제파 : 뻔하게 말하면 우승이지만, 월즈 진출팀이 모두 강하다 보니 새로운 버전에 맞춰 좋은 전략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
Q.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쇼메이커 : 서머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것에 아쉬움을 느끼는 분들이 많았을텐데 선발전 승리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월즈는 최대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
제파 : 언제나 응원해주는 팬분들에게 감사하다. 강적 티원을 이기고 3시드 진출한 만큼 좋은 분석과 연습 방향 설정으로 선수들을 도울수 있도록 하겠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