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현대인에게 한 번에 2가지 이상의 일을 동시에 하는 멀티태스킹은 기본이다. 직장이든 집이던 모니터 한 대로는 만족할 만한 퍼포먼스를 낼 수 없다. 보통 4:3 비율 모니터 두 대를 붙여서 듀얼 모니터로 사용하거나 16:9 비율 모니터 한 대를 사용한다.
하지만 두 경우 모두 약점이 있다. 디자이너가 아닌데도 직업상 사진 작업이 많다. 듀얼 모니터를 썼을 때는 두 모니터의 색 차이로 애를 먹은 적이 있다. 16:9 와이드 비율의 모니터로 바꾼 후에는 나아졌지만, 디자이너라면 무척 곤란한 일이다. 현재 사용 중인 24인치 와이드 모니터는 한쪽에 인터넷 브라우저를 띄워두고 한쪽에는 문서창을 띄워두고 사용하는데 넓이가 충분하지 않아서 창을 조금씩 움직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LG전자 파노라마 모니터(모델명: 29EA93)은 이러한 번거로움을 한 번에 해결한 제품이다. 세계 최초의 21:9 비율 29인치 모니터로 기존 모니터와 비교하면 가로가 무척 길다. 인터넷 브라우저 두 개를 띄워 두고 작업하면 완벽히 창 전체가 보인다. 필요하다면 화면을 세 개, 최대 네 개까지 나눠서 사용할 수 있는 '스플릿 스크린(Split Screen)'이라는 화면분할 기능을 지원한다. 주식 차트 비교를 위해 모니터를 여러 개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솔깃한 기능이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두 대의 PC를 연결해 사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메인 PC와 연결해 사용하다가 필요할 때 노트북을 연결해서 한쪽은 PC화면을 다른 쪽은 노트북 화면을 출력하는 것이다. 단, 두 대중 한대는 반드시 예로 연결해야 해서 약간의 제약이 있다.
또 스마트폰 화면을 출력하는 MHL 기능도 지원하는데 이때는 HDMI 2 단자에 연결해야 한다. 스마트폰을 케이블에 연결만 하면 자동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사용은 무척 쉽다. 하지만 이 기능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의 종류가 제한적이라 사용 전 확인이 필요하다.
이 모니터가 가장 반가울 사람 중 하나는 그래픽작업이 많은 전문가일 것이다. 색감을 맞추기 위해 고생할 필요가 없이 한 화면으로 사진이나 웹사이트 작업 시 편집하기 전화 편집 후의 화면을 동시에 볼 수 있다. IPS 패널이라 시야각도 넓다. 포토샵과 드림위버, 어도비 프리미어 사용자라면 특히 마음에 들 것이다.
단순히 넓어서 좋은 건 아니다. 21:9 비율(2560x1080해상도)의 화면은 극장 화면 비율(정확히는 2.35:1)과 거의 같다. 기존 모니터는 16:9 와이드 비율인데 이는 TV용 디지털 방송 비율이다. 비율이 맞지 않다 보니 PC 모니터로 영화를 보면 화면 위, 아래에 검은색 공백이 생긴다. LG 파노라마 모니터는 꽉찬 화면으로 영화를 볼 수 있다. 내장된 7와트급 스피커 두 개는 의외로 쓸만한 소리를 들려준다. PC로 영화나 미드를 많이 보는 기자로서는 이 대목에서 무척 탐이 났다.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리그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나 엄청난 그래픽으로 유명한 배틀필드3(Battle Field3)같은 최신 게임들 역시 21:9 화면을 지원한다. 실제 게임을 플레이 해 보면 영화 같은 스케일의 전장을 느낄 수 있어 더 박진감 넘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재미를 떠나서 단 한 번의 클릭, 한 번의 움직임으로 승패가 갈리는 온라인 게임에서 적보다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유리해 질 수 있다.
LG전자 모니터답게 두께는 17.6mm에 불과하다. DVI 단자, HDMI 단자 2개, USB3.0 단자가 세 개에 음성입력 및 출력, DP 단자까지 다양한 입력단자를 지원하면서 어떻게 이렇게 얇게 만드는지 신기하다. 베젤은 더하다. 10.4mm에 불과해 앞에서 보면 스마트폰처럼 모니터에 화면만 있는 것 같다. 베젤에는 헤어라인 처리를 해서 고급스러워 보인다. 스탠드는 크롬재질에 은빛 고리모양으로 깔끔하고 세련됐다.
LG 파노라마 모니터는 인터넷에서 60만원 초반에 판매되고 있다. 워낙 저가 제품이 많이 출시되어 가격적인 매리트는 없지만, 가격을 극복하고 남을 만큼 충분한 매력이 가득하다. [조선일보 앱 바로가기] [조선일보 구독] [인포그래픽스 바로가기]
리뷰조선안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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