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본 애니메이션 좀 본다는 사람들에게 가장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작품으론 단연 '이니셜 D'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평범한 고교생 타쿠미가 후륜구동식 구식 차종인 도요타 AE86으로 굴곡이 심한 아키나 언덕(우리나라로 치면 북악 스카이웨이나 남산 순환도로쯤?)에서 쟁쟁한 최신 스포츠카를 모는 유명 레이서들을 물리친다는 내용의 이 애니메이션은 원작 만화와 함께 일본에서는 신세기 에반겔리온을 능가하는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국내에서도 많은 젊은 운전자들에게 큰 반향을 모으고 있어서 자동차 관련 게시판에 가면 만화에 등장하는 배틀(도로에서의 1:1 경주를 지칭하는 말로 안전운행과는 거리가 좀 있다)이란 단어가 심심찮게 눈에 띌 정도다('총알택시와의 배틀' 뭐 이런 식이다).
국내에서도 스포츠 드라이빙에 대한 욕구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을 반영했는지 이니셜 D를 연상시키는 레이싱 게임이 제작되고 있다. 현대디지털엔터테인먼트(구 현대세가)에서 개발중인 온라인 게임 'CT 레이서'는 실제 서울을 배경으로 자유로운 드라이빙과 다양한 모드의 배틀 이벤트를 제공해 현실에선 충족할 수 없었던 스피드에 대한 욕구를 해소시켜 줄 전망이다.
▶레이싱과 육성, RPG의 퓨전
지금까지 많은 레이싱 게임이 나왔지만 그 무대가 서울이란 사실 하나만으로도 CT 레이서에 대한 기대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LA나 파리 근교의 길이 경치가 좋아도 게임에서 주행을 해본다면 낯익은 서울의 도로가 더 몰입감을 높이기에 제격이 아닐까? 아직 개발이 진행중이라 상세한 면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서울 지도를 사실적으로 모델링한다면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게임이 될 것이다.
CT 레이서는 단순히 순위를 경쟁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차를 성장시킨다는 육성의 개념을 도입한다. 즉 여타의 롤플레잉(RPG)에서 캐릭터의 경험치와 레벨이 올라가듯 배틀을 겪을수록 자동차의 성능과 기능이 좋아진다는 얘기다. 언뜻 생각해보면 비현실적인 얘기지만 그만큼 차주(게이머)가 정성을 들여 정비하게 된다고 생각하자. 또 커뮤니티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차량의 구입과 부품 튜닝, 매매, 교환이라는 개념을 추가하여 RPG 성향의 재미도 느낄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이렇게 레이싱과 육성 시뮬레이션, RPG의 개념이 한 데 어우러진 온라인 게임이란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독특한 시도이긴 하지만 자칫하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산만한 게임으로 그칠 우려도 함께 갖고 있다.
▶메인은 실감나는 레이싱?
CT 레이서의 그래픽 작업물을 보면 티뷰론 터뷸런스나 마티즈, 옵티마 등 실존하는 국산 차량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어 사실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또한 게임의 그래픽은 풀 3D로 처리될 예정으로 CT 레이서의 본질은 역시 실감나는 레이싱의 재현이 되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여타의 온라인 게임들이 더 많은 중독성과 더 많은 사용자의 확보를 위해 간단하게 처리된 그래픽과 아기자기한 게임요소 확충에만 몰두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풀 3D의 그래픽에 현실을 배경으로 한 레이싱 게임을 만들고자 하고, 그 대상층 또한 10대 후반에서 30대까지의 남성 게이머로 잡았다면 그에 걸맞는 기술력으로 자동차에 익숙한 사용자들의 입맛을 만족시켜야 할 것이다.
CT 레이서의 실제 윤곽은 2002년 초에야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 게임이 과연 성인 남성을 위한 새로운 온라인 게임의 모델을 만들어갈지, 아니면 초중생 취향의 장난감 자동차 경주 게임이 되어버릴 지는 현대디지털엔터테인먼트가 계속 시장조사를 하면서 튜닝해 나가야 할 숙제다. 하나가 성공하면 따라가기식이 만연한 업계 풍토에서 부디 성인 게이머를 위한 독창적인 작품 하나가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아마도 CT 레이서의 최고 인기 아이디는 '타쿠미', 'AE86', '후지와라두부' 이런게 되지 않을까? 이니셜 D를 아는 게이머라면 CT 레이서가 기다려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장르 | 온라인 레이싱 |
기대요소 | 서울 시내에서 벌이는 배틀, 또 배틀 |
서비스일 | 미정 |
권장사양 | 미정 |
제작/서비스 | 현대디지털엔터테인먼트 |
홈페이지 | www.hyd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