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나카르타는 가상의 제국 이페리아에서 일어나는 치열한 권력다툼에 관한 이야기를 3D RPG로 만든 게임으로, 동서양의 문화가 혼재하는 퓨전 판타지 세계관을 채택했다. 소프트맥스 자체 개발의 아수라 엔진, 화려한 캐릭터 일러스트와 초호화판 패키지 등 여러모로 국내 게임업계로서는 섣불리 시도하기 어려운 특징을 가져 초미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던 것.
하지만 이 게임은 몇번 발매 연기를 거듭한 데다 속출하는 버그, 매뉴얼과 상이한 게임 내용, 패치의 문제점, 완성도의 부족 등 많은 부분이 끊임없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마그나카르타 사태`라고 표현해도 좋을 이런 반응에 게이머들은 제목을 `만들다마릇다`로 바꿔야 한다는 냉소를 보내고 있으며 현재 제작사 소프트맥스는 리콜조치 등에 따른 주가 하락 등 여러모로 곤욕을 겪고 있는 상태다.
<편집자주> 하단부 게임조선 평가점수는 각자의 취향에 따라 평가한 개인적인 점수입니다.
◆ 정구정 기자= 마그나카르타. 그 얼마나 많은 게이머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이름인가. 하지만 기자는 마그나카르타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허탈한 심정을 감출 수 없었다. 패키지와 비주얼 레퍼런스 책자는 더할 나위 없이 화려하고 고급스러웠으나 정작 게임 자체는 도무지 납득하지 못할 요소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버그 얘기는 차치하더라도 일단 이 게임은 개성과 특색을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시대에 역행하는 모양새로 만들어져 있어 게임으로서의 가치 자체가 심각하게 의심된다. 꽤 오랜 시간 플레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도통 몰입할 수 없게 만드는 인터페이스가 그렇고, 생동감이라곤 도무지 느껴지지 않는 캐릭터들의 뻣뻣한 동작들이 그러하다. 성우들의 목소리 역시 게임과 동떨어져서 들리는 등 전반적으로 만들다 만 게임이란 느낌만 전해줄 뿐이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연출력에 있다고 본다. 시도때도 없이 패닝하는 카메라웍은 피로하기만 하며 시각적인 구도 역시 게임의 내용과 아무런 연계성이 없어 보인다. 3D 그래픽의 장점을 살려야 할 마법 효과는 오히려 조잡하다는 느낌만 줄뿐이며, 스토리의 전달 역시 지루하고 리듬감이 없는 대사처리와 너무나 잦은 로딩 때문에 전혀 감정에 와 닿질 않는다. 그나마 괜찮다고 생각한 것은 오케스트라 풍의 배경음악이지만 이 역시 무성의한 음향효과 때문에 사운드 전체로서는 불만족스런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이 게임은 소프트맥스의 게임을 오랫동안 해왔고 턴방식의 전투에 익숙하며 의도적으로 줄거리를 음미하고자 노력하는 게이머들에게만 적합한 게임이 아닐까 싶다. 시나리오는 나름대로 잘 짜여져 있지만 그것을 한 편의 게임으로 완성시키는 데 소요된 시간이 너무 적은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좋은 게임이 될 수도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마그나카르타에 대한 최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아닐까 한다.
◆ 정의식= 잇따른 출시 연기와 버그, 리콜로 연말연시를 시끄럽게 했던 게임 `마그나카르타`. 패치를 설치했기 때문인지 게임을 하면서 심각한 상황을 만나지는 않았지만, 지나치게 잦은 `로딩`은 정말이지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 했다. 이렇게 로딩이 잦고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면 무엇때문에 4장에 달하는 CD의 파일들을 하드디스크에 복사한 것인지......
3D 그래픽을 채용해 전작과의 차별성을 확보하는데는 성공했지만, 정작 3D의 장점인 자유로운 시점 전환이나 줌인/줌아웃 등은 전혀 지원되지 않은채 강제적인 시점 이동만이 지원되어 게임의 재미를 깍아먹은 것은 물론 게임 플레이 자체를 어렵게 만든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중요성이 떨어지는 캐릭터의 경우 일러스트가 다른 사람에 의해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데, 최소한 한 게임내에서는 일러스트의 분위기가 통일됐어야 할 것 같다.
민족간의 차별과 이로인한 분쟁을 다룬 스토리는 우리 민족의 과거사를 연상케했고, 선악대결 위주의 기존 판타지와는 다른 면모를 보인 것은 칭찬해줄만했지만, 캐릭터들의 표정없는 연기와 대사에 감정 이입이 쉽지 않았고 실제 스토리 진행도 파악이 쉽지 않았다.
지나치게 잦은 로딩과 반복되는 턴 방식 전투, 표정없는 캐릭터, 시점 전환 불가능 등 아쉬운 요소가 많아, 창세기전 시리즈의 매니아가 아닌 게이머를 설득하기는 쉽지 않을 듯 싶다.
◆ 김희정= 마그나카르타는 2001년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였다. 개발중인 마그나카르타의 모습이 처음으로 공개된 이후 많은 게이머들은 소프트맥스의 저력을 기대하며 마그나카르타의 발매만을 기다려왔었다.
아마 마그나카르타를 구입한 게이머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처음 패키지를 받아봤을 때의 만족감은 실로 대단했다.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해 보이는 패키지, 그 안에 담겨 있는 정성스런 설정 자료집, 거기에 카드에디션 등 패키지 구성은 여느 게임들과는 달리 풍성 그 자체였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정작 인스톨 후 실행해 본 마그나카르타는 적잖은 실망을 안겨줬다. 거칠고 각진 외모, 대화 중에도 입 한번 벙긋하지 않는 캐릭터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게임 초반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천편일률적인 전투들, 나침반 기능이 있긴 하지만 커다란 도움이 안 돼 기억력에 의지해 길을 찾아다녀야 하는 어려움, RPG의 필수라고도 할 수 있는 상점의 부재, 캐릭터의 섬세한 컨트롤이 어렵고 고정된 시점으로 인해 플레이가 답답하다는 점 등 많은 아쉬운 점들이 발견됐다.
물론 그렇다고 마그나카르타를 실패작이라고 보고 싶진 않다. 플레이를 해본 게이머라면 공감하겠지만 스토리나 사운드(효과음이 아닌)는 상당한 수준을 보여준다. 아쉬움이 더욱 큰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분명 저력이 있음에도 소프트맥스는 연내에 발매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쫓겨 게임을 내놓았다. 발매를 늦추더라도 처음 기획한대로 게임의 완성도를 더욱 높여 발매했다면 지금처럼 게이머들의 원성을 사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런 국내 게임시장의 현실이 너무나도 아쉬울 따름이다.
게임조선팀 평가점수 | ||||||
ㄴ | 스토리 | 그래픽 | 사운드 | 몰입성 | 독창성 | 종합점수 |
정의식 기자 | 7 | 6 | 5 | 5 | 6 | 27 |
정구정 기자 | 8 | 4 | 2 | 0 | 5 | 19 |
김희정 기자 | 8 | 6 | 8 | 5 | 7 | 34 |
장르 | 3D 롤플레잉 |
기대요소 | 화려한 3D 그래픽, 카르타 시스템 |
제작/유통 | 소프트맥스/디지털에이지 |
권장사양 | P3-700, 128MB, 3D,HDD 3.G |
발매일 | 2001년 12월 28일 |
홈페이지 | http://www.magnacart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