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의 게이머들은 모노폴리(Monopoly)는 몰라도 꽤 오래 전에 인기를 끌었던 말판 게임인 부루마불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파랗게 빛나는 지구를 대리석 구슬로 표현한 블루 마블(Blue Marble)을 일본식으로 읽으면 부루마불이 되는데, 이 이름이 그대로 사용된 것은 1980년대 초에 이 게임을 수입해서 판매한 수입상이 일본 제품을 번역하다가 빚어낸 촌극이라 생각된다.
아무튼 부루마불의 모체가 되는 모노폴리는 미국에 대공황이 한창 진행되고 있던 1930년대 중반에 탄생했다. 공황이 있기 전 가장 번영했던 도시 중 하나인 뉴저지의 애틀랜타를 배경으로 해서 제작된 이 말판 게임의 궁극적인 목표는 다양한 경제 활동을 통해 가장 많은 부를 축적하는 것이다. 말판에는 주사위 2개, 32개의 말, 12개의 호텔 등 다양한 구성물이 준비되며 게임을 시작하면 각자 돈을 천5백달러씩 소유한 후 각 말판 위치에 해당하는 건물 등의 소유권 카드를 구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처럼 모노폴리가 너무도 유명해지다 보니 PC 게임 업체들도 눈독을 들이게 되어 하스브로가 말판 게임의 판권을 사들였다. 그런데 인포그램이 뒤이어 이 판권을 넘겨받게 되고 딥 레드라는 제작사가 단순한 말판 게임을 보다 복잡하고 사실적인 3D 경영 시뮬레이션으로 발전시키게 되었다.
▶여전히 목표는 억만장자
게임의 형태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해도 목표나 진행 방식에는 과거 모노폴리와 유사한 점이 많다. 당신은 수 십년 동안 열심히 노력해서 모노폴리 시(Monopoly City) 내에서 다양한 사업을 펼치며 성장해야 한다. 여기에는 단순히 건물을 세 놓는 것말고도 공익 사업이나 철도 등을 통한 이익 창출이 포함되어 있으며 게이머는 돈을 많이 버는 것과 동시에 한 지역을 완전히 자신의 독점적인 구역으로 만들어야 한다. 물론 모노폴리의 매력이었던 행운이나 불행한 사건을 가져오는 "찬스(Chance) 카드"는 여전히 존재한다.
지을 수 있는 건물의 종류는 많다. 무도장, 당구장, 골동품 상점 등이 준비되어 있는데 게이머는 어떤 시설과 건물을 지을까도 고민해야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런 건물들의 위치, 즉 목이다. 흔히들 위치를 잘 잡아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가게를 보고 "이 가게는 목이 참 좋다"고 말을 하곤 하는데 경영과 관련된 게임인 만큼 이와 같이 적절한 장소에 적절한 역할을 하는 건물을 지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만일 지은 건물로부터 많은 수입을 거둘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공개 경매를 통해 팔아버릴 수도 있다.
신경 써야 할 또 하나의 요소는 바로 모노폴리 시내에 거주하는 시민들이다. 이들은 어린이, 10대, 성인, 노인 그리고 관광객으로 분류되며 여론 조사를 통해 각각의 연령층이 어떤 상품이나 건물을 원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게 되면 어떤 사업을 통해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게 된다.
▶배우기 쉽고 조작도 어렵지 않다
대부분의 전략/경영 게임이 그렇듯이 모노폴리 타이쿤 역시 게임의 진행 방식을 설명하기 위해 초보자 교실(Tutorial)을 가지고 있다. 사실 전략 게임에서는 다양한 세부 조작이 요구되는 만큼 게임의 인터페이스가 불편할 경우 금방 거부감을 느끼게 되는데 모노폴리 타이쿤의 유저 인터페이스는 직관적으로 제작되어 있어 조금만 신경을 쓰면 쉽게 익힐 수 있다. 특히 바로 축소시킬 수 있는 정보 패널(panel)들은 다른 몇몇 게임에서와 달리 화면을 어지럽히지 않고 요긴한 정보를 제공한 후 바로 접을 수 있어 편리하다. 또 아주 간단하게 표현된 아이콘을 통해 당장 필요한 표나 통계를 볼 수 있어 단시간 내에 상황을 판단할 수 있게 해 준다.
이런 3D 건설/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빠져서는 안될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자신이 지은 건물이나 도시 등을 제대로 관찰할 수 있게 해 주는 조망 기능이다. 물론 모노폴리 타이쿤에도 이 기능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건물이나 도로, 그리고 그 주위를 이동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차량, 건물의 종류와 소유주 등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지역은 곧 수입이 짭짤한 상권을 의미하며 성공을 위해서는 반드시 이런 지점들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편리한 유저 인터페이스 외에도 개발사인 딥 레드는 오리지널 모노폴리에 친숙한 이들을 위해 말판 게임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거리의 이름(보드워크, 파크 팰리스 등)을 그대로 유지시켰고 각각의 플레이어를 상징하는 골무, 마차 등의 표시도 포함시켰다. 또 검은색의 고급 실크 모자와 흰색 콧수염을 멋들어지게 기른 할아버지의 모습을 한 모노폴리 타이쿤이 초보자 교실을 진행하는 동안 당신의 길잡이가 되어준다.
▶그래픽도 일품
최근 발매되는 게임들의 추세와 마찬가지로 모노폴리 타이쿤 역시 멋진 3차원 그래픽을 자랑한다. 특히 동그란 아이콘, 간편한 메뉴와 어우러진 3D 도시는 그리 사실적이지는 않지만 상당히 깔끔한 느낌을 주며 실생활에서와 마찬가지로 모노폴리 타이쿤에서도 낮과 밤이 바뀐다.
특히 밤이 되면 멋진 광원 효과를 통해 도시의 야경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물론 화면의 확대와 축소도 가능해서 다양한 건물들을 한눈에 바라보다가 특정 지역을 크게 키워서 자세히 관찰하는 일도 가능하다. 이는 그 지점의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그 근처에 있는 길로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지 확인하려 할 때 유용하다.
게임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배경 음악(BGM)인데 이 게임의 BGM은 금관 및 목관 악기로 연주된 경쾌한 재즈 풍의 곡들을 다수 포함하고 있어 1900년대 초 미국의 분위기를 마음껏 느낄 수가 있다. 비록 복잡하고 정교한 경제학 모델이나 극도로 사실적인 그래픽을 갖추고 있지는 않지만 이처럼 자잘한 재미와 장점을 갖춘 모노폴리 타이쿤은 비교적 쉬운 도시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을 원하는 이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장르 | 경영 시뮬레이션 |
장점 | 보드 게임을 3D로 즐긴다 |
등급 | 전체 이용가 |
권장사양 | P3-500,64MB,3D |
제작/유통 | 딥레드/인포그램즈 코리아 |
문의 | (02)5454-5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