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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아카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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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쟁 이후의 황폐해진 세계를 배경으로 한 게임인 '폴아웃(Fallout)'은 1997년 혜성처럼 등장해서 수많은 롤플레잉 게임 매니아들을 사로잡았다. 그래픽이나 효과음 등 외적인 요소는 평범한 수준이었지만 고유한 캐릭터 생성 방법과 핵폭발로 인해 폐허가 되어버린 도시의 상세한 묘사, 흥미진진한 스토리 전개 등은 당시의 틀에 박힌 롤플레잉 게임에 질린 게이머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폴아웃의 성공은 몇 년 후 몇가지 단점들을 개선하고 이야기의 구성을 보강한 '폴아웃 2'의 발매로 이어졌고, 제작사는 다시 한 번 성공을 맛볼 수 있었다.

이번에 소개하하는 '아카넘(Arcanum)'은 폴아웃 시리즈를 만든 이들이 다시 모여 설립한 '트로이카 게임즈'에서 3년에 걸쳐 제작한 롤플레잉 게임이다. 아카넘 역시 독특한 설정과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데,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환타지 세계를 배경으로 함으로써 마법과 기계 문명이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게이머는 처음에 마법과 기계를 다루는 기술 중 어느 한 쪽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캐릭터를 만들게 되는데, 이 때 내린 결정은 게임이 끝날 때까지 계속 영향을 주게 되므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선택 가능한 종족에는 엘프, 인간, 반 오우거(half-ogre) 등이 있으며 종족에 따라 다른 캐릭터들이 당신을 대하는 태도도 크게 달라진다. 예를 들어 어떤 현자로부터 정보를 얻으려 할 때 주인공이 인간이 아닌 반 오우거라면 당신의 외모 때문에 현자가 겁을 먹거나 당신을 무시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다른 롤플레잉 게임과 마찬가지로 아카넘 역시 주인공이 해결해야 하는 퀘스트가 여러 개 있는데, 각각의 퀘스트를 해결하는 방법이 주인공의 종족과 각종 능력치, 성장 배경, 마법이나 기계 관련 기술의 숙련도 등에 의해 크게 달라지게 된다. 아카넘은 시작부터 꽤 많은 캐릭터 생성 관련 옵션들을 제공하는데, 롤플레잉 게임의 팬이 아닌 초보자라면 이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선택-변경해야 할 기술이나 능력치들이 많다는 사실은 게임을 쉽게 끝낼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캐릭터를 만들 수도 있지만 반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엄청난 고생을 감수해야 하는 허약한 주인공을 창조할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한다. 엔딩도 여러 종류가 준비되어 있으므로 다양한 캐릭터와 마법, 기술, 특성을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게임을 해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게임을 끝낸 뒤 새롭게 게임을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게임은 주인공이 탄 비행선이 괴물 전투기들의 습격을 받고 추락하면서 시작한다. 게이머는 추락한 비행선 주변에 널려있는 각종 아이템과 단서를 찾으면서 생존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아카넘에서 게이머는 단 1명의 캐릭터를 직접 조종하게 되며, 게임 초반에 주인공과 함께 모험을 할 동료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동료들에게 간접적인 전투 지시 등을 내릴 수는 있어도 직접 명령을 하는 일은 폴아웃에서와 마찬가지로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아카넘에서 보다 강력한 힘을 손에 넣으려면 마법과 기계 관련 기술 중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할까? 마법주문의 수는 기계기술보다 훨씬 많아 한눈에도 마법이 더 유용해 보인다. 실제로 기술자들은 기존의 아이템을 혼합하거나 재료를 합성해서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어 사용해야 하는데 언뜻 강력해보이는 총들이 실제로는 약한 파괴력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또 여러 종류의 총기류와 함께 사용되는 총알의 종류는 단 한가지이고 이를 구하기도 힘들다. 그러나 기술자가 만드는 함정이나 수류탄, 치료 자켓 등은 유용하게 쓰일 때가 있으며, 마법사도 주문을 남발하면 피로도가 높아져서 전투가 힘들어진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롤플레잉 게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전투에는 실시간 방식, 턴 방식, 빠른 턴 방식(실시간과 턴 방식의 혼합) 등이 있는데 아카넘에서의 전투는 그 특성상 난투극이 될 가능성이 높아 장거리 무기가 큰 영향을 끼치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실시간 전투는 워낙 진행되는 속도가 빨라서 힘과 민첩성이 좋은 쪽이 순식간에 승리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또 "내 옆에 있어", "적을 공격해" 등의 간접 명령을 전달하는 것 말고는 동료들을 직접 조종할 방법이 없어서 너죽고 나죽자 식의 상황이 자주 연출된다. 결론적으로 실시간 전투는 아군이 적에게 질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경우에 이용하는 것이 좋으며 보통 실시간과 턴 방식의 장점을 모은 빠른 턴 방식을 주로 써야 전투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카넘의 그래픽을 살펴보도록 하자. 캐릭터의 얼굴이나 인터페이스의 디자인은 꽤 괜찮은 수준이지만 가장 자주 보게 되는 배경 그림은 빛바랜 유화처럼 거칠고 단조롭다. 또 캐릭터와 배경이 잘 어울리지 않아서 적이나 아군 캐릭터들이 둥둥 떠다닌다는 느낌을 받기 쉽다. 아카넘이 꽤 방대한 게임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그래픽을 중시하는 게이머들은 약간 실망할 수 있는 부분이다.

게임에 포함된 효과음은 평범한 수준이지만 간혹 등장하는 주요 인물의 음성이나 현악기의 아름다운 선율을 그대로 담은 배경 음악은 꽤 매력적이다. 특히 클래식 음악을 연상시키는 사운드트랙은 기계와 마법이 조화를 이룬 세계와 잘 어울리는데, 곡의 수가 좀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게이머들에게 보다 폭넓은 모험과 도전을 제공할 아카넘은 단조롭고 거친 그래픽과 익히기 힘든 사용자 인터페이스, 게임이 멈추거나 진행 속도가 느려지는 버그 등의 단점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캐릭터 생성 방법, 풍부한 스토리 및 장대한 여정 등은 롤플레잉 매니아 뿐만 아니라 의욕을 갖고 도전할 무언가를 찾고 있는 초보 게이머들을 만족시켜 줄 것이다. 롤플레잉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다름아닌 '모험'이기 때문이다.

























장르 롤플레잉
등급 15세 이용가
장점 게이머에게 다양한 경험 제공
권장사양 P3-550, 128MB
제작/유통 시에라/써니YNK
문의 (02)555-4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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