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의 생체병기를 처치하라
스토리는 러시아 군이 첩보원들을 키우기 위해 만든 고르키 17이라는 비밀 도시에서 시작한다. 러시아인들은 냉전 종식을 위해서 고르키 17을 없앴다고 했지만 그 뒤에는 무언가가 꺼림칙한 것이 숨겨져 있다.
그리고 나토의 정보국으로 날아온 익명의 편지. 그 편지에는 러시아인들의 생체 실험 실패로 태어난 반인반수의 괴물에 대해서 씌어 있었다. 더욱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느낀 사령관. 루빈이라는 이름의 작은 마을에 나토의 군인들로 구성된 제1그룹을 파견한다. 하지만 그들과의 소식은 끊어지고, 제1그룹의 대원들은 아무런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게이머가 조종하는 제2그룹의 임무는 모든 비밀의 열쇠인 4개의 매트릭스 디스크를 찾고, 루빈에 나타나 끔찍한 사건들을 벌이는 반인반수의 괴물들을 모두 처치하는 것이다.
이 게임의 주인공은 40세의 콜 설리반이라는 노련한 군인으로서 과학적인 지식과 많은 전투 경험을 가지고 있는 지휘관이다. 게이머는 콜 설리반을 중심으로 자렉 오위츠와 테리 트랜친이라는 대원 2명을 이용해 치밀한 전략을 짜야만 한다.
◆ 실험적인 복합 장르 게임
RPG나 어드벤처를 좋아하는 게이머는 시스템이나 스토리에서 게임의 재미를 얻는다. 그리고 전략을 좋아하는 게이머는 스토리보다 전략을 잘 짜서 게임을 완벽하게 클리어 하는데서 재미를 얻는다. 이 고르키 17은 이들 게이머들을 모두 만족시켜줄 수 있는 게임이다.
왜냐하면 이 게임의 진행방식이 세 가지의 장르를 혼합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드벤처 형식으로 스토리를 전개하고, 전투에 들어가면 턴제 전략으로 전환된다. 동시에 캐릭터 성장 방식은 RPG 형식이다.
최근 복합 장르 게임들이 인기를 끌고 있기는 하지만, 고르키 17처럼 여러 장르를 효율적으로 결합한 게임은 보기 힘들다. 장르 파괴라는 것은 잘못 적용하면 쓰레기 같은 게임이 되어버리지만, 적당히 섞으면 그야말로 환상적인 게임이 될 수 있다.
◆ 간단한 인터페이스와 깔끔한 그래픽
고르키 17은 간단한 인터페이스를 갖고 있다. 턴제 전략의 요소를 갖고 있음에 불구하고 마우스 하나로 진행이 된다. 보기 쉬운 메뉴와 간단한 단축 아이콘으로 쉽게 게임을 진행해 갈 수가 있다.
고르키 17의 그래픽은 2D 배경과 3D 캐릭터로 구성되어, '레지던트 이블'이나 '파이널 판타지 7'의 그래픽을 연상하게 한다. 그러나 고르키 17의 그래픽은 이들보다 더욱 뛰어나다. 일단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최소 400에서 2000개의 폴리곤으로 만들어져 어떤 게임보다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스켈레탈 애니메이션이라는 기법을 사용해 실제 사람의 움직임을 캐릭터에 대응시켰기 때문이다.
◆ 최대의 장점은 낮은 사양
고르키 17의 최대 장점은 훌륭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낮은 사양의 컴퓨터에서도 무리 없이 돌아간다는 것이다. 사양이 낮은 컴퓨터에서 돌아간다는 얘기는 더 많은 플레이어가 게임을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3D 그래픽에 사용된 기술들은 적은 메모리를 차지하면서도 놀라운 그래픽을 표현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높은 퀄리티는 아니지만 좋은 느낌의 동영상과 성우들의 음성까지 지원되어 게임의 재미를 높여준다.
◆ 게임 진행 너무 느려
고르키 17에서 아쉬운 것은 게임 진행이 너무 느리다는 점이다. 그래픽은 좋지만 캐릭터의 느린 이동과 전투에서 느린 진행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지루하게 느끼게 한다. 화려한 연출이라도 있으면 괜찮을 텐데 그런 것도 찾아볼 수 없다. 화려한 그래픽과 좀더 임팩트하고 빠른 진행의 게임을 선호하는 요즘 게이머들에게 어필하기 힘든 문제점이다. 아무리 턴제 전략이라고 해도 좀더 빠른 진행이 필요하지 않을까?
어쨌든 이 게임은 한마디로 재미있다. 좋은 그래픽, 쉬운 인터페이스, 새로운 장르 등의 장점만으로도 고르키 17은 해볼 가치가 있는 게임이다. 어드벤처, RPG, 턴제 전략을 한꺼번에 즐기고 싶은 게이머라면 꼭 해보기 바란다.
[김경찬 xxtiranoxx@lycos.co.kr]
장르 | 어드벤처RPG+턴전략 |
개발 | 메트로폴리스 |
유통 | 감마니아 |
최소사양 | P-300, 32MB, 3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