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아웃'은 국내를 포함 외국에도 상당한 매니아를 형성하고 있는 작품이다. '폴아웃' 시리즈에 관한 웹사이트만 해도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상당하다. 그들은 현재 사이버 공간에 게임 '폴아웃'의 생활 터인 가상 볼트(Vault)를 만들어 살아가고 있을 정도이다. 다른 롤플레잉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유도가 상당히 높아 자신이 키운 캐릭터로 도둑이나, 총잡이, 암살자, 상점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게이머들도 있고, 나름대로 MOD를 만들어 새로운 모습의 '폴아웃'을 만들고 있는 게이머들도 있다.
◆대작이라는 타이틀의 부담
전작이 대작으로 꼽히는 타이틀의 경우 다음 후속 작을 만들기에 상당히 부담감을 많이 갖게 될 것이다. 다른 대작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폴아웃' 시리즈도 후속 작의 개발에 상당히 민감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폴아웃'의 후속 작 '폴아웃2'는 상당히 괜찮은 평가를 받았다. 전작의 거의 무한한 자유도를 더욱 활성화 시켰으며, 거대한 대화 알고리즘이라고 불릴만한 방대한 스토리도 무난하게 표현해 놓았다. 하지만 전작의 강점 중에 하나였던 스토리. 반전에 반전을 보여주는 '폴아웃'의 뛰어난 스토리는 '폴아웃2'에서 다소 식어버린 것이 아니냐는 평을 듣기도 했다.
솔직히 '폴아웃'의 가장 큰 매력은 높은 자유도와 더불어 반전의 묘미를 최대한 살린 게임의 스토리였다. 당시 판타지를 배경으로 하지 않으면서도 최고의 롤플레잉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그런 소설과 같은 스토리 때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폴아웃2'는 더 높은 자유도를 실현하고 있지만, 스토리면에서는 그리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폴아웃' 시리즈의 또 하나의 매력은 바로 전투 시스템에 있었다. 마법과 칼이 없는 대신, '폴아웃'에는 현실감 넘치는 무기들이 상당히 잘 표현되어 있었다. 더불어 실제와 같은 타격치와 전투신은 실제 전장을 굽어보는 것과 같은 박진감 넘치는 화면을 선사하였다. 이런 다른 게임에서는 볼 수 없는 독보적인 전투 시스템을 더욱 진보 시켜 탄생한 것이 바로 '폴아웃'의 세번째 시리즈 '폴아웃 택틱스'이다.
◆진정한 택틱스를 보여주마
앞서 말했던 것처럼, '폴아웃'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 중에 하나가 바로 전투 시스템이다. '폴아웃'의 전투 시스템은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 턴 방식의 롤플레잉과 그리 크게 다르지는 않다. 적과 아군을 나누어 턴을 오가며 제한된 포인트 안에서 이동과 공격을 하는 형태로 턴 방식 롤플레잉을 한번이라도 접해본 게이머라면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다.
택틱스라는 말이 붙은 게임들은 상당히 많다. 특히 정통 롤플레잉에서 그 예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는데, 파랜드 택틱스, 밴티지 마스터 택틱스 등 일반적으로 판타지를 배경으로 한 롤플레잉에서 많이 보여진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폴아웃'은 판타지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이 아니다. 게이머들이 많이 보아온 마법과 칼, 방패 등을 들고 적과 싸우는 것이 아니다. 현재 존재하는 총이나, 바주카포 그리고 많이 보아온 미래형 무기, 레이저 총 등으로 전투를 하게 된다.
이런 현실화된 무기로 전투를 벌이는 게임을 찾아보자면, '제기드 얼라이언스' 시리즈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제기드 얼라이언스' 또한 탄탄한 매니아 층을 이루고 있는 게임으로 무기의 사실적인 표현으로 극찬을 받는 게임 중에 하나이다. 실제 무기의 탄도와 사거리, 지형 지물과의 상관 관계 등을 사실적으로 전투 시스템에 적용시켜 실제 전장을 방불케 하는 전략을 유도해 내는 게임이다.
사실적인 전투 시스템의 면을 따져본다면 '제기드 얼라이언스' 시리즈에 더 많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폴아웃의 전투 시스템은 '제기드 얼라이언스' 시리즈가 가지고 있지 못한 요소를 포함함으로써 더욱 박진감 넘치는 장면을 연출해낸다. '액션' 이것은 이제 게임에서는 빠져서는 안될 요소가 되고 말았다. 바로 '폴아웃 택틱스'의 전투에는 사실적인 설정과 더불어 무시 못할 화려한 액션이 가미되어 있다.
◆사실적인 전투 장면의 연출
사실, 폴아웃의 가장 큰 장점을 꼽자면 앞서 말한 자유도, 전투 시스템과 더불어 '액션'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굳이 크게 '액션'을 강조하지 않은 이유는 국내 게이머들이 '폴아웃'의 진정한 '액션'을 보기 힘들 다는 점 때문이다. '폴아웃 택틱스'의 전투시 액션 장면은, 특히 탄환이 적의 몸에 가격 되었을 때의 모습은 가히 엽기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한 것이다.
실제로 우리가 영화나 TV와 같은 매체에서 보는 총탄을 맞아 죽는 장면은 단지 일종의 연출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상황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실제로 사람이 총에 가격 될 경우 사람은 팔, 다리, 몸통, 머리와 같은 거의 모든 요소는 제대로 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손상을 입는다. 영화의 연출같이 멋있게 전사하는 장면은 말 그대로 영화의 한 장면일 뿐이다. 이런 실제와 같은 모습을 '폴아웃 택틱스'는 현실적으로 그대로 묘사하고 있다. 팔, 다리가 떨어져 나가고, 머리가 부서지고, 온몸이 뒤틀리는 장면을 실제와 거의 흡사하게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이런 모습을 가진 게임은 국내에 들어 올 수 없다. 자세한 얘기는 하지않아도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이런 것들은 거의 삭제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폴아웃' 시리즈이다. 1편의 경우도 이런 무참한 장면은 완전히 삭제된 영국판이 국내에 들어왔으며, 2편의 경우는 아예 발조차 들이지 못했다. 이번 '폴아웃 택틱스' 시리즈도 똑 같은 모습을 가지고 있다. 아니, 더 나아가 사람의 총탄 가격 시의 모습이 십여 가지에 이를 정도로 실제와 거의 흡사하게 묘사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폴아웃 택틱스'가 국내에 온전한 모습으로 발매되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이유에서 '폴아웃' 시리즈의 강점 중에 강점인 '액션'면은 강조 할 수가 없다. 아무리 침을 튀어가며 이야기 해도 국내 게이머들은 그런 장면이 삭제된 버전을 접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실망할 필요는 없다. '폴아웃 택틱스'의 액션은 그런 면을 제외하고 라도, 일반적인 움직임이나 사격을 할 때, 각종 행동 시에 상당히 역동적인 면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폴아웃 택틱스'의 경우는 전편들과 달리 1024*768 이상의 고해상도에 32비트로 제작되어 있으므로 그래픽에 신경을 많이 쓰는 국내 게이머들에게 상당한 만족을 안겨줄 것이다. 또한 화면에 나타나는 건물이나 캐릭터 하나 하나에 까지 안티얼라이징 기법을 적용할 수 있어, 더욱 깔끔하고 부드러운 게임 화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에 따르는 시스템의 고사양화는 감수해야 한다.
◆진정한 전투용 아바타의 세계
요즘은 체계화된 스킬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게임들이 상당히 많이 늘었다. 예전의 경우 전직 시스템과 무기 시스템 등 일부 제한적인 캐릭터 시스템을 갖춘 게임이 대다수 였다. 하지만 요즘들어 롤플레잉의 캐릭터 시스템을 채용하는 게임들이 많이 늘고 있다. 이는 게임의 주인공이 게이머의 아바타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는데 많은 기여를 하기 때문이다.
'폴아웃 택틱스'도 마찬가지로 10명의 게이머가 플레이를 하면 10명이 모두 다른 캐릭터를 키우게 될 만큼 세밀한 캐릭터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폴아웃 택틱스'의 캐릭터 시스템은 '폴아웃' 1편의 것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는 것으로 당시 '울티마 온라인'을 제외하고 '폴아웃'과 같은 세밀한 스킬 시스템을 가진 게임은 거의 전무한 상태였다. 그 당시 그런 캐릭터 스킬 시스템이 바로 '폴아웃'을 무한한 자유를 가진 게임으로 만든 것이다. '폴아웃 택틱스'는 이런 스킬의 일부를 그대로 채용하고 있다. 물론 자유로운 스토리에 상당히 중점을 두었던 '폴아웃'의 스킬을 모두 가져올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일부 20여 가지가 넘는 스킬의 채용만으로도 택틱스라는 게임 장르에서는 대단한 일인 것이다. 특히 이런 스킬 이외에도 다양한 퍽(PUCK)-일종의 선물과 같은 것으로 캐릭터에게 특별한 능력을 부여하는 아이템. 퍽의 제대로 된 활용만으로도 게임을 상당히 쉽게 클리어 할 수 있다.- 개념을 그대로 계승해 자신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데에는 그 어떤 게임보다 탁월하다고 할 수 있다.
게임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캐릭터 들을 털고 다닐 수 있는 스틸(Steal) 스킬이나, 잠겨진 문을 따고 다니는 락픽(Lockpick) 스킬, 조용히 다닐 수 있는 스닉(Sneak) 스킬 등은 적과의 전면전을 피해 좀더 스릴 넘치는 전략을 구사할 때 상당히 도움이 된다. 또한 물건 교환 기술이나 높은 카리스마 등은 상대방과의 대화와 거래에서 효과적인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어, 원활한 무기 공급에 도움이 된다. 이외에도 미니건(Minigun)과 같은 기술에 투자를 하여 보다 멀리에서 적을 가격하는 스나이핑을 통해 게임을 쉽게 클리어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폴아웃 택틱스'는 자신의 기호에 따라 게임진행도 완전히 달라지는 경향을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폴아웃 택틱스'를 플레이 할 때마다 새로운 캐릭터를 키워 다른 방향으로 게임을 풀어나가는 것 또한 이 게임의 매력이 될 것이다.
◆스테이지 클리어 개념에 적절한 스토리의 추가
택틱스 게임이라고 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이 바로 스테이지 클리어 개념일 것이다. 이것은 일반적인 택틱스 계열 롤플레잉들이 쓰는 방법으로 게이머에게 주어지는 자유 없이 스토리를 따라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며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게임 플레이의 경우 게이머들로 하여금 전투만을 강요하게 되어 상당히 지루한 게임이 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폴아웃 택틱스'의 경우 스테이지를 클리어 하고 나면 언제든 자유롭게 돌아 다닐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일률적인 전투신만을 가지고 있는 게임들과는 다르게 스토리를 즐기며 플레이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전편의 경우와 같이 치밀하고 방대한 스토리를 맛볼 수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폴아웃 택틱스'의 기본은 전투를 하는 것. 하지만 적절한 자유도를 갖춘 게임 진행은 단순히 전투만을 나열하는 다른 게임에 비해 상당히 흥미로운 게임진행을 가져다 줄 것이다.
◆매니아들을 위한 특별 보너스
'폴아웃 택틱스'는 위의 부제와 같이 '폴아웃' 시리즈 매니아들을 위한 일종의 보너스 같은 느낌을 준다. 타이틀이 '폴아웃3'로 붙지 않은 이유도 '폴아웃'의 외전격으로 만들어진 타이틀이란 느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폴아웃' 원편의 방대한 세계관 위에 세밀한 전투 시스템만을 빌려 제작된 게임이라는 것이다. 아무튼 '폴아웃 택틱스'는 폴아웃 매니아 들에게는 보너스 타이틀이 될 것이고, 새롭게 접하는 게이머들에게는 또 다른 뛰어난 택틱스 게임으로 남게 될 것이다.
[임현우 기자 hyuny@chosun.com]
장르 | 전략시뮬레이션 |
개발 | 14DegreesEast |
유통 | 인터플레이코리아 |
최소사양 | P2-266, 64M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