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브스는 고전 게임이다?!
왜 4년이 지난 후에 다시 국내에 발매가 되는 것일까. 아마도 현재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는 트라이브스 2의 영향일 것이다. 트라이브스 1을 접해보지 못한 국내 게이머들에게는 현재 주목을 받고 있는 작품의 원작 또한 상당한 관심거리가 되기 때문에 4년이 지난 지금에야 원편이 국내에 발을 들이게 되는 것이다.
4년전 3D FPS 장르는 퀘이크 2가 거의 휩쓸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 당시 다른 개발사들은 퀘이크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색다른 3D FPS 게임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물 중에 하나가 바로 트라이브스였다.
하지만 결국 퀘이크 시리즈의 아성을 무너뜨리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트라이브스는 당시로서는 나름대로 상당히 독특한 점이 많이 포함된 게임이었다. 퀘이크 시리즈와는 다르게 넓은 평원을 배경으로 하는 미션의 포함은 꽉 막힌 듯한 던전 분위기를 벗어나는데 한몫을 한 게임이다.
◆빛을 받지 못한 아이디어들
그 중 가장 독특한 요소는 다른 3D FPS에서는 볼 수 없는 협동을 유도하는 방식의 게임 플레이였다. 물론 퀘이크 같은 게임에서도 팀을 나누어 상대팀과 싸우는 식의 플레이는 가능했었다. 하지만 지금 말하고 있는 것은 그런 편만을 갈라 싸우는 팀플레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적 기지를 점령해야 한다고 해보자. 첫번째 목표물을 적의 레이더 방어 시스템으로 잡는 다면, 일단 발전기 시스템을 파괴하여 방어 시스템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이럴 때, 다른 게임들의 경우 무더기로 달려들어 싸우는 방식을 취하겠지만, 트라이브스의 경우는 상당히 독특한 방법으로 해결 할 수 있다.
일단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 한방의 공격으로 마무리를 짖기로 한다면 박격포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그러면 팀원 중 한명이 박격포의 타겟팅을 하기 위해 적 기지 근처로 침투, 박격포에 유도 레이저를 고정 시킨다. 그런 후, 박격포를 준비한 팀원이 발사하기 전까지 다른 팀원들은 그들을 엄호 해야 한다. 이런식으로 확실한 팀플레이를 유도하여 실제 전장에서 느끼는 것과 같은 전우애를 끌어내고 있는 것. 적절한 무기와 아이템의 배합이 필요하고 절묘한 타이밍의 팀 웍이 요구되는 이런 플레이가 바로 트라이브스의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트라이브스에는 탈 것이 존재한다. 당시 거의 모든 FPS 게임에는 없던 요소로, 날아다니는 오토바이나, 작은 비행선을 탈 수 있었다. 물론 기체가 커짐에 따라 적의 눈에 띄기 쉬워 바로 타겟이 되는 단점은 있었지만, 공격력은 그 어떤 개인 무기와도 비교하지 못할 만큼 막강하기 때문에 한번쯤 스릴 있는 모험을 즐겨보기에는 괜찮은 설정이었다.
멀티플레이 부분에서도 현재 대중화 되어 있는 깃발 뺏기나 팀데스 등은 기본으로 즐길 수 있었고, 다른 게임에서 보기 어려운 'Find and Retrieve' 모드를 채용 상당히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탐색과 회수'는 맵 주변에 널려있는 아이템들을 찾아오는 것으로 누가 많이 찾아서 기지로 가지고 오느냐에 따라 그 승자가 결정되는 모드로, 빠른 스피드와 정확한 위치 감각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외에도 아이템 역할을 하는 '팩'이란 것을 도입했다. 차량이나 기지, 총기 등을 수리하는 리페어 팩(Repair Pack)이나, 적의 공격에 의한 충격을 완화해주는 보호막(Shield)등이 있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적 레이다를 전파로 교란해 일종의 스텔스 기능을 하는 잼머(jammer)가 있는데, 이것의 활용도는 높지 않았지만, 상당히 재미있는 게임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방어복 시스템의 경우도 국내에서 개발한 엑시스와 거의 같은 개념으로, 게이머가 헤비, 미디엄, 라이트 등 세가지 타입을 선택할 수 있게 하였다. 라이트 타입은 말그대로 상당히 가벼운 방어복으로 빠른 기동력과 높은 점프를 할 수 있으며, 헤비의 경우는 높은 방어력을 가지고 있지만, 행동이 느리고 점프력도 상당히 떨어진다. 때문에 기지 방어나 적들의 타겟 역할을 하는 팀원은 헤비 방어복을 입고, 실제 적 기지로 침투하거나 하는 팀원은 라이트 방어복을 입는 등, 자신의 타입을 정해 방어복을 골라 입을 수 있도록 해준다.
◆독특한 아이디어도 좋지만
앞서 말한 것과 같이 트라이브스는 상당히 좋은 설정들이 돼있었다. 하지만 그런 아이디어들에 앞서, 기본적인 게임의 틀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일단 트라이브스의 조작감은 상당히 떨어진다. 마우스의 움직임에 의한 캐릭터의 반응이나, 로켓 추진을 사용하며 뛰어 다닐 때의 조작감은 현재 퀘이크 3나 언리얼 등에 몸이 맞춰져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상당히 더디고, 답답한 느낌을 주었다. 특히나 사격 시에는 상대방에 타격이 되었는지 안되었는지도 구별하기 힘들 정도 였다. 물론 폭발성 무기의 경우는 당연히 범위가 넓어 눈에 띄었지만.
타격감도 상당히 떨어지는 편이었다. 적에게 총탄이 적중 하였을 때나, 자신이 타격을 받았을 때나, 앞의 화면이 벌겋게 일어나는 것 외에 특이한 효과가 없어 다소 느낌의 전달이 약한 것이 사실이다.
기타 그래픽 효과나, 음향 효과 등은 4년이란 시간이 흐른 지금의 다른 게임들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조금 힘들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당시야 그래픽이 좋으니 나쁘니 하는 식의 평가가 이루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플레이하게 되는 국내 게이머들에게는 현재의 시점이 중요한 것이다. 절대로 트라이브스를 언리얼이나 퀘이크 3와 비교해서 생각하지 말길 바란다. 전혀 무의미한 일일 뿐이다. 물론 그렇다고 봐줄 수 없을 만큼이라는 말은 아니다. 괜찮은 정도이기는 하지만, 현재의 시점에서 비교하고 싶지는 않다는 얘기이다.
◆트라이브스 2에 기대를 걸며
4년이란 기간은 게임을 낙으로 삶는 게이머들에게는 상당히 긴 시간이다. 물론 트라이브스가 국내 유통이 되지 않았던 작품이기는 하지만, 너무 때늦은 발매가 아닌 듯 싶다. 조금 있으면 트라이브스 2가 발매된다. 현재 밝혀진 내용으로 볼 때 상당히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 될 것으로 보여 많은 게이머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은 트라이브스 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들이 2편에서는 잘 적용되어 빛을 받기를 기대해본다. 아무튼 FPS 장르를 좋아하는 게이머들에게는 색다른 게임을 즐겨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 듯 하다.
[임현우 기자 hyuny@chosun.com]
장르 | 3D 액션 |
개발 | 다이나믹스 |
유통 | YNK |
최소사양 | P-233, 32M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