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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폴아웃 택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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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들이 흔히 롤플레잉이라 부르는 장르는 대부분 판타지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영웅들이 검과 마법을 난무하며 오거와 하피등의 몬스터들과 싸우는 장면, 아마 대분의 게이머들이 이런 상상을 하게될 것이다. 하지만, 롤플레잉이 꼭 판타지 세계를 배경으로 하라는 법은 어디에도 없다. 또한 무조건 마법과 검술을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고 어디에 명시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작되어진 롤플레잉의 90%는 모두 판타지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이런 상황이 게이머들에게 롤플레잉 하면 곧 판타지를 떠오르게 하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 검도 없다. 마법도 없다.
하지만 98년 초. 롤플레잉 매니아들에게 충격적인 문구가 하나 던져진다. '검도 없다. 마법도 없다. 기사나 마법사도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게임은 최고의 롤플레잉 자리에 오를 것이다.' 아마도 롤플레잉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게이머라면 그때의 이런 문구를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바로 '폴아웃'이란 게임이 그 주인공이다. 당시 모든 롤플레잉에 적용되어 졌다고도 할 수 있는 AD&D룰을 벗어나 새로운 롤플레잉 세계를 창조해낸 게임. 롤플레잉 게임을 즐기던 게이머들에게 판타지 이외의 또다른 세계를 충격적으로 선사한 게임. 그것이 바로 '폴아웃'시리즈 이다.

폴아웃 시리즈는 98년 폴아웃 1편을 시작으로 현재 2편까지 발매가 된 상태이다. 1편의 뒤를 이은 2편도 롤플레잉 매니아들에게 최고의 호평을 받으며 더 많은 폴아웃 팬을 이끌어 내는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 시리즈 물이 다 그렇듯 전편이 성공할 경우 다음편을 제작하는 것은 당연지사. 폴아웃 시리즈도 2편에 이어 택틱스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 현재 폴아웃 택틱스라는 이름으로 한창 제작마무리 단계에 있다.

◆ 폴아웃에서 전투만을 뽑아내었다?
폴아웃 택틱스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전편의 전투 시스템의 효율성을 극대화 시켜. 하나의 게임으로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폴아웃은 판타지가 배경이 아닌 롤플레잉이라는 점 이외에도 탁월한 전투 시스템으로 상당한 호평을 받은 게임이다. 아마도 국내 게이머들에게 턴제 전투 시스템도 상당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게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턴베이스 방식으로 치뤄지는 전투 시스템은 자칫 게이머들에게 지루함을 안겨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그렇다고 턴베이스 방식이 정말 지루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디아블로를 기점으로 실시간 게임에 물들어 있었기 때문에 그에 비해 턴 방식이 조금 느린 게임 진행을 유도해 내어 일반 게이머들이 그렇게 느낄 수 있다는 이야기다.

◆ 턴방식 게임은 재미없다?
폴아웃 택틱스의 전투 방식은 전편의 턴베이스 전투 시스템과 상당히 비슷한 면을 가지고 있다. 액션 포인트라는 것을 가지고 정해진 포인트 내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행동을 최대한 머리를 굴려 짜내야만이 전투를 승리로 이끌 수 있다. 그렇다면,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턴방식과 다를게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폴아웃 시리즈의 전투 시스템을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은 것일까. 액션 포인트, 민첩성의 순서에 따른 유닛의 교체, 그리고 이은 적과의 조우. 모든것이 다른 턴방식의 게임에도 존재하는 것이다. 잠시 눈을 돌려 당시의 게임계를 돌아보자. 그당시는 디아블로에 이은 스타크래프트의 선전으로 빠른 진행과 화려한 액션에 게이머들이 물들어 있던 상태였다. 그 당시 턴제 게임들은 예전 256색의 게임환경에서 많이 벗어나지 못한 형태로 제작되고 있었다. 확실한 인공지능, 이것만이 게임을 최고의 자리에 올려 놓는다는 명목아래, 수많은 턴제 게임들이 그래픽, 사운드등에 큰 비중을 두지 않은 채 제작되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수많은 게이머들은 화려한 그래픽과 사운드를 자랑하는 디아블로와 스타크래프트에 흡수되었고, 이후 턴제 게임들은 구시대의 유물인양 취급되어졌다. 하지만 폴아웃의 출시 이후, 턴제 게임에 대한 이런 오판은 다시 제대로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화려한 그래픽과 사운드로 무장하고 등장한 폴아웃은 게이머들의 턴방식에 대한 의식을 순식간에 바꾸어 놓았고, 더불어 다시는 빠져 나올 수 없는 폴아웃의 팬으로 섭렵. 다시말해 게이머들을 다시 롤플레잉의 세계로 이끌어 오게 된다. 턴방식의 게임에서도 화끈한 액션과 멋진 그래픽, 웅장한 사운드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게이머들에게 보여준 것이다.

◆ 전투만 신나게 즐겨보자
택틱스란 이름에서 풍기는 것과 같이 이 게임은 턴방식으로 진행된다. 물론 화려한 전편의 후속작 답게 인공지능도 상당히 뛰어나다. 몇가지 세세한 설정 사항이 바뀐 것을 제외하면 전편의 게임과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 한가지. 폴아웃 택틱스는 일반 전략 롤플레잉과 같이 중간 단계의 이동 과정과 모험이 제외되어 있다. 한마디로 전투만 신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비슷한 게임을 예로 들자면 '코만도스' 시리즈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하나의 전장이 주어지고 그 안에서 전략을 세워 게임을 클리어하는 일반적인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과 같은 형태를 가진다. 한정된 유닛을 십분 활용해 스테이지를 클리어했을 때의 쾌감은 일반적으로 생산을 위주로 플레이되는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에서는 느낄 수 없는 또다른 환희(?)이다.

지금까지 폴아웃의 턴방식 전투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실제로 폴아웃 택틱스는 턴방식의 게임만은 아니다. 이게 무슨 소린가 어리둥절하겠지만 폴아웃 택틱스는 실시간으로도 즐길 수 있는 옵션이 있다. 이 옵션을 활성화 시킬경우 실제 '코만도스'와 같은 게임처럼 실시간으로 전투를 벌이게 되어있다. 아무리 뛰어난 게임이라도 시대의 흐름을 역류하고선 살아남기 힘든법. 폴아웃도 이러한 흐름에 조금이나마 동참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폴아웃의 기본 세팅값은 여전히 턴방식이다. 또한 게임 진행 자체도 턴방식으로 진행할 때 더 부드러운 면을 보여준다. 타임 포인트가 제로가 된 상태에서 기관총을 들고 있는 적을 조우했을 때의 긴장감은 턴제가 아니면 전혀 느낄 수 없는 것이다.

◆ 대 심판후의 세계는 판타지 세계보다 아름답다?
폴아웃 택틱스의 배경은 전편들과 마찬가지로, 세계적인 핵폭발이 지나간 후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 핵폭발 당시 볼트(Vault)를 만들어, 그 안에서 살아남은 선택된(?) 인간들만이 살아가는 세계. 최첨단의 문명은 대폭발 이후, 서서히 잊혀져 버리고, 잔존하는 문명의 이기와 초기 문명때의 생활이 공존하는 세계. 손에는 광선 총을 들고, 생활은 움막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것이 바로 폴아웃 시리즈의 배경이다. 그렇기 때문에 폴아웃 내에서 사람들의 생활은 부족사회 형태를 띠고 있다. 그나마 문명의 이기를 많이 차지하고 살아가는 부족이 있는가 하면, 거의 초기 문명의 생활인 창만을 들고 살아가는 부족도 있다. 이런 폴아웃의 세계관이 폴아웃 택틱스에서 확연히 드러나 보이는 것은 아니다. 폴아웃 택틱스에선 전투의 액션 부분을 강화하기 위해 대부분 왠만한 무기는 가지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 또 한번의 핵폭발이 세계를 뒤흔든다
폴아웃 2가 나온지 2년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폴아웃의 차기작을 손꼽아 기다려오던 많은 팬들 앞에 모습을 보인 폴아웃 택틱스. 폴아웃만의 색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팬들과, 시대의 흐름에 역류하지 않으려는 폴아웃의 몸부림. 조금은 상이하게 진보된 전투방식과, 게임의 설정들이 게이머들 앞에 어떻게 보여질지는 조금더 지켜보아야 할것이다. 오는 3월 또 한번의 핵폭발이 게임 시장을 뒤흔들기를 기대해본다.

[임현우 기자 hyuny@chosun.com]

폴아웃 택틱스





장르:전략시뮬레이션

개발:인터플레이

유통:인터플레이

최소사양 : Win95/98/Me, 펜티엄 266MHz, 램 64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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