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무공과 강호의 세계를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누구나 한번쯤 `김용`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지금의 20~30대중 김용의 소설을 한번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그의 인지도는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원작자의 유명세와 더불어 그의 감각적인 시나리오 전개로 한 수많은 다른 형태, 즉 영화, 만화, 게임 등으로 변화되었다. `소오강호` 또한 이러한 김용의 뛰어난 저서중의 하나로 중국을 열풍의 도가니로 만들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에 국내에 출시된 게임 `소오강호` 역시 뛰어난 원작을 모태로 제작된 게임이다.
`소호강호`는 발매 전에 여러 게이머들 사이에서 상당히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국내 게이머들 대부분이 지니고 있는 대만 게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릴만한 화려한 그래픽으로 무장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동영상만 보아도 감탄사가 저절로 나올만한 뛰어난 그래픽과 더불어, 박진감 넘치는 전투는 게이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해 보였다. 이러한 기대에 힘입어 대만에 이어 한국, 일본의 동시 발매라는 업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대단한 기대를 받아온 `소오강호`의 발매, 그 실제 모습은 과연 어떨까?
◆ 화려하지만..... 조금은 아쉽다.
게임을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인트로 동영상이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다. 강호의 화려한 무림의 세계를 보여주는 듯한 동영상, 가령 칼로 지붕을 짚고 다시 날아가는 장면이나 화려한 무공의 사용 등이 그러하다. 또한 게임의 전반적인 내용을 암시하는 듯 동영상이 전개되며, 실제 게임화면도 등장하게 된다.
사실, 출시 전에 대만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스팟라이트를 받았던 이유중의 하나가 바로 '뛰어난 그래픽'이었다. 대만의 '파이날 판타지'라고 불리었던 `소오강오`는 풀 3D로 이루어져 있다. 모든 공간이 폴리곤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완벽한 3D 공간을 구축시켜 놓았다. 또한 게임에 등장하는 건물들이 실제 사이즈화 되어 있기 때문에 가상현실 세계에 와있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특히, 배경 그래픽과 캐릭터들간의 상호 조화가 상당히 뛰어나다. 역사적 고증을 거친 배경 화면의 그래픽이 상당히 디테일하게 제작되어 있어서, 캐릭터들과의 일치감이 뛰어나다.
`소오강호`에서 그래픽이 절정에 다다르는 부분은 `전투 화면`이 아닌가 한다. 평소에 쓰여지지 않았던 화려한 3D 효과들, 즉 광원 효과와 반투명 효과 등이 전투 시에 사용된다. 예를 들어, 초식이 펼쳐질 때마다 뛰어난 광원효과가 이용되며, 검을 휘두를 때에는 반투명 된 잔상효과가 사용되어 전투의 박진감을 드높여 준다. 또한 무공의 레벨이 올라갈 때마다 점점 더 화려해 지기 때문에 레벨 노가다의 지루함을 달래주게 된다.
그러나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대만게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기엔 부족함이 있다. 우선, 캐릭터의 렌더링이 다소 거칠게 묘사되었다. 캐릭터에 사용된 폴리곤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게 배분되어 있기 때문에, 캐릭터들의 외형이 부드럽지 못하다. 특히, 캐릭터가 확대되었을 경우에는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의 화면이 출력되어 아쉬움을 남긴다.
배경음악은 중국 특유의 음율을 사용하여 게임의 분위기를 한층 띄워준다. 중국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감미로운 음악이지만, 자연스럽지 못한 반복을 보여준다. 배경음악과는 대조적으로 효과음의 출력은 미비한 편이다. 이것은 특히 전투 장면에서 드러나는데, 칼을 휘두르거나 상대방의 기술에 맞을 경우 사운드 이펙트가 조금 부족하다.
◆ 게임의 아기자기함
`소오강호`는 본 게임 외의 자잘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요소를 삽입시켜 놓았다. 이러한 특징중의 하나가 바로 다양한 미니게임의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게임의 진행에 관련되어 미니게임들이 등장하는데, 이 것들을 즐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게임은 '아이템 조합'이라는 특이한 요소를 삽입시켜 놓았다. 여러 아이템들을 조합하여 새로운 물건을 창출해 낼 수 있는 이 시스템은 타 게임들에서도 사용된 바 있다. 하지만 타 게임들과는 달리, 사용자의 임의대로 조합한다면 실패할 확률이 대단히 높기 때문에 특별한 책에 기록되어 있는 방법을 통해서 만들어야만 한다. 이러한 요소는 독특함이 녹아드는 강호의 세계를 더욱 잘 표현해 준다.
◆ 소호강호의 가장 큰 특징
`소오강호`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독특한 `전투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대전 액션게임에서나 볼 수 있는 `콤보 시스템`이 사용되는데, 이는 단조로운 턴제 전투의 재미를 극대화시킨다. 특정한 무공을 조합한다면, 그것들이 연속 기술의 형태로 발현된다. 이러한 연속공격에는 특정한 조건들이 만족되어야만 하는데, 만약 성공하게 된다면 콤보 수가 화면에 표시된다. 또한 연속공격이 모두 성공했을 경우에는 특정한 공격이 뒤이어 나가게 된다. 이러한 `연속공격 시스템`은 소호강호의 중추적인 재미로 묘사된다.
◆ 게임의 완성도를 떨어뜨린다
`소오강호`는 여러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아무래도 인터페이스의 불편함이라 할 수 있겠다. 마우스와 키보드를 동시에 지원함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의 인터페이스는 상당히 불편하다. 이에 기여하는 요인 중의 하나가 바로 카메라 시점을 불편함을 들 수 있겠다. 카메라의 위치가 너무나 자주 바뀌기 때문에 진행 방향을 쉽게 잃어버리게 된다. 이를 위해 나침반을 사용하여 사용자들의 불편함을 해소하려 하였으나, 이것으로 모든 문제점이 풀어지지는 않는다. 또한 불편한 카메라 워크 때문에 프리 시점이 존재한다. 사용자가 직접 카메라의 시점을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불편함이 다소 해소된다. 하지만 마을을 드나들 때마다 시점을 바꾸어줘야 하기 때문에 여전히 불편함은 남아있다.
전투 방식이 턴 제이기 때문에 다소 지루한 면이 있다. 화려한 초식의 발동과 `연속 기술`의 발현으로 이가 극복될 수도 있지만,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턴 방식의 전투는 다소 아쉽다. 또한 전투 시에 캐릭터들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럽게 진행된다. 특히, 적들의 움직임들이 상당히 어색하기 때문에 전투가 조금은 단조로워 진다.
◆ 대만의 파이날 판타지?
사실 `대만의 파이날 판타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던 `소오강호`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는 상당했었다. 필자 또한 개인적으로 이 게임에 대한 기대로 부풀어져 있었다. 하지만 너무나 기대를 많이 한 탓인지, 기대만큼의 퀄러티가 발현되지 않았다. `소오강호`는 분명 대만 게임에 대한 우리나라 게이머들의 의식을 깨뜨릴 만한 게임이었지만 다소 아쉬운 부분이 존재한다. 그래픽과 참신한 시스템으로 무장되어 있는 `소오강호`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게임의 완성도를 가로막고 있었다. 카메라 시점의 불편함이나 어색한 캐릭터들의 움직임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소오강호`의 유통사인 어비스측이 꾸준한 패치를 제공한다고 하니 기대해도 좋을 법하다. 이미 게임의 패치가 발표가 되었는데, 가장 문제가 되었던 싱크의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한다. 쉽게 말해서, 한글과 화면이 맞지 않는 문제가 해결되었다. 곧 여러 가지 다른 문제점들은 패치로 고쳐질 예정이다. 올 겨울 사랑과 정렬이 깃들여져 있는 강호의 세계와 화려한 무공을 만끽하고 싶다면 `소오강호`를 선택함에 망설이지마라.
[리뷰어 임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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