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는 주연과 조연, 다양한 등장인물이 있듯이 게임에서도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해 게이머의 몰입감을 높여줍니다. 특히, 대작이라 평가받는 게임은 영화 이상의 스토리와 캐릭터성으로 많은 게이머들에게 여전히 회자되는 대상이기도 합니다.작품 밖에는 기획자, 프로그래머, 일러스트레이터 등 게임이라는 세상을 탄생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개발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피땀 흘려 만든 게임은 게이머에게 때론 웃음을, 때론 눈물을 선사하며 일상의 피로를 잠시 잊게 만들어 줍니다.때론 주인공, 때론 친구, 때론 적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부터 게임이라는 세상을 탄생시킨 개발자들까지 게임에 관련된 인물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했습니다.[편집자 주]

원래 창작물에서 잘 만들어진 캐릭터와 설정은 일종의 참고자료, 통칭 레퍼런스가 되어 이후 만들어지는 수많은 창작물에 큰 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에서 단테의 쌍둥이 형이자 라이벌, 반동인물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버질은 일본도를 사용하며 거합(발도술)을 사용하는 카리스마 캐릭터의 정점이자 원류인 알파(Alpha)를 차지하고 있다 봐도 무방하다.
오죽하면 해당 요소를 하나 이상 갖추고 있다면 일단 버질의 후계자로 취급하는 기조 탓에 버질은 뜻하지 않게 사생아를 여기저기 만들고 다닌다는 난봉꾼 이미지가 들러붙은 상태다.
그런 면에서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에서 단테의 쌍둥이 형이자 라이벌, 반동인물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버질은 일본도를 사용하며 거합(발도술)을 사용하는 카리스마 캐릭터의 정점이자 원류인 알파(Alpha)를 차지하고 있다 봐도 무방하다.
오죽하면 해당 요소를 하나 이상 갖추고 있다면 일단 버질의 후계자로 취급하는 기조 탓에 버질은 뜻하지 않게 사생아를 여기저기 만들고 다닌다는 난봉꾼 이미지가 들러붙은 상태다.

일방적 콜라보라는 나쁜말은 ㄴㄴㄴ
하지만, 실제로 5편 게임 스토리에서 넌지시 암시만 되고 있던 네로와의 혈연 관계가 단테의 입을 빌어 사실로 확정되면서 적어도 '사생아를 만들고 다녔다'는 내용은 음해가 아니게 되어버렸다.
심지어 세계를 지배하는 것과 같이 뚜렷한 목적을 두지 않고, 그저 힘만을 추구한다는 달관한 무도인스러운 설정과 달리 여기저기서 두들겨 맞으며 패배도 많이 하고 유치한 언행을 쌓아온 것이 업보로 돌아와버린 탓에 지금의 버질은 세상 추하고 졸렬 못난이 아저씨까지 이미지가 추락한 상태다.

차원... 갈랐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직하면서 절제된 그의 참격 기반 액션은 여전히 많은 게이머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적을 베어버리고 차원을 가르는 그 멋짐은 '추질아 버하다'고 놀림받더라도 결코 가려지지 않는 고유한 가치다.
이번 인물열전에서는 버질 형이 얼마나 추하면서 멋진지 알아보도록 하자

달리 생각하면 조종당했다는 핑계로 추하지 않은 '명예로운 죽음'을 당한 것이라 봐도...
1편에서 그는 '넬로 안젤로'라는 이름의 중간 보스로 등장한다. 구사하는 검술에서 플레이어블 캐릭터인 단테와의 유사성이 엿보이거나 준비된 무대에서 정정당당한 1:1 승부로만 단테를 상대하고 우위를 점해 '넘어서야 할 강력한 라이벌'의 입지를 구축했으며, 최종전에서 끝내 소멸한 듯한 묘사를 보이면서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아뮬렛 반쪽을 통해 단테의 형제 버질이라는 사실이 처음 드러나게 된다.
그래도 '안젤로'라는 구속구를 채워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음을 감안하면 넬로 안젤로의 패배는 버질이라는 존재의 강함에 스크래치를 낼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며 그저 최종 보스인 '문두스'에게 조종당한 안타까운 형제의 비극으로 서사를 마무리하며 품격을 지킨 편이다.

3편은 단테 또한 가장 젊었던 시기를 다루기에 사춘기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마냥 다혈질에 성질머리가 더러운 편
후속작인 3편은 서사상 가장 앞부분을 다루게 되면서 여기서부터 버질의 행보가 집중조명되기 시작한다. 아버지인 스파다의 힘을 온전히 취하기 위해 유산을 나눠가진 단테와 대립각을 세우고 여러번 충돌을 일으키며 그 과정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의 모습이 강조되는 것이 특징이다.
문두스에게 패배하기 이전이므로 그의 주무기인 야마토(염마도)가 멀쩡하며 그에 따라 버질의 액션은 단테와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오도방정에 난리부르스가 기본인 동생과 다르게 짧고 간결한 동작을 취하지만 한방한방이 묵직한 남자의 미학을 지향하고 있으며 적을 베고난 뒤 납도하는 기품있는 동작은 자원 회복에도 사용되기 때문에 멋과 실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케이스라 볼 수 있다.

이 시기의 차원참은 공간이 꺠져서 비틀린 것보다는 왜곡되는 형태에 가깝다
특히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차원을 베어 공간을 일그러뜨리는 기술 '저지먼트 컷'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물론 플레이어블 버전은 보스로 등장하는 것에 비해 많은 부분에 제약이 걸려 있지만 그런 절제미조차도 멋지게 보이는 게 실로 버질햄답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상대 전적은 썩 좋지 못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주인공이 아닌 이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고 1편으로 스토리가 이어지기 위해서 필연적으로 패배해야 한다지만 극초반부 악마의 힘을 제대로 일깨우지 못한 단테를 기습하여 거둔 1승을 제외하면 무재배와 패배를 거듭하며 승률이 팍팍 깎여버렸다.

후속작으로 넘어갈수록 온갖 기능이 붙는 것을 보면 야마토는 어지간히 편애를 받는 데빌 암이 아닌가 싶다
4편에서는 직접적인 등장은 없지만 야마토가 마계의 문을 열 수 있는 열쇠라는 설정이 붙으면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문두스에게 박살난 야마토가 수복되는 과정에서 네로와 공명하는 연출이 있고 형의 유품을 챙기겠다고 마검 교단을 쑥대밭으로 만든 단테가 네로에게 이를 쿨하게 양도하면서 떡밥을 남겼고 확장판에 해당하는 스페셜 에디션에서 버질 모드가 추가되면서 플레이어블이 되긴 한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스페셜 에디션의 경우 버질으로 플레이만 가능할 뿐 4편에서 제시된 떡밥이나 생존 여부에 대한 명확한 결론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의도치 않게 스토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팬들을 낚아버린 악질 사기꾼이 되어버렸다는 점이다.
그래도 액션만을 본다면 3편보다 구사할 수 있는 기술의 가짓수가 월등히 늘어나고 스타일을 실시간으로 빠르게 전환하며 다채로운 전투양상을 펼칠 수 있는 것이 그나마 건질 수 있는 장점이라 볼 수 있다.

오케이, 팔 달라, 땡큐
결국 행방이 묘연했던 버질은 5편의 트레일러에서 네로의 팔과 야마토를 가져가는 충격적인 모습으로 복귀를 선언한다. 1편 엔딩 시점에서 완전히 죽지는 않았던 버질이 힘을 되찾기 위해 암약하는 중이었고, 4편 이후 야마토의 소유자가 된 네로를 습격했다는게 바로 그 트레일러의 내용이다.
문제는 그 시점에서 네로가 본인의 아들인 것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인지라 버질은 졸지에 동생을 이겨먹기 위해 아들의 팔을 달라고 떼를 쓰는 못난이 취급을 피할 수 없게 됐고 자신의 배때지에 야마토를 꽂아서 인간으로서의 측면과 악마로서의 측면을 분리했음에도 끝내 단테와 네로에게 또 패배하고 만다.
결국 다시 분리된 자아를 하나로 합쳐 버질로 돌아와서 단테와 승부를 보려는 찰나에 아들 녀석이 진정한 악마의 힘을 일깨워 동생을 때려 눕히며 싸움을 말리기 시작하고 '네로가 단테보다 강한 것 같으니 네로를 이기면 단테한테도 이긴 것으로 쳐달라'는 어처구니 없는 발언을 꺼낸 대가로 법규를 외치면서 마인화한 아들에게 흠씬 두들겨 맞는 처지가 됐고, 버질은 그렇게 명분도 실리도 찾지 못한 채 추하게 연패를 적립하기에 이른다.

아빠를 두들겨 패는 네로의 해당 대사 영어 원문은 진짜로 '법규'다
그나마 버질은 분리된 상태에서 가족애와 인간성을 어느정도 회복한 상태였기에 자신이 마계의 문을 열어 저지른 일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단테와 함께 사실상 극중에서 퇴장하는 수순을 밟게 됐다.
그래도 마지막엔 네로를 자신의 아들로 인정하며 가장 좋아하던 문학 서적을 선물했고 동생과는 사생결단을 내는 것이 아닌 티격태격하는 수준으로 사이를 회복했으니 과정이 좀 추했을 지언정 마무리는 나름 나쁘지 않았다 봐도 될 듯 하다.
만에 하나 버질이 후속작에서 돌아온다고 하면 어떻게 과연 멋짐과 추함의 비율은 어느 정도로 배합된 상태일까? 그 진실은 캡콤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