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생명e스포츠가 라이엇게임즈 '리그 오브 레전드' 공식 국제 대회 '퍼스트 스탠드' 우승을 차지했다.
2025년 신설된 퍼스트 스탠드는 매년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시작을 알리는 국제 대회로 5개 지역 최고 팀들이 출전한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팀을 배출한 지역은 7월 캐나다에서 개최되는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의 본선 직행 시드권 1장을 획득하게 된다.
결승전엔 한국의 한화생명e스포츠(이하 한화)와 LEC 소속 프랑스 팀 카르민 코프(이하 KC)가 진출했다. 경기는 5판 3선승제 싱글 엘리미네이션, 이전 세트에서 사용한 챔피언은 다음 세트에서 사용하지 못하는피어리스 드래프트 방식으로 진행됐다.
■ 1경기 KC 승

한화생명e스포츠
픽: 럼블, 오공, 아지르, 카이사, 알리스타
밴: 뽀삐, 스카너, 요네, 칼리스타, 애쉬
KC
픽: 마오카이, 제이스, 탈리야, 미스포츈, 라칸
밴: 이즈, 바루스, 바이, 렐, 진
강팀 한화를 만난 KC는 초반 주도권을 얻는 것에 집중했다. 마오카이는 적 정글로 들어가 레드 버프를 가져왔으며, 이후 바텀에서 혼자 있는 럼블을 3인 다이브로 따냈다. 한화는 KC의 인원이 바텀에 쏠린 것을 이용해 유충 획득을 시도, 이를 막으려던 적 마오카이를 잡아내고, 이후 탑 3인갱을 통해 소환사 주문이 없는 KC의 미스포츈을 잡아낸다.
다음 유충에서 KC가 한 발 앞서나간다. 먼저 유충을 공격한 한화는 4번쨰 유충 획득에 성공했으나, 오공과 알리스타가 함께 처치당하며 KC에게 용을 넘겨주게 된다. 이를 만회한건 딜라이트의 알리스타였다. 탑 부쉬에 숨어있던 알리스타가 상대 탈리야를 잡아내고, 이후 라인을 밀던 미스포츈까지 잡아내면서 분위기를 되돌렸다.
한타 단계에선 한화가 강세를 보였다. 전령을 내주긴 했지만 전령 싸움에서 먼저 자리를 잡고 KC를 압박했고, 이어서 용을 획득해 KC의 기세를 눌렀다. 이어서 탑에서 제이스를 끊어내며 KC가 강한 타이밍에 아타칸을 가져간다. KC도 상대를 끊으며 저력을 보여준다. 미드에 홀로 남은 미스포츈을 잡기 위해 오공과 아지르가 달려들었지만, 이어지는 난전에서 오히려 한화를 잡아내며 우위를 가져간다.
1세트의 명장면은 KC의 낚시였다. 미드 부쉬 옆 언덕에 탈리야가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라칸이 한화를 끌어들이면서 미스포츈의 궁으로 쓸어버리는 그림이 나오며 KC가 바론까지 가져가는 그림을 만든다. 너무 신난 KC가 바텀 2차 포탑에서 4:3 교환을 당하며 기세가 꺾였지만, 다음 용싸움에서 용을 주는 대신 한화 딜러진을 모두 잡아내며 1세트를 승리로 장식했다.
■ 2세트 한화 승

전체 밴: 럼블, 오공, 아지르, 카이사, 알리스타, 마오카이, 제이스, 탈리야, 미스포츈, 라칸
한화생명e스포츠
픽: 스카너, 바루스, 나르, 브라움, 오로라
밴: 뽀삐, 세주아니, 암베사, 코르키, 빅토르
KC
픽: 아이번, 이즈리얼, 레오나, 아트록스, 흐웨이
밴: 바이, 요네, 칼리스타, 렐, 아칼리
KC는 비자의 카드였던 아이번을 꺼내들고 초반부터 레오나와 함께 미드를 찌르며 한화를 압박했지만, 1세트만큼 재미를 보진 못했다. 한화는 나르와 오로라가 상대를 갉아먹는 한편, 계속된 아이번의 갱 실패로 정글 성장 차이가 점점 벌어지자 KC는 유충 싸움은 물론 라인 주도권까지 한화에게 넘겨준다. 초반 주도권을 뺏긴 KC는 결국 한화에게 6유충을 허용한다.
경기는 한화가 압도하는 그림으로 흘러갔다. KC의 1차 타워는 일찌감치 모두 밀렸고, 탑에서 알리를 잡아낸 후 전령을 공격했지만, 스카너에게 그대로 헌납했다. 3드래곤, 6유충, 전령, 아타칸까지 모든 오브젝트를 모두 챙긴 한화를 막기엔 KC의 힘이 부족했다.
4번째 용 싸움은 경기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적을 갉아먹어야 했던 KC는 오히려 선 이니시를 잡으며 한화에게 싸움을 걸었지만, 체급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킬과 용, 바론까지 넘겨준다. 결국 한화는 1차 타워는 물론 오브젝트까지 하나도 허용하지 않으며 2세트 승리를 가져간다.
■ 3세트 한화 승

전체 밴: 럼블, 오공, 아지르, 카이사, 알리스타, 마오카이, 제이스, 탈리야, 미스포츈, 라칸, 스카너, 바루스, 나르, 브라움, 오로라, 아이번, 이즈리얼, 레오나, 아트록스, 흐웨이
한화생명e스포츠
픽: 애쉬, 잭스, 사일러스, 신짜오, 세트
밴: 암베사, 요네, 칼리스타, 뽀삐, 라이즈
KC
픽: 세주아니, 진, 갱플랭크, 렐, 빅토르
밴: 바이, 니달리, 아칼리, 녹턴, 자크
블루를 가져간 KC는 세주아니와 렐을 꺼내며 든든한 앞라인을 완성했다. 초반 라인전이 무난하게 진행되나 싶었지만, 용을 얻은 한화가 유충까지 시도하는 대범함을 보여주면서 KC를 끌어들였고, 이를 막으려는 KC와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가며 초반부터 분위기를 가져왔다.
경기는 한화의 사일러스와 신짜오 독무대였다. 특히 전장을 종횡무진 누비던 사일러스는 정글 전투에서 승리한 이후 훔친 세주아니 궁으로 빅토르를 잡아내는 등 경기를 주도했다. 바텀 전투에서도 세주아니의 합류로 KC가 우위를 잡는 것처럼 보였지만 빠르게 합류한 사일러스와 신짜오로 인해 오히려 KC가 바텀 듀오와 정글까지 내주는 1:3 교환을 하면서 한화 쪽으로 경기가 기운다.
한 번 커진 격차를 좁히긴 어려웠다. 갱플랭크와 빅토르, 진 모두 잘 큰 사일러스와 신짜오를 떼어낼 수 없었고, 사일러스는 KC의 3인 레이드를 버텨내고 살아서 상대를 잡아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 격차를 좁히지 못한 KC는 그대로 무너지고, 바론을 획득한 한화가 블루 본진을 초토화 시키며 승리를 가져간다.
■ 4세트 한화 승

전체 밴: 럼블, 오공, 아지르, 카이사, 알리스타, 마오카이, 제이스, 탈리야, 미스포츈, 라칸, 스카너, 바루스, 나르, 브라움, 오로라, 아이번, 이즈리얼, 레오나, 아트록스, 흐웨이, 애쉬, 잭스, 사일러스, 신짜오, 세트, 세주아니, 진, 갱플랭크, 렐, 빅토르
한화생명e스포츠
픽: 바이, 아리, 카밀, 그라가스
밴: 뽀삐, 레넥톤, 칼리스타, 노틸러스, 파이크
KC
픽: 판테온, 드레이븐, 케넨, 갈리오, 레나타
밴: 니달리, 요네, 암베사, 직스, 케이틀린
유통기한이 짧은 KC가 너무 자신을 믿었다. 바이를 말리기 위해 경기 시작 직후 적 진영으로 자신있게 들어간 KC는 드레이븐과 판테온의 소환사 주문을 다 사용하고 킬을 내주면서 불리한 상태를 맞이한다. KC는 스코어를 내주고 시작했지만, 강력한 바텀 조합의 힘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갔고, 바이의 성장세를 누르며 유충과 용을 챙긴다.
KC는 글로벌 궁을 2개나 가지고 있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한화는 항상 한 발 앞서 라인에 개입해 킬 스코어를 벌렸고, KC는 동선을 낭비하며 성장을 따라가지 못했다. 중요한 순간 확실한 선택을 내리지 못하는 KC의 모습을 본 한화는 드래곤 앞에서 소수의 인원으로 대치하며 KC를 방해했고, 그 사이 미드와 탑 라인에 고속도로를 냈다.
한화는 2세트와 3세트에 이어 KC를 말려죽였다. KC는 한타에 승리한 이후에도 자야에 1:4를 막히며 바론을 먹지 못할 정도였다. KC는 마지막까지 격렬히 저항했으나 결국 체급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한화가 4세트에 승리, 퍼스트 스탠드 우승을 차지한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