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퀘어에닉스는 '드래곤 퀘스트 몬스터즈 3 마족 왕자와 엘프의 여행' 스팀 버전 출시를 기념한 개발진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2023년 12월에 출시된 드래곤 퀘스트 몬스터즈 3 마족 왕자와 엘프의 여행은 드래곤 퀘스트 IV의 적이었던 '피사로'가 주인공인 작품으로 마물과 함께 싸우는 몬스터 마스터가 되어 엘프 소녀 '로잘리', 인간 청년 '베넷'과 마계를 여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약 10개월 후인 2024년 9월에는 스팀 및 모바일 기기로 이식되었으며, 스팀 버전의 경우 가을 할인 시즌에 맞춰 처음으로 할인을 진행하고 있다.
인터뷰에는 스퀘어에닉스의 요코타 켄토(Yokota Kento) 프로듀서, 이시카와 유이치(Ishikawa Yuichi) 어시스턴트 프로듀서가 참여했다. 이하는 인터뷰 전문이다.
요코타 켄토(좌) 이시카와 유이치(우)
긴 역사를 자랑하는 드래곤 퀘스트 몬스터즈 시리즈가 마침내 PC 버전까지 출시되었다. 역사와 함께하는 개발진으로서 이번 스팀 버전 출시에 대한 소감을 들어보고 싶다. PC용 버전을 다시 낸 이유는 무엇인가? 최근 많은 일본 게임이 PC 버전을 출시하는 추세인데 이번 작품 역시 이런 흐름 중 하나일까?
최근에는 게임 전용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이나 PC로 플레이하는 게이머가 증가하는 추세인 만큼 해당 플랫폼으로도 발매하게 되었습니다.
기존 콘솔 버전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콘솔 버전엔 있었던 실시간 온라인 대전이 포함되지 않은 이유는? 이후 추가될 가능성이 있을까?
스마트폰 및 스팀 버전에서는 온라인 대전 환경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유저들에게 충분한 지원을 제공하기 어려운 점, 그리고 닌텐도 스위치 버전과의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온라인 대전 기능은 삭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대신, 게임에 등록된 다른 유저의 데이터와 자동으로 대전하는 '연속 퀵 배틀'은 스마트폰 및 스팀 버전에서도 즐기실 수 있습니다.
그래픽이나 프레임이 개선된 것으로 보이는데 스팀으로 개발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는가? 스팀 버전을 개발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 혹은 목표는 무엇이었는가?
DLC 발매 계획은 없습니다. 하지만 닌텐도 스위치 버전과 비교했을 때, 스팀 버전은 텍스처 해상도의 향상, 제한 없는 프레임 레이트, 고품질의 안티에일리어싱, 고해상도 출력 모니터와 울트라 와이드 모니터에 대한 대응 등 스팀이라는 플랫폼의 특성을 최대한 살린 그래픽 품질 개선이 이루어졌습니다.
콘솔 버전으로 오랫동안 즐긴 게이머는 재구매 메리트가 적다. 또 신규 몬스터에 대한 니즈도 큰데 추후 DLC를 출시할 계획은?
후속작에 대해서는 현재 구체적인 답변을 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또한, 현시점에서는 어떤 플랫폼에서도 추가 DLC 발매 계획이 없습니다.
드래곤 퀘스트 4에서 비극적인 면모를 보여준 피사로의 캐릭터성이 리메이크와 외전을 거쳐 희석되는 느낌이다. 이번 작품 역시 엔딩을 보고 나니 피사로에겐 좀 더 나은 인생이 되었지만, 작품의 캐릭터로서 그의 비극성과 카리스마가 희석된 느낌이다. 피사로 이야기의 방향성은 어떤 식으로 잡았는가?
그리고 피사로가 주인공이 되면서 말이 줄어든 느낌이다. 이러한 방식은 드래곤 퀘스트 주인공다운 변화로 볼 수 있지만, 개발자 입장에선 그만큼 스토리 연출 방식이 하나 줄어든 것과 같다. 피사로의 의사 표현을 나타낼 때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었는가?
말씀하신 것처럼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에서는 주인공이 말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번 작품에서도 피사로는 직접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모험을 함께하는 로잘리나 베넷과의 커뮤니케이션이나 이들의 대사를 통해, 피사로의 의사를 표현하도록 구성하였습니다
피사로는 '드래곤 퀘스트 IV'에서 마왕으로 등장하지만, 그를 그렇게 변화시킨 원인은 그때까지 겪어 온 사건들과 비극적인 경험 때문이었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피사로가 그러한 사건들을 경험하기 전의 모습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인상이 제법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드래곤 퀘스트 몬스터즈의 가장 큰 특징인 배합이 최적화를 통해 전작 이상의 재미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몬스터의 성별이 그렇다. 중요한 시스템인 만큼 선뜻 손대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는데 몬스터 배합을 구현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
배합은 모든 몬스터를 조합할 수 있고, 조합마다 새로운 몬스터가 탄생하는 등 수많은 패턴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배합 패턴에 '이 부모로부터 이 아이가 태어났다'라는 설득력을 주기 위해, 각 조합을 구상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습니다.
또한, 이번 작품에서는 배합을 더욱 간단하게 즐길 수 있도록 몇 가지 사양을 조정했습니다.
500종 이상의 몬스터가 등장한다고 했을 때 ‘이번에도 색만 바꾼 몬스터가 많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진짜 다양한 몬스터가 나오더라. 특히 드래곤 퀘스트 팬들에겐 선물이라고 불러도 부족할 정도로 반가운 몬스터들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혹은 사내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몬스터는 무엇인가? 혹은 이 몬스터는 꼭 구현해야 한다고 생각한 몬스터가 있었다면?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사실 색이 다른 몬스터의 비율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것은 저희가 중요한 과제로 삼았던 부분이었거든요.
개발 팀 내에서 특히 인기를 끌었던 몬스터는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몬스터인 '활짝꽃 드라고'였습니다.
꼭 구현해야겠다고 생각한 몬스터가 따로 있지는 않았지만,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종족들은 꼭 등장시키려고 했죠.
이미 출시되었던 게임인 만큼 전 세계 많은 게이머의 메시지를 받았을 것이다. 게이머들의 감상이나 비판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다면?
이번 작품에서 몇 가지 사양이 전작보다 더 간단해졌는데, 이에 대해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찬반 의견이 갈린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만난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한국의 플레이어 여러분, 안녕하세요.
'드래곤 퀘스트 몬스터즈'는 25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시리즈지만, 한국에는 아직 플레이한 적이 없는 분들도 많이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두 몬스터를 배합해 새로운 몬스터를 탄생시키는 '배합'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게임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시스템이면서도 간단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으니, 꼭 배합 시스템을 통해 본 작품의 세계관에 푹 빠져 보시기 바랍니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