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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간소화된 테크트리와 컨트롤로 완성되는 RTS '배틀 에이스'

신호현 기자

기사등록 2024-06-27 18:20:18 (수정 2024-06-27 15:4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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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의 시니어 게임 디자이너로 유명했던 '데이비드 킴'을 비롯한 스타크래프트 2 출신 개발자들이 설립한 '언캡드 게임즈'에서 최근 신작 RTS(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의 게임 '배틀 에이스'를 선보이며 다시 한번 시장 공략에 나섰다.

스타크래프트 2의 마지막 DLC인 노바 비밀 작전을 끝으로 RTS 장르는 사실상 명맥이 끊어진 상태라고 평가받는 가운데 언캡드게임즈는 'APM으로 대표되는 피지컬보다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전략전술 요소에 힘을 싣는 로지컬'에 지향점을 둔 게임을 개발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게임조선에서는 이번 스팀 서머 게임 페스트를 통해 공개된 신작 '배틀 에이스'를 클로즈 베타 버전을 직접 플레이해 보면서 게임의 완성도를 1차적으로 평가하고 개발진이 지향하고 있는 RTS의 가치가 작품 내에 제대로 녹아든 것인지 확인해 보고자 한다.

■ 굉장히 단순하고 익히기 쉬운 구성

배틀 에이스의 특징이라 함은 이들이 개발했던 전작들에 비해 굉장히 단순해진 구성을 들 수 있다. 진영 확장과 자원 채취는 자원이 배치된 지역의 시야를 확보하고 건설 유닛이 직접 방문할 필요도 없이 자원만 확보됐다면 Z키만 눌러 원터치로 해결할 수 있다.

유닛 생성 단축키는 따로 외울 필요 없이 왼손이 닿는 자판 기준 Q부터 F까지 8개의 버튼, 상위 티어 유닛을 생산하기 위한 테크업 버튼은 C와 V이며 그 외에 숙지가 필요한 별도의 조작은 없다.

자원 채취와 건물 건설 측면에 있어서 속된 말로 일꾼을 째서 펌핑을 하거나 적이 쉽게 침투 할 수 없게 건물을 배치하는 심시티 등 극한의 효율을 추구하는 별도의 기술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배틀 에이스라는 타이틀 명에 걸맞게 오로지 계획적인 유닛 생산과 전투 등 관리만으로 게임을 풀어나갈 수 있다.

전투 유닛만 주어지고 주어진 유닛의 컨트롤에만 신경 쓰면 되는 사용자 제작 맵인 '블러드' 내지는 '신전 부수기'에 가까운 형태인 셈이다.

심지어 개별 유닛은 모두 스킬이 1개거나 아예 없기 때문에 마이크로 컨트롤이 복잡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 유닛의 크기  충돌값, 이동속도, 사거리에 따라 적을 포위하고 점사하며 각개 격파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 컨트롤 그 이상으로 중요한 사전준비

배틀 에이스는 간소화된 컨트롤에 반비례하여 사전준비 과정과 전략성은 무척 중요한 게임이다. 기존의 RTS가 테크트리를 올리는 과정에서 극초반 일꾼 또는 1티어 지상 유닛이 정찰하여 얻은 정보를 통해 빌드를 수정하고 정립한다면 이 게임은 그냥 처음부터 자기가 사용할 유닛을 8개까지 지정하고 시작해야 한다. 

유닛의 능력치는 체력, 피해, 속도, 범위뿐이며 공격 타입이나 방어 타입에 따른 추가 계수나 상성과 같은 부가 정보가 없기 때문에 개별 유닛간의 힘 차이가 극심하지는 않은 수준이다.

하지만 비슷한 자원과 비슷한 양의 병력이 맞붙더라도 조합 구성에 따라서는 교전력이 크게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과 인게임 내에서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을 여럿 고려하여 최적화된 덱을 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판 한판의 플레이 타임이 10분으로 굉장히 짧긴 해도 엄연히 유닛간의 티어가 분리되어 있으며 자원과 시간 배분에 따라 재현 가능한 조합 구성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로망과 실전성의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해야만 승리를 거머쥘 수 있다.

■ 아쉬운 레벨 디자인과 개별 유닛의 인공지능 

게임을 시작한 플레이어는 튜토리얼을 마치면 바로 다른 유저와 1 VS 1 매칭 게임만 진행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8승을 해야 비로소 초반에 이용 가능한 유닛 8종 모두를 획득하고 추가 유닛에 대한 구매 권한과 2 VS 2게임 모드가 추가된다.

일반적으로 RTS는 유저들의 기본적인 수준이 꽤나 높은 장르이므로 생초보인 신규 유저 입장에서는 빠른 실전 투입은 꽤나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이마저도 플레이 횟수가 아닌 승리를 조건으로 달고 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온전한 덱 하나를 완성하는데에도 시간이 꽤나 소요될 우려가 있다.

심지어 매치메이킹 시스템 또한 아직 완전히 다듬어지지 않아 추후 인게임 재화인 워크레딧으로만 구매 가능한 유닛을 들을 만난다면 소위 말하는 '모르면 맞아야죠'라는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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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유닛들의 인공지능이 묘하게 모자란 모습을 보여줬는데, 예를 들어 특정 유닛 혹은 건물을 대상으로 강제 공격을 지정하더라도 일단 자신을 공격하는 유닛이 있다면 감정이라도 실린듯 발끈하여 자기 멋대로 지정 대상을 바꾸고 유닛간의 충돌이 발생하면 저절로 길을 열고 움직이지 않는 이상행동을 보였다.

물론 이는 클로즈 베타 서비스인 데다가 아직 개발 진행 중인 게임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넘어갈 수도 있지만, 정식 빌드에서 개선되지 않는다면 게임의 평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 요소로 보인다.

특히, 인공지능의 문제는 스타크래프트 1 시절 드라군(용기병)으로 대표되는 모자람을 속편에서 극적으로 개선하여 호평받은 만큼 단점의 회귀라는 상황은 가급적 피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 총평

현대 RTS 장르는 엄청난 수준으로 고도화된 탓에 피를 말리는 초반 견제와 정보전에서 승부가 대부분 판가름 나는 경우가 많지만 결국 우리가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을 플레이하는 이유는 병력 대 병력에서 나오는 대규모 교전의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서다.

이러한 점에서 대규모 교전의 미학을 짧은 플레이 타임 내에서 플레이어의 손을 덜 타더라도 훌륭하게 구현해냈다는 점에서 '배틀 에이스'는 충분한 잠재력을 가진 작품으로 보인다.

과연 배틀 에이스는 RTS 장르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RTS 장르의 팬들이라면 이 게임의 향후 행보를 주목해 봐도 좋을 것이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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