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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리뷰] 스텔라블레이드, 비주얼에 액션과 성장도 묻고 더블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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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신규 IP(지적재산권)로 등장하는 게임이 출시 전부터 큰 기대를 받는 경우가 있다.

게임성을 속단하기 어려운 시점에서 기대를 받는다는건 그래픽이 훌륭하거나, 서사가 기대되거나, 캐릭터가 매력적이거나... 등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부정적인 이슈만 아니라면 개발사 입장에선 꽤 반가운 일이다. 그것이 콘솔이라는 영역에 처음 도전하는 개발사라면 더더욱 그렇다.

오늘 소개하는 시프트업의 '스텔라블레이드'가 딱 그런 게임이다. 

스텔라블레이드는 출시 전부터 소위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올바름)'에 의한 공격을 받았던 게임이다. 한 서양권  매체와 인플루언서를 통해 퍼진 이슈는 꽤나 많은 게이머들의 입과 귀를 거쳐, 광통신선을 타고 세계로 뻗어나갔다. 이유는 '비현실적으로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가 주인공'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전화위복이라 했던가? 이 '어처구니 없는 발언'의 발원지는 외면받았고 남은 것은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가 나오는 활극액션이 곧 출시된다고?'라는 기대감만 남았다. 그렇게 스텔라블레이드는 출시 전부터 아마존USA 판매량 1위, 일본 판매량 2위를 기록하며 많은 게이머에게 관심받는 게임이 됐다.

이제 4월 26일 출시가 코앞으로 다가온 스텔라블레이드. 게임조선은 앞서 리뷰용 코드를 받아 먼저 플레이해볼 수 있었다. 과연 스텔라블레이드는 데이브더다이브, P의거짓을 잇는 한국 콘솔의 계보를 이을 수 있을까? 기자의 개인적 의견이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Yes'다.


미녀 주인공이


활극을 펼치는


재미있는 액션 게임

 

본 리뷰는 스토일러 방지를 위해 스토리는 초반부만,
그 외 부분도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일부 글과 스크린샷을 통해
소량의 정보가 노출될 수도 있습니다.
스포일러에 민감한 분들은 주의해주세요.

 

◆ 매력적인 세계관과 매력적인 캐릭터

스텔라블레이드는 미래에 네이티브(NA:TIVE)라는 괴물에게 완전 점령당한 지구를 배경으로 한다. 점령당한 지구는 황폐화됐고 남아있는 인간들은 절대다수가 사망, 그나마 남은 사람들이 숨어지내며 미약한 저항을 하는 수준이다. 

네이티브 멸절을 목표로 하는 '프로토콜 붕괴 기관'이 지구 탈환을 위해 EVE라는 미형 생체병기를 강하시켰고, 주인공 '이브07(이하 이브)'은 그 7차 강하 부대원 중 하나다. 네이티브의 강력한 방어 앞에 이브를 제외한 모든 EVE들은 전멸했지만 이브는 지구의 생존자 아담을 만나 네이티브 멸절을 목표로 전투에 나선다.

인간을 닮은 여성형 전투원, 같이 다니며 전투를 도와주는 드론, 빼앗긴 지구를 찾기 위한 지속적인 강하 작전 등 스토리의 기본적인 틀은 '니어 오토마타'와 상당히 흡사하다. 하지만 생존자가 남은 지구, 아담이라는 인간 조력자 등 꽤 많은 부분이 달라 게임을 진행할 수록 차별점을 찾일 수 있었다.

이는 후술할 시스템이나 장르적 특성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데모를 플레이 한 게이머라면 익숙한 오프닝 화면


선남선녀의 네이티브 절멸 여행기

스토리적인 측면에서 가장 신경을 많이 쓴 것은 완전히 황폐화된 지구와 사망자, 자료 등을 통해 조금씩 밝혀지는 세계관에 있다. 특히 미래를 상상해 구현된 최신 기술들의 흔적과 간간히 발견되는 구시대(우리 기준으론 현시대) 유물들을 통해 세계관을 조금씩 넓히는 부분은 꽤 재미있는 요소.

예를들어 지구의 구시대 유물을 전혀 모르는 이브가 책을 가리키며 '이건 뭐야?'라고 하면 아담이 드론을 통해 '이건 책이라는 거야. 하나에 약 1mb의 텍스트 정보를 넣을 수 있지'라 답한다. 이런 대화를 통해 이브는 인간과 같은 모습이지만 '우리 상식과 완전히 다른 개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리고 있다.

이런 장치를 게임 곳곳에 잘 배치해 자연스럽게 세계관을 설명하는 파트가 곳곳에 배치돼있어 탐험의 재미를 높였다.


사망자를 통해 조금씩 알 수 있는 세계관


디스토피아에서 펼쳐지는 대화는 아이러니하게도 몽환적이다

 

◆ 소울만큼은 아니지만 꽤 어려운 전투

스텔라블레이드의 장르가 액션인만큼 전투라는 요소는 게임의 핵심중 핵심이다. 액션이라 하면 공격, 방어, 회피의 미학으로 이 부분을 얼마나 직관적이고 납득 가능한 선으로 만드냐에 따라 게임의 평가가 완전히 갈린다. 이 미묘한 줄타기에 실패해 게임의 평가가 나락으로 떨어진 게임이 아주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스텔라블레이드의 액션은 합격점을 주기 충분했다. 단순히 돌진과 공격만 하면 단 하나의 적도 쓰러뜨리지 못할 정도지만, 적의 패턴은 생각보다 직관적이고 반응할만한 시간도 충분히 주는 편. 적절한 공격 후 적의 패턴을 보고 방어와 회피를 선택한 후 다시 일정량 공격하는 것이 기본적인 패턴이다.


공격과 방어와 회피가 적절히 맞물린 액션 시스템


중반부터 드론을 이용한 원거리 공격도 가능해진다

단순한 방어 후 공격 패턴을 타파하기 위해 체력게이지 하단에 방어 게이지를 만들어 모두 사라지면 방어가 불가능하게 만들었고, 적의 일부 공격은 아예 방어가 불가능하게 설계됐다. 단, 이런 공격들은 미리 예고 동작이 있고, 이를 회피하면 멋진 회피 동작과 큰 대미지를 줄 수 있는 찬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플레이 시 큰 쾌감을 준다.

전체적으로 액션의 난이도가 높지만 적응이 어려운 수준은 아니며, 시스템을 파악할 수록 더 화려하고 역동적인 전투가 가능하게 설계돼있다.


일정량 퍼펙트 패링에 성공하면


화려한 처단 공격이 가능

공격, 회피, 일반 가드는 꽤 납득가는 수준이지만 적의 공격이 닿기 직전 가드를 누르면 발동되는 퍼펙트 패링은 보상이에 비해 리스크가 상당히 높다는 느낌이 강했다. 모든 적은 일정 수의 균형 포인트가 있어 이 수만큼 퍼펙트 패링에 성공해야 하는데 이를 성공하면 '처단'이라는 매력적인 전용 모션과 일반 적은 한방에 해치울 정도로 강력한 대미지를 줄 수 있다. 다만 이를 노리기엔 성공해야 하는 균형 수가 너무 많다는 점. 개인적인 생각으론 성공 가능 퍼펙트 패링 수를 1개정도 줄이는 것이 합리적이라 생각된다.


처단이 강력하다지만 퍼펙트 패링 요구 수가 너무 많다는 느낌


꽤 많이 사망하는 게임이지만 패널티는 없으니 안심

게임의 휴식지인 캠프에선 이브가 가진 스킬을 강화하고 기어를 장착해 전투 스타일을 변경할 수 있다. 

스킬의 경우 적을 해치우거나 퀘스트를 완료하는 등 여러 조건에 의해 일정량을 채우면 스킬 트리 앞에 있는 스킬을 개방할 수 있다. 이때는 공격, 생존 등 여러 분야로 나뉘어져 있어 자신이 많이 사용하는 순서로 개방하면 된다. 스킬을 개방하면 확실히 해당 분야 액션을 취할 때 기존보다 수월해지는 것이 느껴지는 수준이다. 스킬은 언제든 초기화할 수 있어 부담없이 사용하다 아니다 싶을 때 다시 찍는 것도 가능하다.


스킬은 꽤 다양하고 입맛에 맞게 찍으면 된다

기어의 경우 장비의 개념으로 생각하면 된다. 기어 역시 공격, 방어, 속도 등 여러 스텟을 올려주기 때문에 자기가 아쉬운 부분을 보완하거나 특출난 부분을 더 강화하는 형태로 취향것 선택할 수 있다. 같은 타입을 여러개 장비하면 더 높은 효과를 얻을 수 도 있다.


정비 콘솔에서 다양한 능력을 선택해 올릴 수도 있다


당연히 드론도 업그레이드가 가능


게임의 최대 장점(?)인 옷 갈아입기도 가능

◆ 최적화 100점, BGM도 100점, 더빙은... 90점?

스텔라블레이드의 최적화는 한마디로 완벽했다. 김형태 대표가 미디어 인터뷰에서 '스텔라블레이드는 상시 60프레임을 유지한다'고 자신있어 했는데 그 자신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한 화면에 많은 적이 등장하는 게임이 아니지만 오픈월드 특성상 꽤 많은 데이터를 로딩하는 환경인데다 이브의 움직임이 상당히 빠름에도 플레이하는 동안 한번도 멈추거나 버벅거림이 생기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최적화에 대한 얘기는 더이상 할게 없다고 볼 수 있다.


최적화에 대해선 무조건 칭찬해야 된다고 생각될 정도

스텔라블레이드의 BGM은 아주 훌륭했다. 액션 장르에서 BGM이 차지하는 비율은 꽤 낮은 편이라 왠만큼 뛰어나지 않으면 그대로 묻히기 마련인데 스텔라블레이드는 반대로 게임을 껐을 때 무의식적으로 BGM을 흥얼거릴 정도로 임팩트 있었다. 특히 탐험 파트에서 흘러나오는 잔잔한 음악과 자이온에 도착했을 때 속삭이듯 들리는 보컬송은 계속 머릿속을 맴돌 정도로 뛰어났다. 


자이온에서 들리는 잔잔한 더빙곡은 지금도 흥얼거리는 음악이 됐다

한국어 더빙은 기본적으로 뛰어나지만 호불호의 영역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된다. 일단 한국 게임이니 당연히 한국어 음성과 자막이 완벽하게 지원된다는 점은 고무적인 부분. 성우의 연기력과 자막의 싱크 등도 모두 훌륭한 수준이다.

다만, 더빙 부분은 개인적으로 약간의 위화감이 들었다. 일단 콘솔 게임 특성상 영어, 일본어 음성에 익숙한 나머지 한국어 더빙으로 게임을 했을 때 오히려 위화감을 느끼는 부분이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 그리고 게임의 메인 캐릭터인 이브와 아담의 대화가 전체적으로 항상 자신들의 목숨을 위협받고, 지구를 탈환한다는 긴장감 넘치는 세계관에 있음에도 항상 평온한 분위기로 대화한다는 위화감이 있었다.


긴장감 넘치는 장소에서 어울리지 않다고 느껴질 정도로 평온한 대화

◆ 서서히 예열돼 후반에 폭발하는 재미

스텔라블레이드는 처음엔 그냥 재미있는 수준의 액션 게임이다. 그러다 서서히 시스템과 스토리가 확장되고, 거점격인 자이온이 등장하면 탐험과 육성이 가미된 오픈월드 게임으로 확장된다. 그때부터 게임의 재미는 단순한 액션에서 내가 성장시키고 확장시키는 게임으로 변한다. 그 재미는 서서히 예열되다 후반부에 이르러 폭발하게 된다. 

김형태 대표는 스텔라블레이드를 통해 탐험의 재미, 액션의 재미, 성장의 재미를 강조했다. 장르로 대입하면 오픈월드 액션RPG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그리고 기자가 직접 플레이해 본 바 모두 충분한 재미를 갖추고 있었다. 그래픽, 스토리, BGM, 시스템, 액션성, 음성/자막, 옵션에 이르기까지 모두 수준급 이상의 퀄리티를 보여줬다. 

단순한 예로 김형태 대표는 이브의 긴 포니테일이 휘날리는 멋을 위해 많은 개발력을 들였다 언급한 바 있다. 그럼 게임의 비주얼만을 위해 포니테일'만' 신경쓴걸까? 아니다. 비주얼의 완성을 위해 포니테일'도' 신경쓴 것이다.

'우리는 콘솔 처녀작이니까 이런 부분은 좀 미흡해도 이해해주겠지?'라는 생각을 할법도 한데 적어도 기자 기준으론 패드를 놓는 순간까지 '아! 이건 진짜 아니지!'라는 부분은 없었다. 그냥 '아 다른건 진짜 좋은데 이건 조금 아쉽네...' 수준이다. 스텔라블레이드는 그 정도로 잘 만들어진 게임이다.


우리 게임 진짜 잘 만들었어요! 라고 어필하는 듯 하다

기자는 재미있는 한국 콘솔 게임이 등장할 때마다 '콘솔 불모지에 이런 게임이?', '이제 우리도 콘솔 명가' 라는 표현을 사용했었다. 처음 썼을 땐 꽤나 참신한 표현이라 생각했는데 이제 명작이라 불러도 손색없는 게임들이 속속 등장해 식상한 표현이 됐다. 하지만, 아직 이를 대체할만한 딱 맞는 표현을 찾지 못해 한번만 더 사용하려 한다. 

재미있는 게임이라는 점은 장담하지만 마지막까지 고민하는 부분은 79,800원이라는 꽤 높은 가격. 이는 확실히 단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물론 가격은 게이머마다 느끼는 간극이 있어 주관적 호불호의 영역인데 적어도 기자 입장에선 다소 비싸게 느껴지는 부분. 대신 P의 거짓 발매가였던 64,800원이라면 주저없이 추천했을 정도로 재미면에선 나무랄데가 없다고 확신한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콘솔 불모지에 가까운 한국에서 이제 우리도 콘솔 명가라 불릴만한 게임이 있다고 말할 때 그 리스트에 꼭 넣고싶은 AAA급 게임이다.


스텔라블레이드로 한국 콘솔의 위상이 더 높아지기를...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 [gamechosun.co.kr]

배향훈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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