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리뷰는 스팀덱 환경에서 플레이 및 촬영 후 작성되었습니다.
* 팬텀 리버티 스토리 및 본편 엔딩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사이버펑크 2077이 신규 DLC '팬텀 리버티'로 돌아왔다. 사이버펑크 2077는 출시 전부터 출시 후까지 다사다난했던 게임이다. 사이버펑크 콘셉트의 오픈월드 게임이라는 큰 기대를 받으면서 출시되었지만, 막상 출시되니 약속했던 콘텐츠는 축소되어 있었고 각종 버그로 인해 게임은 제대로 진행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후 많은 개선을 거치면서 사이버펑크 2077은 마니아들과 팬들 사이에서 부활에 성공한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이르렀다.
이번 신규 DLC 팬텀 리버티는 이러한 흐름의 정점을 찍는 콘텐츠였다. 핵심 콘텐츠인 추가 스토리는 메인 스토리만 약 10~15시간 수준이며, 기존 퀘스트들의 후일담, 신규 서브 퀘스트 및 반복 퀘스트 등 사이버펑크 2077의 세계관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만족할만 분량을 담아냈다. 또 팬텀 리버티 전후로 추가되는 신규 콘텐츠들은 게임의 진행 방식을 한층 개선해 나이트 시티 속 V의 삶을 한층 더 풍부하게 만들어줬다.
팬텀 리버티 스토리는 본편 메인 스토리의 퍼시피카 부두보이즈 스토리를 모두 완료하면 활성화된다. 그래서 팬텀 리버티의 주 무대가 되는 도그 타운이 퍼시피카 근처고, 핵심 인물들 중에선 부두 보이즈가 등장한다. 부두보이즈와 어떤 형태로든 관계를 청산한 V는 의문의 넷러너 '송버드' 송소미에게 연락을 받고 NUSA 대통령 로잘린드 마이어스 구출 의뢰를 받으며 팬텀 리버티 스토리를 시작한다. 그리고 대통령 일행은 도그 타운에서 날아온 의문의 미사일에 맞고 불시착하고, V는 그들을 돕기 위해 뛰어든다.
이번 스토리엔 렐릭을 직접 해킹하고 조니 실버핸드에게 직접 간섭할 수 있는 뛰어난 넷러너 송소미와 밀리테크의 전 CEO이자 NUSA의 3선 대통령이라는 어마어마한 타이틀을 가진 로잘린드 마이어스, 그리고 과거 어떤 임무로 인해 나이트 시티에서 숨어 살아야 했지만, 대통령의 부름에 답한 비밀 요원 솔로몬 리드 등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들 캐릭터들은 저마다 속내를 감추고 V를 만나 대통령을 구하고 도그 타운에서 살아나가기 위해 수많은 선택의 고비에 서게 된다.
개발진은 이번 스토리를 첩보 스릴러로 정의했다. 그리고 그 정의대로 팬텀 리버티 스토리를 진행하다 보면 007 같은 첩보 영화에 나올법한 독특한 장비와 기술을 손에 넣고 사용하게 되고,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적과 주변인, 심지어 동료들까지 의심해야 하는 긴장감 속에 임무를 진행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긴장감은 적의 심장부에서 생존을 위해 모든 이를 속이고 배신하며 살아온 송소미와 충성과 신념 사이에서 갈등하며 임무를 수행하는 솔로몬 리드를 선택해야 할 떄 극적으로 고조된다.
팬텀 리버티의 특정 스토리를 완수하면 본편에 새로운 엔딩이 추가된다. 팬텀 리버티 스토리 전반에 걸쳐 선택을 강조한 만큼 새로운 엔딩 역시 V와 주변인들의 선택과 그 결과를 보여주는 내용을 담아냈다. 첩보 스릴러라는 콘셉트를 위해 다소 극단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팬텀 리버티의 스토리 및 캐릭터성과 별개로 신규 엔딩은 V와 조니 실버핸드의 유대, 특히 본편을 오랫동안 플레이해온 게이머라면 만감이 교차하는 기분을 느끼게 되는 콘텐츠가 될 것이다.
조니에게 직접 영향을 끼칠 정도의 실력을 가진 송버드 = 게임조선 촬영
팬텀 리버티의 핵심 키워드는 '선택', 송버드를 믿기 VS 솔로몬 리드를 믿기= 게임조선 촬영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팬텀 리버티 스토리를 시작 못하는 숨겨진(?) 엔딩도 있다 = 게임조선 촬영
신규 엔딩은 우리_조니가_달라졌어요.mp4 = 게임조선 촬영
신규 서브 퀘스트로는 팬텀 리버티 스토리를 진행하며 파생되는 서브 퀘스트와 도그 타운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전면에 나선 미스터 핸드의 의뢰, 지정한 자동차를 훔쳐 추격 차량을 뿌리치고 배달해야 하는 엘 카피탄의 의뢰 등이 추가되었다. 일부 서브 퀘스트의 경우 본편 서브 퀘스트와 마찬가지로 진행 방식이나 대화 선택지에 따라 결과와 보상이 달라지며, 후속 퀘스트 진행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일부 서브 퀘스트의 경우 본편의 후일담을 다루기도 한다. 본편 서브 퀘스트에서 추가 파생 서브 퀘스트로 이어지거나 완료했던 본편 서브 퀘스트의 결과를 메시지로 전달해 주기도 한다. 본편을 오랫동안 즐긴 유저라면 완성도에 대한 기다림의 보답으로 느껴질만한 부분.
특히 이 덤 앤 더머 경찰관들의 서브 퀘스트는 정말 약빨고 만들었다고 좋을 정도로 훌륭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 게임조선 촬영
본편을 오래 해본 게이머라면 무심코 미소를 짓게될 것 = 게임조선 촬영
시스템 면에서 크게 바뀐 부분은 특전과 사이버웨어, 장비 제작 및 업그레이드 방식의 변화를 가장 크게 느끼게 될 것이다.
기존의 특전이 무기를 강화시켜주는 패시브 역할에 가까웠다면 새롭게 바뀐 특전은 일종의 클래스를 강화하는 액티브 스킬과 보조 패시브 스킬이 되었다. 특히 9레벨과 15레벨, 20레벨에 얻을 수 있는 특전들은 무기 사용법이 완전히 달라지는 효과를 가지고 있어 마치 전직을 하는 느낌을 들게 해준다. 예를 들어 반사 신경 9레벨 특전인 '일섬벽력'을 투자할 경우 강한 공격을 할 때 자동으로 주변 적에게 도약하며, 지능 15 '오버클록'을 투자하면 램 대신 체력을 사용해 퀵핵을 사용할 수 있다. 본편을 즐기던 게이머들이 특정 빌드나 모드 등으로 구현한 플레이 스타일을 특전이라는 형태로 제공하는 느낌이다.
팬텀 리버티 스토리 초반부를 진행하면 새로 추가된 렐릭 특성으로 캐릭터를 더욱 강화시킬 수 있다. 렐릭 특성 포인트는 팬텀 리버티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마치 그래피티 처럼 여기저기서 수집할 수 있으며, 3가지 계열에 투자해 특수 능력을 해금할 수 있다. 크게 팔 부분 사이버 웨어를 강화하는 능력, 적에게 약점 부위를 표시하는 능력, 적의 경계심을 한 번에 낮추는 능력이 있으며, 수많은 적을 상대하고 잠입을 수행해야 하는 팬텀 리버티 스토리 진행에 큰 도움을 준다.
일정 주기로 강력한 기술이 생기니 성장의 재미가 살아났다 = 게임조선 촬영
렐릭 특성은 팬텀 리버티 스토리를 해야 얻고 성장시킬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사이버웨어는 이제 특성 제한이 사라진 대신 사이버웨어마다 일정 비율 특성에 따른 추가 능력치를 받는 형태로 변했다. 대신 사이버웨어 용량이 정해져 있어 높은 용량을 요구하는 강력한 사이버웨어를 사용하려면 그만큼 다른 부위에서 용량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특히 5티어 사이버웨어의 효과를 한층 더 높인 신화 사이버웨어의 경우 막대한 용량을 요구하기 때문에 효과와 용량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게 된다.
또한 의류 장비에서 방어력이 사라지고 사이버웨어에 방어력이 생기면서 사이버웨어 커스터마이징의 중요성이 한층 더 상승했다. 사이버웨어는 부위에 따라 티어 5+에서 5++까지 강화할 수 있으며, 강화 시 체력 증가, 근접 피해 저항, 재장전 속도 등 다양한 보조 옵션을 바꿀 수 있다. 거의 모든 사이버웨어 효과가 바뀌었고, 용량과 방어력, 보조 능력치까지 고민해야할 요소가 많기 때문에 기존에 부족했던 장비 커스터마이징의 재미를 이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특성 제한은 없지만 대신 용량이 생겨 커스터마이징에 머리를 굴리게 된다 = 게임조선 촬영
방어력 VS 그 외 효과, 고민하게 될지어다 = 게임조선 촬영
사이버웨어 개조로 보조 능력치를 바꿀 수 있고, 테크 능력으로 선택지를 늘릴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강력한 신화 사이버웨어를 입고 싶다면 머리카락이 빠지도록 커스터마이징 해보자 = 게임조선 촬영
테크 능력을 투자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어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제작 전설들은 이제 제작에 필요한 제한이 사라지면서 원하는 유형의 무기가 필요할 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수단으로 바뀌었다. 또한 할수록 필요 재료가 기하급수로 증가하던 업그레이드도 이제 티어 5++까지 제한을 두고 고정된 수만큼 재료를 사용해 저레벨부터 유용한 강화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드디어! 종이쪼가리였던 설계도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부담스러웠던 업그레이드 비용도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변경 = 게임조선 촬영
특전과 사이버웨어, 장비 제작 및 업그레이드 등 핵심 시스템이 바뀌면서 전투의 양상도 변화했다. 특히 가장 체감되는 부분은 사기 빌드 중 하나였던 넷러닝이다. 카메라를 해킹해 하나만 뿌리면 무혈 입성 가능한 수준이었던 감염이나 특전과 함께 적들을 분쇄하던 합선 같이 강력한 퀵핵들은 대미지가 줄어들고 요구 램이 높아지면서 위력이 크게 줄어들었다. 대신 다른 퀵핵과 사용할 때 더 큰 대미지나 새로운 효과를 발휘하는 등 퀵핵에 따라 시너지가 생겼다.
예를 들어 전염 상태의 적에게 과열을 사용하면 독성 물질이 폭발하고, 합선은 사이버웨어 오작동 효과를 중첩할 때마다 피해량이 증가한다. 또 핑 상태의 적에겐 스마트 무기의 록온 속도가 증가하고 안구 재부팅 상태의 적에게 헤드샷이나 약점 공격을 하면 램을 회복하고 퀵핵이 확산되며, 이동 제한 적에게 근접 공격의 피해량이 증가하고 마무리 공격에 취약하게 만드는 등 전투 시너지가 크게 증가해 적극적인 전투 넷러너 플레이의 가치가 크게 상승했다.
근접 및 원거리 빌드의 경우 스태미너 가치가 올랐다. 스태미너 상황에 따라 상대에게 주는 피해량, 받는 피해량, 특수 효과 등이 바뀌기 때문에 스태미너를 잘 관리해야 원활한 전투가 가능하다. 업데이트를 통해 회복 수단과 수류탄 사용 방식이 소모품에서 스택 방식으로 바뀌었기 떄문에 스태미너를 통한 보너스 관리가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캐릭터가 강력해진 만큼 난이도에 따라 적들도 급격하게 강해진다. 매우 어려움 난이도에서 해골 마크를 단 정예 적은 V를 몇 번의 공격으로 눞힐만큼 높은 공격력을 가지고 있으며, 일반적인 공격으론 제대로된 피해를 입히기 어려워 특전과 사이버웨어, 장비 효과, 램과 스태미너 등 자원을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
가장 체감된 부분은 시너지 효과가 생긴 넷러너 전투 = 게임조선 촬영
매우 어려움 난이도를 하면 왜 강력한 특전과 사이버웨어, 장비를 줬는지 알게될 것 = 게임조선 촬영
팬텀 리버티와 핵심 시스템 업데이트는 사이버펑크 2077이 가지고 있던 매력을 한층 더 높은 곳으로 끌어올렸다. 나이트 시티와 도그 시티에서 일어나는 사건들, 매력적인 NPC와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 그리고 생동감 넘치는 전투와 행복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커스터마이징 요소까지 게이머들이 이 게임을 끊임없이 하게 만드는 요소들을 극대화시켰다.
물론 아직 아쉬운 부분은 남아있다. 차량 전투는 아직 미끄러지는 듯한 운전 조작감으로 인해 만족스러운 수준까지 끌어올리진 못했으며, 좀 더 높아진 사양으로 스팀덱 등 일부 저사양 기기에선 팬텀 리버티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4~5번의 프리징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가된 운전 특전을 사용하는 차량 전투의 묘미, 끊임없는 흡입력 덕분에 게임을 게속 실행하게 된다.
완벽하진 않다. 하지만 충분히 보완했다. 그러니 제발 DLC 하나만 더 만들자. 만들어 주세요.
가지말고 하나 더 만들어!! = 게임조선 촬영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