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장면이 담긴 동영상과 아트웍, 게임의 실제 진행 장면을 담은 사진이 인터넷과 잡지를 통해 공개되면서 '홈월드'는 게임 업계 관계자와 게이머들 사이에서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으로 손꼽히기 시작했다.
듣도 보도 못한 레릭엔터테인먼트라는 초년병들이 3D 그래픽으로 구현하기 가장 어려운 세계관으로 손꼽했던 우주의 광활한 공간감을 완벽하게 살려낸 일은 화제가 됐다. 역대 어느 게임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모니터를 가득 채우는 위용을 자랑한 대규모 우주 선단의 박진감 넘치는 전투씬 역시 게이머들을 들뜨게 만들었다.
결국 '홈월드'는 발매와 동시에 2년 연속 최고의 게임상을 수상하면서 EA캐나다스튜디오와 래디컬엔터테인먼트 재직 경력을 갖고 있던 20대 홍안의 프로그래머 알렉스 가든에게 제2의 시드 마이어라는 별칭을 안기고 레릭엔터테인먼트를 일약 1급 게임 개발사의 반열에 올리는 수운을 세웠다.
또한 3D 가속 기능을 갖춘 그래픽 카드 없이는 현존하는 컴퓨터 성능을 만족시킬만한 정교한 3D 그래픽의 완벽한 구현이 불가능하다는 업계의 정설을 단박에 깨트리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오는 26일 손오공(대표 최신규)을 통해 국내 발매될 예정인 '홈월드2'는 1999년 발매된 '홈월드'와 2000년 선보인 독자적인 구동이 가능한 확장팩 '홈월드: 카타클리즘'의 기술과 정신을 잇는 차세대 3D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전작에 이어 카란 사젯이 이끄는 히가라인들이 새로운 적에 대항해 종족의 안녕을 찾고 자신들의 역사 뒤에 숨겨진 진실을 발견하게끔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홈월드2'는 전작의 장점과 특징을 진보된 게임 제작 기술과 그간의 노하우를 활용해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켰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게임인만큼 '홈월드2'는 광활한 우주공간을 무대로 일대 격전을 벌이는 함선들의 모습을 정교하면서도 세밀하게 묘사했다. 마우스를 이용해 게이머는 현재 모니터를 통해 보고 있는 지점이나 함선을 자유롭게 축소하고 확대해서 감상할 수 있으며 360도 회전 역시 가능하다.
우주선의 용도와 성능에 따라 결정되는 크기의 차이 역시 정확한 선을 그어 표현,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는 우주선의 육중함을 제대로 그려냈다. 3D 가속 그래픽 카드에 의해 묘사된 우주 공간도 우주선 못지 않게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소행성과 운석, 은하수 등의 배경적 요소를 첨가한 우주공간의 모습은 황홀경 그 자체다.
전작의 독특한 인터페이스 시스템은 '홈월드2'에서 좀 더 정교하고 효율적으로 다듬어져 삽입됐다. 함선과 우주선이 대기하고 있는 게임상에서 우측에 팝업 형식으로 노출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플레이어는 키보드 상에 배열되어 있는 단축키와 마우스를 적절하게 활용해서 빠른 속도로 함선과 우주선에게 이동이나 공격, 방어 등의 명령을 하달할 수 있다. 디자인 또한 가상의 미래 세계를 무대로 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나타내 듯, 반투명 효과로 깔끔하게 구성되어 있다.
전작에 등장하지 않았던 신무기들과 더불어 성능과 역할이 정확하게 배분되어 있는 함선을 조종하는 재미 역시 배가 됐다. 전작 '홈월드'가 액션성과 전략성이 가미된 신개념의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홈월드2'는 전략성이 가지는 두뇌 플레이와 속도감과 화려함이 돋보이는 전투를 함선 하나로 압축해냈다.
플레이어는 전작보다 향상된 기능과 외형을 갖춘 전함을 운용하면서 전투 뿐만이 아니라 적함 나포나 회피, 적의 화력을 무력화 시키는 등의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과 노하우의 바탕에 덮혀 씌워진 멀티플레이 기능은 '홈월드2'의 작품성과 성능을 극대화 하는 역할을 한다. 최대 6명의 게이머가 랜과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 각지에 흩어져있는 게이머들과 서로의 전략성을 겨룰 수 있으며 이를 위한 포럼 게시판이 인터넷 상에 현재 공개되어 있다.
'홈월드2'를 가공해 자신만의 게임을 만들려는 아마추어 프로그래머와 게이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레릭엔터테인먼트의 정책도 주목할만 하다.
그간 자사의 게임인 '홈월드'와 '임파서블 크리쳐스'용 SDK(Software Development Kit)를 꾸준히 배포해 온 레릭엔터테인먼트는 현재 '홈월드2'용 SDK 제작에 매진 중으로 이를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공개할 예정이다.
과거 영화 '스타워즈'와 일본 애니메이션 '마크로스' 등 '홈월드'를 기반으로 한 개조 게임의 열풍을 '홈월드2'에서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홈월드2' 데모 다운로드
[권영수 기자 blair@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