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으로 무대를 옮긴 '갓 오브 워' 시리즈의 후속작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이하 갓오브워라그나로크)'가 11월 8일 발매를 앞두고 있다. 갓오브워라그나로크는 전작 '갓 오브 워'에서 이어지는 북유럽 사가의 속편이자 마지막 작품으로 이제 어엿한 청소년이 된 아트레우스(로크)와 곧 다가올 대재앙 '라그나로크'를 막기 위한 크레토스의 모험을 담고 있다.
전작이 스토리, 그래픽, 전투, 퍼즐, 모험 요소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호평을 들으며 플레이스테이션 독점 게임(현재는 PC스팀으로도 발매)임에도 1950만장을 팔아치운 희대의 게임이니 그 후속작의 기대감이 높을 수밖에 없다. 게이머들 사이에서 '전작만큼만 나와줘도 무조건 대작'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니 말이다.
게임조선은 리뷰를 위해 조금 일찍 코드를 제공받아 플레이해 볼 기회를 얻었다. 아직 발매 전이라 공개하지 못하는 정보도 있으니 모든 것을 시원스럽게 말할 순 없지만, 혹 구매를 고민하는 게이머가 있다면 이건 확실히 말할 수 있겠다. '갓오브워라그나로크'는 이미 명작이라 불리던 전작보다 스토리, 그래픽, 볼륨, 전투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확실히 업그레이드한 명작이다.
<본 리뷰는 PS5 버전을 기준으로 작성했고, 공식적으로 알려진 정보 외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 차세대기로 더 쾌적한 프레임과 그래픽
일단 플레이 쾌적성에 대해 말하자면 더 높은 성능을 가진 PS5로 나오는 첫 작품이다 보니 모든 면에서 전작보다 훨씬 좋아지고 쾌적해졌다. 사실 전작도 그래픽과 프레임 드롭 부문에서 결코 떨어지는 게임이 아니었지만 간간이 어색한 그래픽이나 프레임 드롭 현상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는데 '갓오브워라그나로크'에서는 아예 체감이 되지 않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전작보다 한 화면에 등장하는 적 수도 전체적으로 늘었고, 여러 이펙트가 화려하게 출력되고 있어도 일체의 프레임 드롭을 체감할 수 없는 수준이다. 특히 로딩은 아예 없다고 표현해도 될 정도인데 차원문을 이용해 지역을 이동하거나, 사망 시 재시작할 때처럼 특수한 경우에 1~3초 내외의 짧은 로딩이 느껴지는 것을 제외하면 아예 로딩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그래픽 수준은 사실상 전작과 비슷한 수준에 조금 더 디테일한 부분이 다듬어진 느낌. 전작이 워낙 미려한 그래픽을 보여주다 보니 이 약간의 변화만으로도 완벽함에 가까워졌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는 차세대기 PS5를 기준으로 한 것이라 PS4까지 장담할 순 없지만, 적어도 PS5로 플레이 예정인 게이머라면 그래픽과 프레임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
1편과 크게 다르지 않은거 같지만 여러 부분 발전했다
◆ 전투의 찰진 손맛은 그대로에 더 다양해진 적 종류
1편에서 호평받았던 타격감 넘치는 전투는 그대로 2편으로 계승돼 여전히 찰진 손맛을 자랑한다. 근거리와 원거리를 커버하는 리바이어던 도끼, 중거리를 커버하던 혼돈의 블레이드도 건재해 초반부터 자유롭게 변경하면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방패는 기존 수호자의 방패 외 전투 스타일에 따라 맞는 방패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변경됐다.
초반부 전투의 흐름은 1편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전투 중 얻는 경험치를 통해 새로운 스킬을 얻어 더 다양한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데다가 배운 스킬을 일정 횟수 이상 사용하면 한번 더 개조가 가능해 후반으로 갈수록 다양하고 깊이있는 전투가 가능해진다. 특히 스킬 개조는 대미지, 기절치 등 각 스킬마다 3가지의 선택 옵션이 있어 자신만의 스타일로 변경 도 가능하다.
더 다양한 방식으로 전투를 즐길 수 있도록 스킬들이 개선됐다
기본적으로 전작이 후반부로 갈 수록 자기 손에 익는 몇몇 기술만 쓰게되는 경향이 있었는데, '갓오브워라그나로크'는 이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선택지를 마련해줬다. 여전히 1편처럼 익숙하고 손에 맞는 기술만 사용하는 방식도 가능하지만 조금만 더 노력하면 무기 교체, 스킬 개조를 통해 훨씬 다양하고 깊이있는 전투가 가능해진 셈이다.
특히 전작에서 많이 비판받았던 부분이 적은 종류의 적이었는데 특히 보스급 적은 색깔놀이 트롤과 골렘 뿐이라는 비아냥까지 들었을 정도였다. 이 부분에 많은 충격을 받았는지 이번작의 적은 상당히 종류가 많고, 다채롭게 배치돼 있다. 이는 잘 바뀐 전투 시스템과 맞물려 한가지 전투 방식만 반복하게 해 쉽게 지루해지는 것을 방지해준다.
아들과 함께하는 QTE도 여전하다
◆ 더 넓고, 더 많아진 탐험 요소
전작이 큰 호평을 받았던 요소 중 하나인 탐험 요소. 메인 스토리만 따라가는 일자 진행에서 벗어나 다양한 곳을 탐험해 다양한 부탁(퀘스트)을 들어주거나 교묘하게 숨겨진 아이템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이는 '갓오브워라그나로크'에서 더 넓게, 더 깊게 확장됐다.
전작의 경우 미드가르드에 거의 대부분 탐험 요소를 배치해 새로운 해금 수단이 생길 때마다 다시 오는 방식을 사용했다. 하지만 '갓오브워라그나로크'는 스토리를 진행하며 가는 여러 지역마다 탐험 요소를 넣은 데다 각 지역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기믹을 넣어서 지역별로 조금씩 다른 감각으로 탐험을 즐길 수 있도록 배치했다.
여러 곳에 배치했다고 해서 탐험 지역이 좁아지거나, 방식이 단조로워지는 것도 아니라서 단순 체감으로 전작보다 2배 이상의 탐험 요소가 배치했다고 봐도 무방할듯하다. 탐험의 방식이나 지역이 넓어져서 즐길 거리가 상당히 많아졌다는 것은 꽤 반가운 요소라 할 수 있다.
썰매가 새로운 탈 것으로 등장했다
◆ 완벽하게 끝맺는 북유럽 사가.
'갓오브워라그나로크'를 플레이하는 게이머는 크레토스가 돼 아래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 혈육을 셋이나 잃어 언제 복수하러 올지 모르는 에시르 신(토르 외 다수)들의 존재
- 발두르의 사망으로 3년째 겨울이 계속되는 미드가르드의 혹독한 추위
- 아들 아트레우스가 라그나로크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훈련과 교육이 필요
- 아들의 죽음으로 복수심만 남아 틈만 나면 나를 습격하는 전 발키리의 지도자 프레이야
- 듬직하게 청소년이 된 아들. 하지만 여전히 반항기는 있는 데다가 요즘엔 숨기는 것도 있는 거 같은데...?
전작은 크레토스의 배우자 '페이'의 죽음을 시작으로 발두르의 등장, 프레이야와의 만남, 거인족 예언, 에시르 신들의 습격 등 점점 문제가 발생하는 구조의 서사를 보여줬다. 그에비해 '갓오브워라그나로크'는 반대로 전편의 영향에 의해 다양한 문제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이를 바로잡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크레토스 부자의 모험을 다룬다.
토르가 아들들의 복수를 위해 등장한다
이제 훌쩍 커버려 청소년이 된 아트레우스. 크레토스는 아버지로서 어른이 하는 일도 곧잘 해내는 아들이 대견스럽기도 하지만 여전히 경험은 부족하고 생각이 성숙되지 않은 아이라 생각하고 있다. 반대로 아트레우스는 더 이상 어린이가 아닌 한 사람의 성인으로 인정받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서로를 사랑하고 있기에 벌어지는 배려와 행동들은 역설적으로 부자(夫子) 간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 원인이 된다.
이는 우리네 현실의 가족관계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게임은 '라그나로크라는 대재앙의 불안감을 안고 있는 아홉 세계'라는 지극히 이질적인 세계에서도 이렇듯 너무나도 평범한 부자 관계가 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문제는 지극히 평범한 방식을 통해 해결된다. 아버지는 그럼에도 등으로 말했고, 아들은 마침내 가슴으로 들었다. 그리고 이들을 지켜본 기자는 감동을 받았다.
오랜만에 꼭 플레이해보길 권하는 게임이 나왔다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