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의 독점작 '마블 스파이더맨'이 드디어 PC로 돌아온다. 마블 히어로 게임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손꼽히는 마블 스파이더맨은 PS4의 마지막 인기를 견인했으며, 플레이스테이션 5에서도 여전히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타이틀 중 하나다.
대개의 슈퍼히어로 게임은 원작과의 괴리감 혹은 원작 인기에 편승한 게임이 되기 십상인데, 마블 스파이더맨은 그러한 우려를 걷어내고 오픈월드형 히어로 게임을 제대로 살려 호평을 받았다. 다만 문제는 이러한 인기쟁이 스파이더맨을 플레이스테이션을 가지고 있어야만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사실이었다. 특히나 플스 5가 출시된 이후로는 플스 4를 사자니 아깝고, 플스 5를 사자니 매물이 없어 진통을 겪는 진퇴양난의 상황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덕분에 갓오브워에 이은 소니 독점작이 PC로 나오는데 있어 많은 PC 게이머에게는 구원의 빛과 같은 상황일 것이다.
PC 환경에 맞춘 다양한 옵션이 추가됐다. = 게임조선 촬영
사실 이러한 콘솔에서 PC로 이식하는데 있어서 장단점이 명확한 편이다. 대개 플레이스테이션 5에 비해 다양한 PC 환경 덕에 새로운 경험을 할 수도 있으며 반대로 악재로 인해 최악을 맞이하기도 한다. 그런 면에 있어서 마블 스파이더맨 리마스터드는 굉장히 긍정적인 리마스터를 보여줬다.
플레이어의 PC 사양에 따라 당연히 다르겠지만, 원작에 비해 훨씬 안정적인 프레임을 낸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RTX 30시리즈와 그에 걸맞은 CPU, 16기가 이상의 램을 가지고 있다면 안정적으로 60프레임을 낼 수 있으며, 하이엔드급이라면 자연스럽게 100프레임 이상을 뽑아내며, 그렇지 않더라도 그래픽과 어느정도 타협을 한다면 60~80 가량의 프레임을 뽑아내면서 월등한 경험을 느낄 수 있다.
게임성이야 두말할 필요가 없다. = 게임조선 촬영
특히나, PC 사양에서는 GPU에 따라 레이 트레이싱을 써서 훨씬 매력적인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레이트레이싱을 켜고 사양을 올릴수록 당연히 그만큼 프레임이 낮아지기는 하지만, 레이트레이싱의 등급을 조금 낮추면 비교적 자연스러운 레이트레이싱을 경험할 수 있다. 거리에 있는 바닥에 비친 배경이나, 물이 튀는 그래픽, 그림자 등이 보다 자연스럽게 적용돼 레이트레이싱을 껐을 때에는 밋밋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차이가 큰 편이다.
다만, 사양에 따라 레이트레이싱이 적용되는 범위가 애매한 부분이 있었다. 이는 개발사가 인지하고 정식 출시에는 개선해서 내놓겠다고 한 만큼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레이트레이싱 미적용 = 게임조선 촬영
레이트레이셩 적용 = 게임조선 촬영
오디오 세팅에서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컨트롤러 오디오 부분이었다. 말 그대로 플레이스테이션 5의 전용 컨트롤러의 듀얼센스의 오디오 기능을 PC 환경에서 그대로 구현한 것이다. 이 때문에 PC로 플레이하더라도 키보드+마우스 혹은 타 컨트롤러보다는 플레이스테이션 5의 듀얼센스를 이용하는 편이 좀 더 게임에 몰입할 수 있다.
한편, 게임의 조작 자체는 키보드+마우스에 최적화가 잘 된 편이다. 주로 사용하는 키가 좌측 컨트롤과 좌측 쉬프트, Q, E, C 정도로 구성돼 있어 외우기 어렵지는 않다.
패드와 다르게 순간 뇌정지가 잠깐 왔다. = 게임조선 촬영
다만 주력으로 써야 하는 키가 좌측 컨트롤과 좌측 시프트 두 개에 집중돼 있어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라서는 컨트롤을 일부 수정하고 플레이하는 것이 편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일반적인 FPS나 TPS를 즐긴 플레이어라면 키가 다소 어색할 수 있다. 때문에 앞서 언급한 듀얼센스가 아니더라도 패드를 이용한 플레이가 좀 더 손에 익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한때 플스가 없으면 즐길 수 없던 게임이 PC로 계속해서 넘어오면서 PC 게이머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만들어주고 있다. 포팅 면에서도 점차 발전해 이번 마블 스파이더맨 리마스터드는 애당초 PC 게임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완벽한 이식을 보여주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이 없어 즐기지 못했던 플레이어라면 이번 기회에 꼭 마블 스파이더맨을 플레이하길 추천한다. 플레이스테이션 5를 통해 플레이를 한 유저라도 레이트레이싱이 지원되는 GPU를 보유하고 있다면 새로운 느낌으로 다시금 도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이정규 기자 rahkhan@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