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이 28일 세븐나이츠 세 번째 모바일 작품인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을 선보였다.
세븐나이츠는 넷마블의 대표 IP 중 하나다. 원작 세븐나이츠의 경우 수많은 캐릭터를 수집하고 육성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으며, 후속작인 세븐나이츠 2는 한층 향상된 그래픽과 평행 세계의 20년 후 이야기를 다루는 것으로 차별화를 내세웠다. 이 둘의 뒤를 잇는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은 두 게임의 특징을 섞어 반으로 나눈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그래픽이다. 세븐나이츠는 3D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데포르메 캐릭터, 세븐나이츠 2는 고퀄리티 실사풍 캐릭터를 사용했다면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은 세븐나이츠 화풍에 세븐나이츠 2 비율을 섞은 캐릭터를 선보였다. 덕분에 게임 방식은 횡스크롤에서 필드 사냥 방식으로 바뀌었지만, 세븐나이츠의 특유의 감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세븐나이츠의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됐다 = 세븐나이츠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원작 느낌을 살려 애니메이션 풍으로 다시 태어난 캐릭터들 = 게임조선 촬영
이번 게임의 핵심 시스템은 '영웅 변신'과 '프리 클래스'다. 영웅 변신은 뽑기나 제작, 드롭으로 얻은 캐릭터로 변신해 그 캐릭터의 능력과 스킬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최대 세 명의 영웅을 한 덱에 편성할 수 있고, 유저의 분신인 아바타까지 포함하면 총 네 가지 캐릭터의 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무기에 따라 자유롭게 클래스를 변경할 수 있는 프리 클래스까지 더하면 다채롭고 풍푸한 전투를 맛볼 수 있다.
변신할 수 있는 캐릭터는 주로 에반과 카린, 세븐나이츠, 사황 등 원작에 등장하는 영웅이 대다수지만, 미르나 준오 같이 원작을 재해석한 캐릭터, 오스카와 텐, 루시아 같은 본작의 신규 캐릭터, 스놀레드와 스노우드, 오시즈 같이 웹툰에 등장했던 인물들도 있다. 또한 원작에선 검을 사용하던 태오가 활과 부채를 쓰고, 세검을 쓰던 레이첼이 닻, 검과 방패, 총 등 다양한 무기를 사용하면서 원작 팬들에게 신선한 기분을 안겨준다.
이처럼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은 익숙한 캐릭터와 새로운 캐릭터를 배치해 유저들의 수집욕구를 자극하는 한편, 최근 캐릭터 RPG에서 자주 사용하는 캐릭터 교체 방식으로 전략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을 스토리를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로 부각시키고자 했다.
원작의 유명 캐릭터와 신규 캐릭터가 총 출동했다 = 게임조선 촬영
같은 캐릭터도 무기에 따라 다른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이 게임 역시 세븐나이츠의 이름을 잇는 만큼 원작의 스토리에서 시작된다. 세븐나이츠 레볼루션도 세븐나이츠 2처럼 평행 세계 이야기로 시작되지만, 루디가 카린을 죽였던 세븐나이츠 2와 달리 이번엔 루디가 카린을 살리면서 이야기가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세븐나이츠 2가 파괴의 강림 의식 20년 후 후일담 같은 느낌이라면,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은 100년 후 이야기를 다루며 영웅들의 세대 교체 이야기다. 루디와 크리스, 제이브, 스파이크 등 세상을 구했던 영웅들은 이제 역사책 속에 나오는 인물이 되어 이 게임의 주인공이자 유저의 분신인 '계승자'를 인도한다. 메인 스토리 1장에선 에반과 카린, 세븐나이츠가 계승자의 힘과 역할을 알려주며, 2장에선 에이스와 카구라가 달빛의 섬 문제를 도와준다.
고통받던 리더에서 이제는 대 선배님이 된 루디 = 게임조선 촬영
주요 장면을 컷신으로 살린 부분은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 게임조선 촬영
지난 세대 영웅들의 도움은 메인 스토리의 이야기를 넘어 하나의 콘텐츠로 마련되어 있다. 세븐나이츠들은 '영웅 보스' 콘텐츠에서 계승자들을 시험하며, 유저들은 계승자의 힘인 변신 능력을 활용해 이들을 넘어서야 한다. 이때 세븐나이츠 2처럼 특정 보스와 인연이 있는 캐릭터를 편성하면 적의 큰 기술을 역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제압기'를 사용해 추가 보상을 얻을 수도 있다.
계승자들과 영웅들의 성장은 전통적인 RPG 성장 문법을 그대로 따라갔다. 바로 소위 '노가다'로 불리는 단순 반복 성장이다. 세븐나이츠는 영웅들을 30레벨로 만들어 루비를 모았고, 세븐나이츠 2는 방치형 필드 사냥으로 노가다를 뛰었다면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은 일반 사냥-룬 모험 던전-넥서스 사냥으로 이어지는 파밍 사이클을 통해 영웅과 장비를 1성에서 6성까지 단계적으로 성장시키는 방식을 택했다. 물론 '도전' 콘텐츠를 통해 일시적으로 많은 성장 재화를 얻을 수도 있지만, 기본적인 성장 방식은 노가다에 기인한다.
이러한 방식은 장점과 단점이 극명하게 나뉜다. 가장 큰 장점은 시간을 투자하면 그만큼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과금을 하지 않아도 제압기를 가진 영웅을 대부분 만들 수 있고, 1성을 합쳐 2성을 만들고, 2성을 합쳐 3성을 만들며 조금씩 성장할 수 있다. 실제로 일부 무과금 유저는 시간을 끊임없이 투자해 랭커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단점은 노가다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육성에 많은 시간이 드는 것이다. 영웅 하나를 육성하기 위해 굉장히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같은 장소, 같은 무기를 계속 보게 되면서 지루함을 유발하게 된다. 원작의 경우 이러한 부분을 매크로 스타일의 자동 모험과 방치형 콘텐츠인 탐험으로 보완했지만,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에는 아직 이러한 장치가 부족해 성장에 필요한 시간이 실제보다 길게 느껴진다. 세븐나이츠 시리즈의 재미 중 하나가 쉽고 꾸준한 성장이었던 만큼 육성 편의성 면에서 어느 정도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일단 시간을 투자하면 무과금도 꽤 높은 수준까지 성장 가능하다 = 게임조선 촬영
문제는 이런 방법이 최근엔 굉장히 피로한 방식이라는 것 = 게임조선 촬영
그래픽과 스토리, 육성 방식은 원작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 많았지만, 전투는 다른 게임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완전히 바뀌었다.
우선 팀 전투에서 단일 캐릭터 전투로 바뀌었다. 세븐나이츠 2에서도 레이드 같은 곳에선 한 가지 캐릭터를 골라 조작했지만, 기본적인 전투 방식은 여러 캐릭터로 파티를 꾸려 진형을 바꿔가며 싸우는 것이었다.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에선 여러 캐릭터를 사용하는 것은 같지만, 파티가 아닌 영웅 변신을 이용해 캐릭터를 교체하며 싸우는 식이라 동시에 여러 스킬을 사용해 적을 압도하긴 힘들어졌다.
대신 각 영웅에게 속성이 생기면서 일종의 연속기 식으로 속성과 상태 이상을 이어가며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예를 들어 3성 에반으로 상대에게 불 속성 결정을 부여하고, 카린의 땅 속성 시너지로 석화를 만들면 레이첼의 석화 추가 공격으로 특수기를 이어갈 수 있다. 기존 세븐나이츠가 여러 명의 캐릭터를 병렬로 놓고 싸우는 방식이라면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은 특수기를 이어가며 직렬로 싸우는 식이다.
공격형, 마법형, 방어형, 만능형, 지원형 같은 영웅 분류도 MMORPG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역할군인 탱커, 딜러, 버퍼, 디버퍼로 바뀌었다. 전반적으로 전투 면에선 세븐나이츠의 시스템보단 대중적인 MMORPG 방식을 채용하며 직관성을 높이려는 의도가 느껴졌다.
전투는 기본적으로 영웅을 교체하면서 한 가지 캐릭터를 조종하는 것 = 게임조선 촬영
2에서 보여준 제압기도 레볼루션에서 볼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영웅 교체를 한층 더 전략적으로 사용하게 해주는 속성 시스템 = 게임조선 촬영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은 세븐나이츠 시리즈의 강점인 다양한 캐릭터와 그 캐릭터들의 매력을 살리려고 노력한 한편 시스템 면에선 변화를 꾀하고자 했다. 게임의 편의성이나 콘텐츠 양에 있어선 보완할 부분도 눈에 띄었지만, 물론 개발진이 방송을 통해 꾸준한 업데이트를 약속했고, 실제로 세븐나이츠 2에서도 지속적으로 영웅과 스토리를 추가했던 만큼 이 부분은 시간 문제라고 하겠다. 그래픽과 전투 면에선 이러한 시도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고, 세븐나이츠의 익숙함이 느껴지면서 한편으론 전작들과 차별화된 게임을 만드는데 성공한 만큼 이제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흥행을 이어가는 일만 남았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