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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캡콤 '몬스터 헌터 라이즈: 선브레이크', 완벽에 가까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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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닌텐도 스위치 버전을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미완성 게임 '몬스터 헌터 라이즈'가 '몬스터 헌터 라이즈: 선브레이크(이하 선브레이크)'로 완성에 가까워졌다.

캡콤의 헌팅 액션 게임 몬스터 헌터 라이즈는 지난 2021년 3월 출시된 시리즈 최신작이었다. 개발사 캡콤은 전작인 '몬스터 헌터 월드'와 확장팩 '아이스본'에서 보여준 심리스 방식의 오픈 필드에 '몬스터 헌터 크로스'와 확장팩 '더블 크로스'에서 보여준 다채로운 무기 기술을 더해 몬스터 헌터 라이즈를 만들었다. 여기에 '백귀야행'을 모티프로 일본의 다양한 귀신과 괴물이 몬스터로 등장하면서 기존 작품들과 또 다른 매력을 가진 작품이 탄생했다.

몬스터 헌터 라이즈는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닌텐도 스위치 단일 기종으로 출시된 첫 주에 전 세계 기준 500만 장 이상을 판매했으며, 첫 달에 600만 장 이상을 판매했다. 시리즈 최고 흥행작인 몬스터 헌터 월드에는 다소 미치지 못해도 큰 성공을 거둔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많은 이가 몬스터 헌터 월드의 뒤를 잇는 시리즈 최고 작품이 나올까 기대했지만, 몬스터 헌터 라이즈의 흥행은 생각보다 더 빠르게 사그라들었다.

가장 큰 문제는 '콘텐츠의 완성도'일 것이다. 단적으로 엔딩이라고 할 수 있는 콘텐츠를 후속 업데이트로 내버렸다. 여기에 헌터 랭크 상한 개방, 수집 요소인 훈장, 각종 파생 무기와 덧입는 장비까지 본편에 있어야 했을만한 콘텐츠들이 뒤늦게 시간을 두고 추가됐다. 게다가 무기별 밸런스 조절과 핵심 콘텐츠 '백룡야행'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면서 기존 콘텐츠조차 유저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게 된다.


방식은 참신했지만, 갈수록 짜증을 불렀던 백룡야행 = 게임조선 촬영


현지화를 비롯해 많은 요소가 후속 업데이트로 고쳐졌다 = 게임조선 촬영

물론 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가장 큰 재미 요소인 몬스터 수렵과 장비 제작 자체는 살아있었다. 몬스터 헌터 월드에 비해 확연히 다양한 종류의 몬스터가 등장했고, 속칭 '2기단' 무기들에 비해 더 멋진 디자인을 가진 무기들이 추가됐다. 교체 기술과 벌레 철사 기술을 통해 같은 무기라도 다양한 운용이 가능하게 되면서 같은 무기, 같은 몬스터라도 매번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재미가 앞서 말한 문제 때문에 반감됐다.

선브레이크는 본편의 문제들을 생각보다 잘 수습했다. 미흡했던 몬스터 헌터 라이즈 스토리와 달리 선브레이크 스토리는 추가 콘텐츠 없이 잘 수습했고, 불편함을 유발했던 백룡야행을 과감히 삭제한 대신 NPC와 함께 수렵하는 '맹우 퀘스트'와 강화 개체를 수렵하는 '괴이화' 몬스터를 추가했다. 그리고 각 무기별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주는 교체 기술과 벌레 철사 기술을 추가하거나 모션마다 배율을 높이는 식으로 무기 밸런스를 어느 정도 맞추는데 성공했다.


맹우 퀘스트는 모든 헌터가 입모아 칭찬하는 최고의 콘텐츠 = 게임조선 촬영


상식을 벗어난 신기술이 대거 추가되면서 수렵의 재미를 한층 더 발전시켰다 = 게임조선 촬영

선브레이크의 이야기는 새로운 땅, 관측 거점 '엘가도'에서 시작된다. 등장 인물부터 몬스터까지 일본풍 캐릭터가 등장한 본편과 달리 선브레이크에선 유럽 느낌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간판 몬스터인 왕역삼공, '가란고르무'와 '루나가론', '멜-제나'는 각각 프랑켄슈타인과 늑대인간, 드라큘라를 연상케하며, 마지막에 등장하는 몬스터는 타르타로스에 유폐된 기간테스, 증기선에 퇴치된 크툴루, 집시 데인저와 싸웠던 카이주 등 많은 모티프를 떠올리게 한다. 서사도 일종의 축제에 가까웠던 백룡야행과 달리 선브레이크는 퀘스트 하나하나가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본편과 정반대 느낌을 자아낸다.

스토리와 퀘스트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동료 NPC의 존재다. 선브레이크의 NPC, 특히 스토리의 주역인 '피오레네'는 왕역삼공 수렵처럼 중요한 순간에 주인공을 도와 전투에 참가한다. 단순히 퀘스트를 지시하고 말로만 응원하던 지난 작품의 NPC들과 확실한 차별화를 이뤄내면서 스토리의 몰입도를 높였다.

또한 백룡야행에서 호평받은 NPC 협력의 전투를 한층 발전시켜 맹우 퀘스트를 추가했다. 맹우 퀘스트에선 전투 NPC 중 최대 2명과 함께 수렵에 나설 수 있으며, 정해진 무기 중 하나를 선택해 원하는 전투 파티를 구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백룡야행에서 활을 사용하던 히노에는 수렵피리로 확실한 보조 역할을 맡겨 파티의 안정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이들 NPC는 AI도 상당히 잘 짜인 편이라서 유저가 기절이나 감전에 걸리면 폭탄으로 깨워주고, 다른 맵에 가서 대형 몬스터를 용 조종으로 끌고 와 전투하는 등 수렵에 큰 도움이 된다. 


본편과 다르게 이번엔 서양 괴물들이 출몰 = 게임조선 촬영


어떤 접수원과 다르게 선브레이크 NPC들은 마지막까지 함께 싸워준다 = 게임조선 촬영


게다가 AI도 좋아서 용 조종부터 아군 서포트까지 못하는게 없다 = 게임조선 촬영

백룡야행이 삭제된 대신 그 자리를 괴이화 몬스터들이 채웠다. 괴이화는 흡혈생물인 '큐리아'에게 기생당해 흉폭해진 몬스터들로 체력과 공격력이 대폭 상승하며, 함정에 걸리지 않는 상태가 된다. 또한 괴이화 몬스터에게 맞으면 겁혈 상태 이상에 걸리고, 피해를 누적시켜 괴이화를 일시적으로 해제하지 못하면 몬스터 주변에 유저를 빈사에 이르게 만드는 큰 폭발이 일어난다. 몬스터를 강화시키고, 일시적으로 해제시킬 수 있다는 점은 '몬스터 헌터 4'의 '광룡화'와 비슷하지만, 다행히 광룡화와 다르게 육질이 변하지는 않는다. 

괴이화 몬스터 자체는 기존 강화 몬스터들과 비슷하지만, 패턴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새로운 괴이 패턴을 공략한다는 느낌보단 일정 시간 내로 피해를 누적시키는 타임 어택 느낌이 강해 어느 순간부터 전투가 단조롭게 변한다. 백룡야행과 달리 새로운 강화 재료를 얻는 방식이 크게 단순화된 것은 좋지만, 강화 몬스터에 걸맞은 전투의 재미가 필요한 부분이다.


겉보기엔 광룡화+영맹화지만, 상대하다 보면 엄청 크고 쎈 모기 상대하는 기분이다 = 게임조선 촬영


근데 그 모기가 2분쯤에 터지더니... = 게임조선 촬영

몬스터 헌터 라이즈 전투의 핵심 시스템이 '밧줄벌레'와 '벌레 철사 기술'이라면 선브레이크의 핵심은 '신속 교체'다. 서로 동시에 등록할 수 없는 기술이라도 두 가지 신속 교체의 서에 등록해 수렵 도중에 교체 기술을 바꿔가면서 상황에 따른 수렵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차지 액스의 교체 기술 중 검을 강화하는 '고압속성베기'를 '신속 교체의 서 [주]'에 등록하고, 도끼를 강화하는 '고압회전베기'를 '신속 교체의 서 [창]'에 등록하면 공격 도중에 신속 교체의 서를 교환해 바로 다른 교체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수렵에 여러 교체 기술을 가지고 나갈 수 있게 되면서 새로운 교체 기술과 벌레 철사 기술도 늘어났고, 일부 무기는 이런 새로운 기술 덕분에 몬스터 헌터 라이즈 본편보다 더 강력해졌다.


다시 말해 10개의 교체 기술을 가지고갈 수 있게 됐다 = 게임조선 촬영

유저들의 공격 수단이 늘어난 점은 환영할만하지만, 그만큼 조작이 번거롭게 변한 점은 아쉽게 느껴진다. 이제 각 무기들은 대전 격투 게임 캐릭터만큼이나 여러 커맨드를 가지고 있고, 모션마다 여러 파생 모션이 있다. 지나치게 많은 모션은 게임의 진입 장벽이 되며, 직관성을 낮춰 게임의 몰입도를 해친다.

또한 기술이 늘어나면서 필살기나 가드, 회피, 카운터 등 호평 받은 기술이 다른 무기에 각색되어 추가됐고, 각 무기들의 개성도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예로 조충곤의 '강룡'과 랜스의 '승천 찌르기'다. 같은 무기 내에서도 기존 기술의 완벽한 상위 호환급 성능을 가졌거나 모션만 약간 바꾸는 등 굳이 신규 기술로 내야할 이유가 없는 기술도 있다. 그나마 신속 교체나 신규 기술을 사용하지 않아도 수렵에는 문제가 없고, 어디까지나 선택지 중 하나라는 점에서 충분히 납득 가능한 수준이다.


건랜스만 해도 베어올리기 후 내려치기와 발도 전진 찌르기 후 내려치기는 모션이 비슷한데 키가 다르고, 안내도 없다 = 게임조선 촬영


죽창 준건 좋은데, 좀 성의있게 주면 덧났나 싶다 = 게임조선 촬영

선브레이크는 확장팩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 유저들이 만족하고 납득할 만한 신규 콘텐츠를 추가하고 부족했던 기존 콘텐츠를 보완해 드디어 완성된 게임이라는 느낌을 선사했다. 여기에 올드 유저들의 향수를 자극할 '밀림' 맵이나 극룡 '에스피나스' 추가, 향후 무료 업데이트 로드맵 공개까지 팬들이 몬스터 헌터 라이즈에 기대하고 원했던 것들을 현실로 이뤄나가고 있다.

여전히 보완해야 할 부분, 더 추가해야 할 콘텐츠도 있지만, 몬스터 헌터라는 시리즈에 걸맞은 구조를 갖추게 되었다. 유저들은 어떤 무기든 원하는 무기를 선택해 수렵을 즐길 수 있고, 같은 무기 내에서도 원하는 기술을 선택해 색다른 손맛을 느낄 수 있다. 장비를 만들 때도 혼자 수렵을 해도 되고, 다른 친구와 수렵을 해도 되고, NPC와 수렵을 해도 된다. 선브레이크는 초대 몬스터 헌터부터 내려온 방식, 유저가 원하는 방법을 택해 몬스터를 정복하는 재미를 한층 더 풍부하게 만들었다. 

기존 콘텐츠 보완과 새로운 콘텐츠 추가라는 확장팩 본연의 역할에 충실했던 몬스터 헌터 라이즈: 선브레이크. 이번 확장팩을 통해 몬스터 헌터 라이즈라는 게임이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된 모습을 보여준 만큼, 앞으로 추가될 콘텐츠에 따라서 시리즈에서도 손꼽히는 '완벽'한 게임으로 거듭날 가능성은 충분할 것이다.


당신이 원하는 수렵, 여기 다 있다 = 게임조선 촬영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성수안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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