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넷마블의 신작 MOBA '오버프라임'이 스팀을 통해 2차 CBT를 시작했다.
파라곤의 오픈 소스를 바탕으로 제작된 오버프라임은 파라곤 특유의 3D TPS MOBA를 가장 잘 계승한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타이틀이다. 당시에도 높은 수준의 그래픽과 독특한 게임 구성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파라곤인 만큼 오버프라임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1차 CBT 당시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이번 2차 CBT에서는 1차 CBT에서 불편하다고 지적된 부분을 수정한 버전으로 신규 캐릭터나 신규 콘텐츠보다는 오버프라임 고유의 재미와 밸런스, 최적화 등에 좀 더 집중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이번 CBT의 경우 스팀을 통해 누구든 자유롭게 신청 후 플레이할 수 있어 더욱 많은 인원이 참여해 테스트에 참여할 수 있었다.
◆ 튜토리얼부터 알 수 있는 '변화'
사실 이번 오버프라임 2차 CBT는 표면상으로 볼 때 1차 CBT에서 얼마나 바뀌었는지 직접적으로 눈치채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새로운 캐릭터나 새로운 맵 등이 추가된 것이 아니라 불편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수정하고 개선하는데 집중했기 때문에 1차 CBT를 집중해서 한 플레이어가 아니라면 그 변화를 체감하기는 다소 어렵다. 오히려 이러한 변화는 확 체감이 온다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변화된 것에 맞춰져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장 큰 예가 바로 튜토리얼이다. 사실 튜토리얼이라는 것이 길면 길수록 유저 입장에서는 바로 이해하기도 어렵고 지루해하기 마련이다. 반대로 너무 줄이거나 대충 구성하다 보면 게임을 제대로 알기가 어려워진다. 때문에 이러한 부분을 잘 조율하는 것이 튜토리얼의 핵심이라 할 수 있었다.
다만, 지난 1차 CBT의 경우 기본적인 조작 외에는 튜토리얼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처음 오버프라임을 접하는 플레이어에게 상당한 진입장벽으로 다가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한 점을 고려해서 이번 CBT에서는 단순 조작 외에도 창세의 요람 맵에 등장하는 오브젝트의 활용이나 주요 기믹을 간단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예컨대 맵에 일정 주기로 등장하는 프라임 정령과, 덩크를 통해 소환할 수 있는 프라임 가디언 등의 요소를 짤막하게나마 소개하고 있어 게임을 진행함에 따라 낯설지 않도록 만들어 주고 있다. 실제로 덩크의 경우 오버프라임의 후반 게임이 늘어지는 것을 방지해 주는 최후의 보루라 할 수 있음에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유저가 많아 우왕좌왕하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었다. 기본 튜토리얼은 물론 게임 중에도 미니맵에서 이러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표기해 주면서 플레이 요소가 좀 더 직관적으로 조정됐다.
◆ 파고들기 요소
사실 MOBA의 경우 난이도 자체는 정해져 있다. 게임 자체의 조작법은 쉽게 익힐 수 있지만, 게임을 깊게 파고들기 시작하면 생각해야 할 요소가 늘어난다는 점이다. 오버프라임 역시 이러한 부분에서 동일하게 적용된다.
기본적인 조작 방식은 WASD 기반에 Q, E, R 키를 사용하며, 그 밖에 달리기나 핑, 아이템 상점 단축키 등 3D FPS나 TPS 게임을 조금이라도 해본 플레이어라면 손쉽게 익힐 수 있다. 다만, MOBA 특성상 플레이어가 숙지해야 할 요소가 상당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난이도가 오르는 편이다.
특히, 많은 MOBA가 쿼터뷰 시점으로 진행되며, 미니맵과 게임 내 화면이 대부분 일치하기 때문에 괴리감이 없는 반면 오버프라임은 이러한 부분에서 비교적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미니맵과 실제 자신이 보는 화면이 다르고, 오버프라임 특유의 꼬여있는 정글 지역이 게임을 배우는 데 있어 진입장벽 중 하나로 손꼽힌다. 때문에 다른 라인을 지원하러 가는 것 자체가 초보자 입장에서는 상당한 고난의 행군이 될 수 있다. 2차 CBT에서는 자동 이동 기능을 통해 맵을 찍고 자연스레 최적의 경로로 이동이 가능해지는 등 편의성이 대폭 올라갔다.
한편, 정글 맵이 복잡하다 보니 정글 내 등장하는 특수 몬스터가 게임의 승패에 좀 더 직접적으로 연관을 지었다. 정글 지역을 어떻게 잘 이용하느냐가 게임의 핵심 키로 작용하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최소한의 가이드가 있다면 좀 더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다양한 영웅
오버프라임에는 총 17종의 영웅이 등장한다. 각각의 영웅은 전사나 서포터, 원거리 딜러, 마법사, 탱커, 암살자로 나누어져 있어 역할이 뚜렷한 편이다. 라인 역시 미드와 정글, 솔로 라인, 듀오 라인으로 각각 구별돼 있어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포지션과 라인을 참고해 팀을 꾸리는 것이 유리하다.
아직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만큼 영웅에 대한 이해도나 특성 등이 정확하지 않아 확언하기 어렵지만, 많은 유저들이 정글을 위주로 돌며 적군을 끊어먹는 암살자 캐릭터가 초보끼리의 대결에서 강력한 위용을 보여주고 있다. 베아트리체와 카일라의 순간 폭딜이 큰 인기를 끌고 있었으며, 원거리 딜러 중에서도 일대일에 강한 셰이드를 자주 볼 수 있었다.
다만, 아직 밸런스 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기는 애매한 편이다. 아직 게임의 흐름이 정립되지 않은 만큼 한타 등의 교전보다 중간중간 라인을 잘라먹는 플레이가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플레이에서는 타오나 콜트, 에블린 등 다양한 영웅이 팀을 캐리 하는 모습을 보여줘 캐릭터 간의 밸런스는 좀 더 꾸준히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였다.
또한, 단순 영웅 간의 차이라기에는 각 영웅의 아이템 이해도 역시 중요하게 작용했다. 게임 내에서 기본적으로 핵심 아이템을 보여주지만, 핵심 아이템 중에도 엄연히 우선순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초반 핵심 코어와 최종 아이템을 잘 선별해 착용해야 한다.
◆ 창세의 요람, 마무리는 '덩크'
오버프라임은 어느 한쪽이 압도적으로 성장해도 의외로 라인이 쉽게 말리지 않는다. 게임 중후반까지 이어져 나가는 경우가 흔한데, 이러한 상황을 마무리하는데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이 바로 '덩크'다. 게임 내 등장하는 프라임 가디언을 처치 시 덩크를 할 수 있는 오브젝트를 획득하게 되는데, 이것을 맵에 표시된 지역에 가져가 덩크하면 맵 미드 라인에 프라임 가디언이 나타나 라인을 시원하게 밀어준다.
재미있는 점은 덩크를 하러 가는 도중에 들고 있는 플레이어가 사망 시 오브젝트를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이를 같은 팀이 다시 주울 수 있지만, 반대로 상대 팀 역시 이 것을 집을 수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는 역전의 실마리가 되기도 한다.
오버프라임은 파라곤의 후속작 중 가장 높은 완성도를 가진 타이틀로 공개 당시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지난 1차 CBT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2차 CBT에서는 새로운 것을 넣기보다는 1차 CBT를 기점으로 받은 피드백을 중점적으로 개선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번 2차 CBT는 오는 9일까지 진행되는 만큼 깜짝 진행된 1차 CBT에 비해 더욱 상세한 유저 반응을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게임 밸런스나 각종 UI 피드백 등도 보다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돼 더욱 완성도 높은 오버프라임의 단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오버프라임 2차 CBT는 스팀을 통해 진행되며, 스팀 내 오버프라임 페이지에서 '접근 권한 요청'을 신청하면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
[이정규 기자 rahkhan@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