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7일 스팀 플랫폼을 통해 크래프톤이 선보인 신작 '썬더 티어 원(Thunder Tier One)'이 높은 완성도로 게이머로부터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썬더 티어 원은 9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탑다운 실시간 전술 게임으로, 특수 작전팀이 돼 테러 조직 SBR의 소탕 작전을 벌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게임 내에서는 인질 구출, 요인 암살 및 체포, 목표물 파괴, 정보 입수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게 되며 총격전을 통해서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다.
해당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사실감과 현실성을 크게 반영해 실제 특수 작전팀과 같은 전술적 행동을 펼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높은 수준의 협동과 상황 판단 능력 등을 요구함에 따라 미션 달성 시 높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사실 썬더 티어 원 프로젝트는 꽤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현재는 크래프톤 펍지 스튜디오에서 총기 및 액션을 담당하고 있는 파벨 스몰레브스키 총괄이 보헤미아 인터렉티브에서 '아르마3' 프로젝트를 맡고 있을 시기에 기획한 작품이다. 소수의 인원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만큼 개발 진척이 매우 더뎠고, 결국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2019년부터 크래프톤 산하에서 다시금 썬더 티어 원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고, 높은 완성도를 가진 작품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다. 어쩌면 대중에게 알려지지조차 못하고 프로젝트가 중단될 뻔한 썬더 티어 원, 과연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기에 게이머로부터 호평을 이끌어낼 수 있었는지 자세히 살펴봤다.
■ 현대전으로 그려진 코만도스? 박진감과 짜릿함에 집중!
탑다운뷰의 실시간 전술 게임을 논할 때, 결코 빠질 수 없는 작품으로 '코만도스' 시리즈가 있겠다. 코만도스는 제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플레이어가 자신만의 전술을 펼치면서 불가능해 보이는 임무를 하나하나 클리어해나가는 것이 특징인 작품이다.
밀리터리를 소재로 한다는 점과 플레이어로 하여금 전술적 행동을 요구한다는 점, 그리고 동일한 시점에서 게임을 즐기게 된다는 점 등 다양한 요소에 있어서 썬더 티어 원은 코만도스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썬더 티어 원은 90년대 현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훨씬 빠른 템포로 게임이 진행되며 플레이어로 하여금 더욱 높은 수준의 전술적 행동 및 협력 행동을 요구한다. 또한 각 요원의 특기 혹은 병과를 플레이어가 직접 선택해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썬더 티어 원만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오히려 썬더 티어 원과 비슷한 게임을 찾자면 '도어 키커즈'를 꼽을 수 있겠다. 게임 플레이 방식은 유사하지만 이를 더욱 리얼하게, 그리고 고도화시킨 것이 썬더 티어 원이라고 할 수 있겠다.
■ 현실적 군장 채비, 장비 착용도 전술적으로!
썬더 티어 원은 멀티플레이의 데스 매치 모드를 제외하고는 4명의 대원이 하나의 팀이 돼 작전을 수행하게 된다. 특히 싱글플레이의 캠페인 모드는 3명의 AI 팀원을 거느리게 되는데, 해당 AI 팀원의 인물과 장비, 복장 등을 플레이어가 원하는대로 설정할 수 있다. 또한 플레이어블 캐릭터 또한 플레이어의 입맛에 맞게 구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게임 플레이 전 자신의 장비를 설정할 수 있는 장비 설정에서는 주무기와 보조무기, 수류탄, 장비 등의 기본적인 물품과 함께 헤드기어와 상의, 하의, 조끼, 배낭까지 착용할 수 있다. 특히 주무기와 보조무기, 수류탄, 장비 등은 예산 사용량의 영향을 받는데, 해당 아이템은 각기 다른 예산 비용이 매겨져 있으며 제한된 예산 내에서 각 장비를 조합해 착용하게 된다. 이는 주무기 및 보조무기에 추가적으로 부착하는 파츠에도 적용된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예산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각 미션을 수행하는데에 있어서 정말 필요한 물품만을 소지한 채 투입되며, 이는 하나의 게임 난이도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헤드기어와 상의, 하의, 조끼는 방어력을 높일 수 있으며 반대로 무거운 장비를 착용했을 때에는 민첩성 및 기동성이 떨어지는 페널티가 부가된다. 또한 하의와 조끼, 배낭은 각종 소지품을 넣을 수 있는데, 여분의 장비와 수류탄, 탄약 등을 담도록 돼 있다. 특히 소지품 공간은 칸이 나눠져 있으므로 소지품의 크기에 따라서 물품을 구비해야 한다. 예를들어 구급키트는 4칸을 차지하는 정사각형 아이템으로, 하의에 넣을 수 없으며 3칸을 차지하는 M112 폭약은 직사각형 모양이므로 하의 및 조끼에 넣을 수 없다.
즉 방어력을 포기하고 기동성과 민첩성을 살릴 것인지, 혹은 방어력을 위해 기동성 및 민첩성을 포기할 것인지, 그리고 많은 소지품을 구비하고 작전에 투입하기 위해 기동성을 희생할 것인지 플레이어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총기의 경우에는 다양한 종류가 구비된 모습은 아니나, SMG, AR, SR, 샷건, 머신건 등 각기 다른 분류의 총기를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소지품의 경우에도 다른 팀원을 살릴 수 있는 구급키트부터, 문과 특정 오브젝트 등을 파괴할 수 있는 M112 폭약, 문 뒤편을 살펴볼 수 있는 광섬유 카메라, 자물쇠 따개, 금속 절단기 등 다양한 전술 장비를 준비돼 있다.
■ TPS에 녹여낸 리얼리즘의 극대화! 제한된 상황이 주는 난이도 상승
탑다운 뷰 형태로 진행됨에 따라 시야에서 매우 자유롭다고 느낄 수 있으며 한편으로는 난이도가 높지 않을 것이라 여길 수 있겠다. 하지만 플레이어는 제한된 시야를 가지는데, 해당 캐릭터를 기준으로 시야가 형성되며 일정 범위까지만 확인 가능하다.
물론 시야 밖에 있는 지형지물은 모두 확인할 수 있지만 시야를 벗어난 적, 그리고 엄폐물 뒤에 있는 적은 시야 밖으로 인식되므로 확인할 수 없다. 특히 건물 외부에서는 내부를 확인할 수 없으며, 내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직접 안으로 진입하거나 문틈 사이로 광섬유 카메라를 투입해 내부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따라서 적의 매복에 매우 조심해야하며 이를 파훼하면서 전진하는 것이 썬더 티어 원의 묘미라고 할 수 있겠다.
게임 내에서는 지형지물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적과 총격전을 벌이거나 시야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밝기 및 소음 게이지가 존재하므로 이를 확인하면서 자신이 제대로 은폐하고 있는지, 그리고 소음을 발생하지 않는지 움직여야하는 등 많은 제약이 따른다.
탑다운뷰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에 지형지물의 높낮이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는 점도 난이도를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전방에 장애물이 있으나, 해당 장애물의 높이를 가늠할 수 없기 때문에 조준선, 즉 사선을 가로막는지는 직접 조준해 사선을 확인해봐야 한다.
체력 게이지도 존재하는데, 체력 게이지가 일정 이하로 떨어지면 전력질주가 불가능해지며 조준점이 흐트러져 탄착군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다. 이러한 조준점 흐트러짐은 움직이는 중, 그리고 달리는 중 사격에도 적용된다.
적의 동태를 파악할 수 있는 수단으로 UAV가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UAV는 상공에서 적의 움직임과 위치, 맵의 구성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고마운 존재다. 단 UAV를 확인하는 동안에 캐릭터를 조작할 수 없으므로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특징이 모여 썬더 티어 원은 플레이어에게 전술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며, 게임의 난이도를 극대화해 도전욕과 성취욕을 극대화한다.
■ 목표만 주어질 뿐, 전술 수립과 작전 수행은 플레이어의 몫!
각 작전에서 플레이어의 행동은 매우 자유롭다.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 풀어나가는 과정은 모두 플레이어의 몫이며 잠입을 통해 정보 입수 요인 암살 등의 목표를 달성하고 조용히 빠져나올 수도, 총격전을 벌이면서 적 모두를 소탕할 수도 있다.
체포 혹은 제거한 적을 옮겨, 로머(주변을 맴돌면서 정찰하는 적)의 시야에 걸리지 않도록 하거나 적에게 조심스럽게 접근해 소음기가 장착된 무기로 팀원이 동시 사격해 소리없이 제거하는 등 기본적인 잠입 플레이가 가능하다.
게다가 매 플레이마다 적들의 행동패턴이 달라지기 때문에 반복 학습으로 미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는 다양한 상황을 맞이하면서 각 상황에 맞게 전술로써 풀어나간다.
캠페인의 경우에는 플레이어가 3명의 AI 팀원을 지휘하게 되는데, 각 상황에 맞는 행동 지침을 내리면서 목표를 해결해나가게 된다. 각 대원을 특정 지점으로 이동시키게 하거나 엄폐물 뒤에 엄폐를 명령할 수도 있으며, 대형 변경, 제압 사격, 문 폭파 및 잠금쇠 따기 등 다양한 전술적 행동을 수행하게끔 할 수 있다.
건물 내부로 진입 시, AI 팀원에게 문 폭파 혹은 돌파 등의 명령을 하달할 수도 있으며, 주요 요인 구출에서는 AI 팀원에게 호위를 맡기는 것도 가능하다.
제한된 환경 내에서 플레이어가 어떤 방식으로 임무를 수행해나가든 간에 아무런 제약이 없으며 매 임무마다 주어지는 메인 미션과 서브 미션만 각자의 방식대로 해결하면 되는 것이다.
■ 싱글플레이는 거들 뿐! 멀티플레이로 즐기는 다양한 콘텐츠
썬더 티어 원은 싱글플레이로 즐기는 캠페인 모드 외에도 멀티플레이로 즐기는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돼 있다. 다른 플레이어와 협력해 캠페인을 클리어해가는 협동 모드 뿐만 아니라, 최대 8명의 이용자가 대결하는 데스 매치 모드, 4vs4로 거점을 점령하는 거점전, 그리고 4vs4로 화물을 탈취해 탈출하거나 이를 막는 탈출, FPS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점령전까지 다채롭게 구성돼 있다.
멀티플레이의 모드는 FPS 게임을 통해서 쉽게 접할 수 있기에 신선하게 다가오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탑다운뷰 형태로 즐기게 됨에 따라 FPS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와는 차별화된 또다른 매력이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제한된 시야와 각종 지형지물의 존재로 인한 조준의 어려움, 그리고 다양한 전술적 행동이 결합되면서 FPS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주변에 FPS 혹은 TPS 장르의 게임 작품을 좋아하는 지인이 있다면, 함께 즐길 경우 그 재미는 배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모든 것이 완벽할 순 없는 법, 2%가 부족한 썬더 티어 원
어떤 게임이든 100% 완벽할 수는 없다. 여러 아쉬움이 남는 가운데서도 대표적으로 AI를 꼽을 수 있다. 아군 AI는 적의 시체, 혹은 호위 인물에 가로막혀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있으며 전술적인 행동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전력질주로 이동하다가 적에게 발각된다. 적군 또한 외부에서 헬리콥터 소리가 들림에도 불구하고 건물 내부에서 태평하게 있거나 바로 옆 동료가 쓰러졌는데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추가로 AI 팀원에게 내릴 수 있는 전술적 행동이 다채롭지 못한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 중 하나다. AI 팀원에게 연막탄, 섬광탄 등을 장비하게 하더라도 결코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없으며, 이를 사용하도록 하는 전술 명령도 내리지 못한다. 결국 캠페인 모드에서는 플레이어가 앞장서서 거의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며, 단순히 다수의 적을 동시에 제압하거나 등 뒤를 지켜주는 역할 밖에 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멀티플레이에 있어서도 같은 팀 플레이어 간 의사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개선되어야할 부분이다. 전술 행동을 함에 있어서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보이스 채팅이 존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채팅으로만 소통해야한다. 또한 멀티플레이의 PvP 모드에서 캠핑에 의존하는 플레이가 유리하도록 설계된 것도 개선이 필요하다. 이는 게임을 지루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썬더 티어 원은 명작은 아니더라도 수작임에는 틀림이 없다. 2만원도 안되는 게임 가격에 비해서 너무나 많은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기존 게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선함을 느끼게끔 한다. 특히 뛰어난 비주얼적 완성도와 수준 높은 물리엔진, 그리고 전술적 행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환경 조성 등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
물론 진입장벽이 높아, 모든 게이머에게 썬더 티어 원을 즐겨보라고 권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기존에 밀리터리 게임을 좋아했던 이라면, 그리고 기존 FPS 장르 게임에 지루함을 느끼는 게이머라면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탑다운 뷰를 채택함으로써 지형지물과 고지대를 새로운 시각에서 활용되는 참신함, 그리고 기존 실시간 전술 게임에서는 다소 제한적이었던 속도감있는 전개는 썬더 티어 원만의 아이덴티티이자 매력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