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솔로'는 이름 그대로 애인 한 번 사귀어보고 싶은 한 청년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게임이다.
인디카바 인터랙티브가 만든 '모태솔로'는 지금도 수많은 청춘 남녀가 고민하는 "연애할 수 있을까?" 주제를 가지고 인터랙티브 필름 형식으로 풀어냈다. 플레이어는 29년 인생에 잡아 본 여자 손이라고는 엄마 손밖에 없는 남자 '강기모'가 되어 소개팅 자리에서 여러 상황에 맞춰 대응해야 한다.
총 6시간이 넘는 분량의 실제 인물을 촬영한 영상이 게임 속에서 고른 선택지에 따라 다르게 재생되며 마치 플레이어가 직접 소개팅을 하고 있는 느낌을 준다. 문제는 게임 내에서 고른 선택지를 수행하는 강기모의 행동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 어떤 선택지를 고르든 파국으로 치닫는 대화 속에서 과연 무사히 소개팅을 마칠 수 있을까?
대체 왜 이러는 걸까? = 게임조선 촬영
첫 선택은 소개팅 시작 전 카페에 미리 와있는 기모가 핸드폰을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메신저, SNS, 동영상 채널 등으로 수많은 소개팅 흔적, 연애 관련 인터넷 크리에이터 등 연애에 목마른 기모가 활동한 내역을 볼 수 있다. 일부 대화에는 직접 답장까지 할 수 있는데 이 역시 선택지가 주어진다.
카페도 둘러보고 핸드폰도 확인할 만큼 했으면 드디어 가게로 소개팅 상대가 들어오는데, 이때부터 이미 게임을 알고 있던 플레이어가 아니라면 '아차!'하게 만든다. 두 여자가 같이 들어오는데 대체 누가 소개팅하기로 한 그녀 '김유미'인지 선택지가 주어진다. 괜히 핸드폰을 확인할 수 있게 시간을 준게 아니라는 것, 이렇듯 모태솔로는 게임 내에서 보이는 내용을 단서로 삼아 눈치껏 행동해야 하는 현실감 넘치는 경험을 시켜준다.
보기만 해도 숨이 답답해지는 기모의 스마트폰 = 게임조선 촬영
적지 않게 당황할 첫 선택 = 게임조선 촬영
반면 모든 내용이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소개팅을 진행하면서 지금까지 봐왔던 수많은 연애 관련 지식들, 친구의 조언 등이 머릿속에 스치듯 떠오른다. 문제는 앞서 언급한 대로 선택에 대한 행동을 29년산 모태솔로 '강기모'가 한다는 것이다. 분명 이런 결과를 예상하고 고른 선택지가 아닌데 변해가는 유미의 표정을 보며 플레이어의 속까지 답답해진다.
소개팅에 집중해도 연애를 성공할 수 있을까 말까인데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회사 상사나 친구의 다급한 연락이 오는 등 신경 쓸 것이 너무나도 많다. 여기에 어느 순간 인생 상담을 시작한 유미의 이야기를 듣는 중 눈가에 아른거리는 치명적인 모습의 다른 여자까지 소개팅 내내 여러 갈래의 선택지가 주어진다.
이론엔 빠삭하다! 스쳐 지나가는 연애 조언들 = 게임조선 촬영
하지만 실전은 냉혹한 법 = 게임조선 촬영
자꾸 눈길이 가네 = 게임조선 촬영
수많은 선택지를 고르며 소개팅을 진행하다 보면 결말에 도달하게 된다. 총 여덟 종류의 엔딩이 준비되어 있으며 경우에 따라선 다른 엔딩보다 더 빨리 게임이 종료될 수도 있다. 따로 엔딩 조건이 표시되진 않으나 일부 선택지는 현재 골라왔던 과정에 따라 선택이 불가능 한 경우도 있다.
특히, 앞서 선택했을 때 부정적으로 보였던 결과가 시간이 흘러 굿 엔딩으로 가기 위한 선택지를 여는 조건이 될 수도 있어 정말 사람 속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음을 체감하게 해준다.
선택지에 따라 8개의 엔딩이 준비되어 있다 = 게임조선 촬영
누가 봐도 굿 엔딩인데 못 고르는 선택지 = 게임조선 촬영
모태솔로는 게임을 시작한 그 순간부터 특정 엔딩을 볼 때까지 수많은 '장면'으로 구분된다. 게임 진행 중 언제든지 ESC를 눌러 이전 장면으로 되돌아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특정 지점부터 다시 소개팅을 이어가면 이미 한번 봤던 선택지에 대한 영상은 SKIP 버튼을 눌러 빠르게 넘길 수 있다.
여기에 특정 엔딩이나 조건을 만족할 때마다 '보너스 트랙'에서 확인할 수 있는 영상이 하나둘씩 열린다. 주로 제작 과정이나 등장인물의 비하인드스토리가 담겨있으며 앞서 말한 빠르게 스킵 할 수 있는 기능을 활용해 반복적으로 플레이해 볼 수 있게 해준다.
언제든지 과거 시점으로 돌아가 다른 선택을 해볼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여러 엔딩을 보고 더 풍성하게 감상할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이렇듯 모태솔로는 다소 뻔한 이야기가 될 수 있는 흔한 남녀 사이의 소개팅을 두고 온갖 사람 사이의 관계 속에서 벌어질 수 있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로 상처받기도 하고 희망이 되기도 하는 순간을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잘 녹여냈다.
게임 플레이 내내 손발이 오그라들기보다는 손이 부들부들 떨리면서 화면에 보이는 기모를 한 대 쳐주고 싶을 정도로 이입되게 만드는 '모태솔로'는 현재 스토브 인디를 통해 플레이할 수 있다.
과연 이 소개팅의 결말은? = 게임조선 촬영
[오승민 기자 sans@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