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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리뷰] 시리즈 혁신은 다음 기회에... 전통성 유지를 택한 '파 크라이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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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에서 북미를 무대로 광신도 집단의 이야기를 그려냈던 '파 크라이' 시리즈가 중남미의 독재 국가, 그리고 게릴라의 이야기를 담은 새로운 작품으로 돌아왔다.

파 크라이는 높은 자유도와 함께 풍부한 즐길거리, 그리고 각 넘버링 작품을 대표하는 주제를 가진 스토리로 많은 게이머로부터 사랑받아오고 있는 시리즈로, 다양한 시리즈 작품을 거느린 유비소프트에서도 핵심 프랜차이즈 중 하나로 손꼽힌다. 따라서 시리즈의 신작 개발 소식이 들려오면 큰 이슈가 되곤 했었다.

또한 최근 발매된 유비소프트의 신작 타이틀이 대부분 아쉬운 성적과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기에 이번 파 크라이 시리즈의 신작, '파 크라이6'에 거는 기대가 유비소프트 자체적으로도 그리고 게이머에게도 매우 컸다고 할 수 있다. 시리즈의 측면에서도 파 크라이3 이후에 괄목할만한 게임 플레이 방식 및 시스템의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변화를 기대하는 팬들로부터 주목받은 작품이 되겠다.

과연 무거운 부담을 등에 진 파 크라이6는 게이머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작품인지, 유비소프트에게 흥행의 역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작품인지, 그리고 역대 파 크라이 시리즈 중 기억에 남을 만한 작품인지 살펴봤다.

■ 이번엔 '독재'와 '게릴라', 언제나 참신한 파 크라이의 주제

파 크라이 시리즈는 매 작품마다 핵심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 파 크라이2의 '분쟁', 3의 '광기', 4의 '이중성', 5의 '종말'이 대표적. 그리고 신작 파 크라이6에서는 '독재'를 들고 나왔다. 게임의 무대가 되는 지역도 각기 다른데, 전작에서는 미국 몬태나 주를 떠올리게 되는 배경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는 중남미의 독재 정권이 들어선 국가에서 새로운 스토리를 감상하게 되는데, 플레이어는 독재 정권의 붕괴를 위해 싸우는 게릴라가 돼 점차 세력을 확장하고 핵심 조력자를 찾으면서 드넓은 열대림과 섬을 누비게 된다.

플레이어가 조작하게 되는 '다니 로하스'는 16살에 군대에 입대해 군사 훈련을 받은 인물이며 독재 정권이 들어선 국가 '야라'를 탈출해 미국으로 몸을 옮기려고 한다. 하지만 탈출하는 과정에서 공격을 받고 목숨을 바친 친구의 도움으로 구사일생하게 된다. 목숨을 건지면서 도착한 곳은 독재 정권으로부터 저항하고 있는 '리베르타드'의 본거지로, 이곳에서 그들의 지도자 '클라라'를 만나게 되고 저항군이 돼 '안톤 카스티요'를 몰아내기 위한 투쟁을 시작한다.

즉, 이번 작품에서는 독재에 대한 투쟁과 저항을 다루고 있으며, 전투 플레이에 있어서는 '게릴라전'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독재와 권력에 맞서서 저항하는 주제는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요소이며, 불리한 상황에서 플레이어의 행동으로 점차 세력을 확장해나가는 것은 게릴라전과 매우 어울리는 조합이라고 할 수 있다. 파 크라이6의 소재 선정에 있어서는 신선함이 느껴지며, 합격점을 주고 싶다.

■ 구미를 당기게 할만한 새로운 요소가 있을까?

시리즈 팬이라면 가장 먼저 살펴보게 되는 것은 아마 전작과의 차이, 그리고 새로운 요소일 것이다. 즉 파 크라이6만의 매력이라 할 수 있겠다. 각 요소로 분류해 따져보면 전작 시리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요소와 신규 시스템이 많은 편이다. 여기에 개선된 시스템도 확인 가능하다.

가장 먼저 게릴라전을 바탕으로한 전투 구도다. 게임 내에는 리베르타드, 즉 저항군만이 이용하는 루트와 지름길이 있으며, 이를 통해서 적군의 주둔지에 효과적으로 침투할 수 있고 이동 시에도 적들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 해당 저항군의 루트는 지도상에 파란색으로 표시되며, 정부군을 의미하는 붉은색과 상반되는 파란색의 표시가 곳곳에 남아있으므로 길을 잃을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무기 부착물과 복장 또한 게릴라군의 느낌이 물씬 풍기도록 한 것도 신선하게 다가온 부분 중 하나다. 물론 실제 전투는 이전 시리즈와 동일하게 진행되는 편이다.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라 전면전을 펼칠 수도, 감시망을 피해 잠입하는 전술을 구사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작들과 차이점이라면 적 기지에는 감시 카메라가 추가되었다는 점과 공중 침투를 어렵게 하는 대공망이 형성되었다는 점 등이 있겠다.

특성 시스템의 삭제도 눈여겨볼만한 요소다. 전작들의 경우 캐릭터가 레벨업 혹은 특정 오브젝트 발견, 목표 완료 등으로획득하는 특성 포인트를 투자해 특정 부문에 특화된 캐릭터로 성장시켜나가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이러한 특성 시스템을 버린 대신 무기고 시스템을 도입했다.

무기고 시스템은 캐릭터에 다양한 형태의 장비를 장착하는 형태인데, 머리, 가슴, 다리, 발, 손목에 장착하는 장비는 각기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어, 각 상황에 따라서 장비를 바꾸면서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들어 방어력을 증가시켜주는 장비부터 독으로부터 눈을 보호해주는 엉성한 방독면까지 매우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또한 '수프레모'라는 독특한 장비가 추가됐는데, 해당 장비는 플레이어가 다양한 종류의 필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다. 6연발 유도 로켓을 발사하는 수프레모부터 독가스를 살포하는 수프레모, EMP를 발사해 차량을 납치할 수 있는 수프레모 등 더욱 더 전략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한다. 수프레모는 사용 시 일정 시간 동안 재사용 대기 시간을 가지며, 적을 처치할 경우에 빠르게 충전된다.

탈 것과 용병에 대한 변화도 파 크라이6만의 주요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우선 시리즈 최초로 지상 병기 최강자인 '전차'가 등장하며 속도는 빠르지 않지만 험한 산길도 거침없이 누빌 수 있는 말이 등장했다. 특히 전차는 최강의 방호 능력과 막강한 화력을 자랑함에 따라 플레이어에게는 정말 까다로운 상대, 반대로 전차를 입수했을 때에는 최고의 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 

전차를 효과적으로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앞서 설명한 EMP를 발사하는 수프레모를 활용하거나 전차에 몰래 올라타 제압을 해야한다. 만약 전차와 전면전을 펼칠 경우에는 전차 후방에 설치된 드럼통을 터뜨리고 엔진을 타격해 파괴해야 한다.

용병의 경우에는 인간이 아니라 동물로 치환됐다. 플레이어는 아미고라 불리우는 동물을 동반할 수 있으며 악어, 뒷다리 대신 바퀴를 단 닥스훈트, 싸움닭 등 다양한 종류가 등장한다. 각 아미고는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음에 따라 이를 활용하는 것도 전투에 큰 도움이 된다.

이외에도 적과 차량 등의 체력 표시, 소음기 부착 총기의 연발 사격 시 소음기가 달궈지면서 총성 감소 효과를 받지 않는 요소 등도 새로운 부분이다. 또한 사살한 적이나 동물로부터 굳이 루팅 키를 누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수집된다는 점과 파괴된 차량으로부터 재료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편의성을 개선한 부분이다.

■ 다양한 신규 요소가 등장하지만 신선한 게임 플레이는...글쎄?

파 크라이6는 위에서 미처 소개하지 못한 다양한 신규 요소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현상 수배 상태가 되었을 때 헬기를 타고 낙하산으로 강하하는 적들의 특공대와 헬기와 비행기, 차량 등 약점의 명확화, 더욱 세분화 및 다양화된 적들의 병종 등이 있겠다. 그리고 이슈가 되고 있는 닭싸움도 그 중 하나다.

이를 통해서 전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플레이 방식을 꾀할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해서는 "글쎄?"라고 답하고 싶다. 파 크라이 시리즈 중, 세 번째 넘버링 작품이 명작으로 손꼽히는 이유는 오픈월드 어드벤처 게임의 특징을 십분발휘해 자유도를 극대화하고 풍부한 즐길거리를 제공했다는 점 때문이다. 또 뛰어난 그래픽과 함께 플레이어만의 스타일이 묻어나는 전술을 구사하는 등 파 크라이 시리즈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파 크라이6도 해당 넘버링 작품만의 아이덴티티를 더하기 위해서 각종 시스템을 도입하는 시도를 했다. 예를 들어 무기 수납을 통해서 총기를 감추고 거리를 활보할 경우 정부군이 선제 공격을 하지 않는 시스템 등이 있겠다. 이를 통해서 마을을 수색하거나 주민들과 대화하고, 정부군 소속이지만 저항군에 정보를 팔아넘기는 NPC에게 접근할 수도 있다.

분명 많은 시도를 했고, 신선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다. 하지만 시리즈 많은 팬이 원했던 것은 파 크라이3와 같은 시리즈의 패러다임이다. 파 크라이6는 결국 전작과 동일한 플레이 방식으로 진행되고, 드넓은 월드의 적 기지를 하나 하나 접수해가는 땅따먹기 게임 형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스토리에 있어서도 할 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시나리오를 진행하다보면 주인공이 위기에 빠져 빌런에게 납치당하고 가까스로 탈출하는 구도는 이제 식상하다. 게다가 히든 엔딩을 숨겨놓은 포인트까지 비슷하다. 더 이야기하고 싶지만 스토리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은 자칫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생략하겠다.

■ 눈에 띌 수 밖에 없는 문제점, 자막과 번역

이번 작품을 플레이하면서 가장 거슬렸던 것은 역시 자막이다. 등장 인물 간의 대화가 자막과 싱크가 맞지 않는 경우가 매우 허다하고 문장 전체를 고려하지 않고 음절을 끊어 표시되는 자막은 게임에 대한 몰입도를 크게 해쳤다. 게다가 스페인어의 "그래" 혹은 "맞아" 등의 의미를 가진 "시(Sí)" 등을 우리말로 번역하지 않고 자막 활용하는 등 아쉬운 부분이 많이 보인다.

파 크라이6는 중남미를 배경으로 함에 따라 등장 인물은 스페인어의 억양이 묻어나는 발음을 구사하는 등, 스페인어를 자막에 그대로 사용한 것은 중남미의 느낌을 살리고자한 의도가 있을 수도 있겠다.


파 크라이6는 파 크라이 시리즈의 고유한 특징과 해당 시리즈가 보여줄 수 있는 매력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이제는 전작들과 스토리 외에는 색다를 것 없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이를 해결하고 시리즈의 패러다임을 만들어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이지만 변화가 없다면 결국 파 크라이 시리즈는 도태될 수 밖에 없다.

해당 문제를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파 크라이6는 시리즈의 아이덴티티를 고스란히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시도를 감행한 작품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많은 부분에 있어서 편의성을 개선했을 뿐만 아니라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새로운 시스템을 녹여내 플레이어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주고자 했다. 이러한 시각 차이에 대한 파 크라이6의 평가는 플레이어 개개인의 몫이라 할 수 있겠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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