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게이머에게 큰 사랑을 받아온 좀비 아포칼립스 FPS '레프트 4 데드'의 정신적 후속작 '백 4 블러드'가 지난 13일(한국시간)부터 오픈 베타 테스트에 돌입했다.
백 4 블러드는 레프트 4 데드의 '터틀락 스튜디오'가 개발했기에 많은 주목을 받았고, 실제로 많은 부분이 이들의 전작인 레프트 4 데드와 닮아있다. 좀비 아포칼립스의 세계관을 채택했다는 점과 4명의 플레이어가 협력해 생존한다는 점 등이 대표적이다. 또 핵심 콘텐츠로 캠페인과 대결 모드를 준비해놓은 부분까지 비슷하다.
이에 레프트 4 데드 및 코옵 게임 마니아로부터 관심을 모았으며, 지난 8월 7일부터 진행된 베타 테스트와 13일부터 진행된 오픈 베타 테스트를 통해 많은 이들이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백 4 블러드는 게임 서버에 입장하면 생존 캠프에서 시작하게 되며 생존 캠프에서는 수많은 NPC를 만나게 된다. 이들을 통해서 게임에 대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존 캠프 한 곳에 마련된 사격장에서 각종 무기를 사용해보면서 연습해볼 수 있다.
게임 모드는 캠페인과 대결이 준비돼 있는데, 캠페인은 최대 4명의 플레이어가 함께 협동해 특정 생존 목표를 달성하는 콘텐츠이며, 대결은 최대 8명의 플레이어가 4 대 4로 리든(좀비) 및 청소부(생존자) 팀으로 나눠 번갈아가면서 라운드를 진행하는 형태다.
테스트에서의 캠페인은 액트1을 즐겨볼 수 있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최대 4명의 플레이어가 하나의 팀을 이뤄 미션을 수행하게 되며, 만약 플레이어 4명이 모이지 않거나 게임 도중 탈주할 경우 AI 플레이어로 대체된다. 팀을 이룬 청소부는 서로 등을 맞대고 무수히 몰려오는 좀비에 대항하게 되며, 때로는 탄약을 보급해주면서 협력하게 된다. 팀원 간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 각종 핑을 준비해놨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매우 많은 부분에서 레프트 4 데드와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한편으로는 차별성을 두기 위해 노력한 부분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첫 번째로는 플레이어가 맡게 되는 캐릭터를 부르는 명칭이다. 게임 내에서는 이들을 '청소부'라고 칭하는데, 단순히 생존을 위해 생존법을 터득한 이들이 아니라, 전문적인 전투 기술과 전술을 활용하는 전문가라는 컨셉이다.
이러한 점을 플레이어에게 강조하면서 플레이어 간에 좀 더 전문적인 협동 플레이를 요구한다. 라운드의 난이도를 높일 경우에 아군 팀원을 공격했을 때 주는 피해량이 늘어나 좀 더 전술적인 행동이 필수적인 부분, 그리고 탄약과 도구 등을 공유하면서 효율적인 전투를 준비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차별성을 두기 위해 준비한 두 번째는 랜덤성의 부여다. 백 4 블러드는 '카드 시스템'이 존재하는데, 이를 통해서 게임에 다양한 변수를 만들어낸다. 카드는 커럽션과 액티브로 나뉘며 커럽션은 매 라운드마다 적용되는 페널티로, 게임의 난이도를 증가시키게 된다. 다음으로 액티브 카드는 게임 시작 전 덱을 구성해 뽑을 수 있으며, 플레이어에게 각종 이로운 효과를 준다. 게임 중에도 각종 루트를 통해 획득할 수 있다.
커럽션 카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액티브 카드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높은 난이도의 게임에서는 공략 성공 여부에 큰 영향을 주게 되며, 매 게임마다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는 것이다.
백 4 블러드의 전체적인 게임 완성도는 높은 편이다. 그래픽도 깔끔하며, 수준 높은 타격감과 긴장감, 몰입도를 제공한다. 하지만 분명히 아쉬운 부분도 눈에 띈다. 현재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역시 백 4 블러드의 가격이다. 백 4 블러드의 기본은 68,800원, 디럭스판 103,000원, 얼티밋판 113,000원으로 다소 높은 가격으로 판매 중이다.
사실 백 4 블러드는 전작이라할 수 있는 레프트 4 데드와 비교했을 때 더욱 확실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그래픽과 전체적인 시스템 등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었다고는 볼 수 있으나 재미까지 업그레이드 되지는 않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각종 요소를 통해서 차별성을 부여했지만 크게 부각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가격이 다소 높게 책정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몰입도를 크게 저해하는 미완성된 한글화와 실제로 중요한 부분에 대한 편의 기능의 부재 등도 주요 문제점으로 꼽힌다. 또 난이도 밸런스에 있어서도 조정이 필요한 상태다.
좀비 아포칼립스 FPS를 대표하는 레프트 4 데드, 그리고 그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등장한 백 4 블러드. 아직은 그 가능성에 대해 물음표로 남아있는 상태다. 올해 10월 정식 출시가 예정돼 있는 만큼 정식 출시 이전까지 문제점이라고 지적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 개선이 이뤄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