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OST(혹은 BGM)은 귀를 통해 게임의 몰입도를 높여주고, 그 배경과 세계관을 함축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OST는 게임 그래픽 만큼 눈부신 발전을 이뤄왔습니다. 그리고 많은 게이머들의 기억 속에 남아 아직까지도 회자되기도 합니다.
게임에 '명작'이라는 표현이 있듯이 [게임 속 OST]는 '명곡'으로 꼽히는 OST부터 BGM까지 다양한 게임 속 음악을 풀어내는 코너입니다. 일부 내용은 나무위키를 인용했습니다. <편집자 주>
'록맨2' 보스 선택 화면 = 록맨 레거시 콜렉션
직관적이고 단순해 보이지만 어렵고 혈압 오르는 패턴으로 점철된 록맨 시리즈. 다양한 파생 시리즈로 현재까지 많은 게이머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록맨 시리즈 중 가장 인기를 끈 타이틀은 짜리몽땅 꼬마 로봇이 등장하는 '록맨2' 일 것이다.
'록맨2'는 단일 타이틀 150만장 이상의 판매고로 록맨 관련 단독 타이틀 중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인기 때문일까. 레트로 게임의 시대가 지난 2008년 '록맨2'가 재조명 받는 사건이 있었다.
록맨2의 TAS((툴 어시스티드 스피드런, 에뮬레이터의 프레임 단위 세이브-로드 반복으로 이론상 최속의 플레이를 구현하는 타임어택) 영상에 누군가가 '록맨2'가 발매되던 당시의 추억을 담은 코멘트를 붙이기 시작했고 이를 감명 깊게 본 유저가 해당 영상과 코멘트를 바탕으로 커버곡이 작성 된 것.
커버곡 '추억은 억천만'은 당시 서브컬처계에 대히트를 쳤다. 아울러 이 노래의 원본이 되는 영상의 플레이 장면과 BGM은 'Dr. 와일리'라 불리는 록맨2 스테이지1 BGM이었다.
'추억은 억천만'의 가사 내용은 '일에 쫓기다 옛날의 추억을 회상하는 한 직장인이 마지막에 첫사랑을 만난다'는 내용으로 '록맨' 시리즈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울트라맨이 언급된다. 당시 록맨보다는 울트라맨이 영웅적인 존재였기 때문에 공감 코드에서 록맨 대신 울트라맨으로 바뀌었을 수도 있다는 추측도 있다.
8비트의 빠른 음은 기타 선율에 맞춰 락버전으로 편곡됐으며, 찢어질듯한 고음은 영상을 본 게이머들에게 매력 포인트로 다가왔다. 또한 몇몇 능력자들을 통해 뮤직비디오 격인 애니메이션이 등장하기도 하고, 다양한 버전으로 리메이킹 됐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록맨2' 스테이지1 BGM은 최종 보스 스테이지 음악 중에서도 수위를 다투는 인기를 자랑한다. 최종 국면에 돌입했다는 긴박감을 8비트로 잘 표현해낸 것이 특징.
캡콤은 '추억은 억천만'과 함께 록맨2 매드무비였던 '에어맨이 쓰러지지 않아'가 큰 인기를 끄는 모습을 보며 추억팔이, 복고가 잘 먹힌다고 판단했는지 클래식 시리즈의 신작인 록맨 9, 10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정도면 '추억은 억천만'이라는 곡은 추억이 록맨의 꺼져가던 생명줄을 이어줬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조상현 기자 neulpeum@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