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는 익숙해진 CCG 인터페이스
매직더개더링과 유희왕, 하스스톤, 섀도우버스 등 다양한 카드배틀게임이 등장하면서 국내에서도 더 이상 카드 게임이 낯설지 않다.
카드를 가지고 정해진 룰 안에서 즐기는 이러한 장르는 하스스톤 덕에 CCG(Collectabla Card Game/수집형 카드 게임)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 시작은 TCG(Trading Card Game/거래를 통해 수집하는 카드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TCG는 오프라인에서 즐기는 카드게임인만큼 디지털로 즐기는 카드게임과는 다르게 유저간에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져 원하는 카드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좀 더 다양하다. 거래 또한 하나의 재미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거래가 되는 카드게임이라는 것이 장점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오프라인 카드 역시 부스터를 통해 원하는 카드를 뽑아야 하며, 정해진 가격이 없는 카드인 만큼 유저간에 거래에서도 상당한 지출이 요구된다. 더군다나 한정 프로모션(극장 배포, 서적 동봉, 이벤트 프로모션 등)으로 풀리는 카드의 경우 온라인게임처럼 누구든지 다 참여하고 얻을 수 있는 경우가 아니어서 돈이면 돈, 스트레스면 스트레스 모두 상당한 수준에 이를 수 있다.
▲ 대부분의 TCG는 덱을 미리 구성해두고 게임을 즐긴다.
또한, 카드를 구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덱을 짜는 즐거움'에서 상대적인 박탈감 역시 느낄 수 있다. 오프라인 TCG는 온라인 CCG보다 훨씬 다양하고 복잡한 상황이 어우러져 있는데다 레어도에 따른 카드를 이용해 자신의 마음대로 구축하는 덱 커스터마이징에서 강렬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 점이 오히려 오프라인 유저 사이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자극할 수도 있다.
즐거워야 할 덱 구축이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번에 소개할 도미니언은 이러한 덱 구축의 즐거움을 좀 더 간략화하면서도 박탈감없이 공평한 게임을 만들어냈다. TCG 특유의 덱 구축 즐거움을 게임으로 승화하면서도 카드를 구하는데 드는 비용으로 최소화한 셈이다.
◆ 덱빌딩 보드게임의 시초 '도미니언'
▲ 이번에 소개할 보드게임 '도미니언'
도미니언은 굳이 따지자면 TCG도 CCG도 아니다. 교환하는 게임도 아니고, 딱히 수집하는 게임도 아니다. 도미니언에는 게임에 사용되는 카드 500장이 모두 들어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미니언은 특별한 점을 가지고 있다. 덱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게임에 포함 시킨 것이다. 온오프라인 막론하고 대부분의 카드게임은 덱을 미리 룰에 맞춰 구축해온 후, 가져온 덱으로 승부를 모드는 형식이었다.
도미니언은 이와 다르게 초기 시작 카드(동 7장, 사유지 3장)로 덱을 만든 후, 자신의 덱을 업그레이드 해나가는 게임이다. 자신의 돈을 이용해 펼쳐져 있는 카드를 구매하고 덱을 강화하며 승점을 벌어 승리하는 것이 도미니언의 기본이다.
◆ 게임의 진행
▲ 카드를 종류별로 수납할 수 있는 트레이 형태의 패키지
도미니언은 룰이 간단한 편이다. 모든 플레이어는 동 7장과 사유지 3장으로 된 덱을 받고 시작하며, 매턴 액션 카드 1장 사용, 카드 구매 1장, 남은 카드 모두 버리고 새로 5장 뽑기의 순서로 진행한다.
액션 카드는 말 그대로 특수한 효과가 적힌 카드로 도미니언에서는 총 25종류의 액션 카드가 존재한다. 단, 한 게임에 사용되는 액션 카드는 10종류로 제한된다. 이 때문에 반복해서 플레이하더라도 액션 카드에 변화를 줘 경기 양상이 달라지게 된다.
액션 카드는 기본 적으로 1턴에 1장 사용할 수 있지만, 액션 카드 중에는 액션 카드 사용횟수를 늘려주는 카드가 있어 이를 통해 연속적으로 카드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 액션 카드를 연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액션이 끝나면 돈으로 카드를 1장 구매할 수 있다. 구매할 수 있는 카드는 돈 카드 3종류(금, 은, 동), 액션 카드 10종류, 승점 카드 3종류(사유지, 공작령, 속주)가 있다. 액션과 마찬가지로 액션 카드 중 구매횟수를 늘려주는 카드, 혹은 돈을 1턴간 늘려주는 카드 등이 있어 구매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단, 구매한 카드는 손으로 들고 오는 것이 아니라 묘지에 버린다.
이후 구매가 끝나면 손에 들고 있는 카드와 사용한 카드를 모두 묘지로 보내고, 새로 카드 5장을 뽑는다. 만약 카드를 뽑을 때 덱에 더 이상 카드가 없다면 자신의 묘지를 섞어 덱으로 만들고 남은 수 만큼 카드를 뽑는다. 구매한 카드는 이렇게 묘지를 셔플하여 덱으로 만든 이후부터 사용할 수 있다.
▲ 공급처에서 원하는 카드를 구매해 자신만의 덱을 완성하자
계속해서 덱을 강화하며 진행하다가 바닥에 펼쳐져있는 액션 카드 3종이 모두 바닥나거나, 속주 카드가 바닥 날 경우 게임이 종료된다. 이후 각자의 플레이어는 덱과 묘지, 손에들고 있는 카드 중 승점 카드의 승점을 모두 더해 점수를 내고 가장 높은 점수의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승리한다.
◆ 도미니언의 전술
도미니언은 플레이하다보면 몇 가지 전술이 들어오게 된다.
우선 덱을 압축시키는 전략이 중요하다. 덱 압축이란 필요없는 카드를 최소화하거나 카드를 뽑는 카드를 늘려 덱을 빠르게 회전시키는 방법이다. 같은 덱에서 5장을 들고 시작하더라도 카드를 뽑는 카드가 다수 들어가 있으면 상대보다 필요한 카드 혹은 연계 카드를 뽑기가 수월해진다. 시장이나 마을과 같은 카드는 일단 뽑고나면 새로 카드를 뽑으면서 액션을 늘려줘 생각할 필요도 없이 덱을 빠르게 압축해준다.
▲ 어떤 특성의 덱을 만들지 잘 생각해야 한다.
승점 카드는 최대한 늦게 모으는 전략도 유효하다. 최종 결산을 제외하면 승점 카드는 전혀 의미가 없다. 이 때문에 초반부터 빠르게 승점 카드를 사기 시작하면, 손에 승점카드가 다수 들어와 패배의 지름길이 된다. 초중반 덱을 탄탄하게 만든 후, 후반 높은 승점의 카드를 노려보는 것이 좋다.
폐기도 중요하다. 폐기는 묘지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게임 내에서 아예 제외시켜 버리는 효과다. 일반적으로 보면 기껏 사온 카드를 왜 폐기하나 싶을 수도 있지만, 유용도가 떨어진 카드는 폐기 시켜 버리는 것이 원하는 카드를 뽑기 더 좋다. 예를 들어 초반 민병대를 많이 구매한 상황에서 상대방이 해자를 많이 구매한다면 민병대를 쓰기가 껄끄러워지니 폐기시켜버리는 것도 좋다. 폐기 시킬 때에는 각종 이득을 볼 수 있는 카드가 있는 만큼 전술적으로 폐기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 다양한 확장팩
도미니언은 발매 이후 엄청난 인기를 끌어 10개 이상의 확장팩이 발매됐다. 확장팩에 따라 원판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고, 원판 필요 없이 단독으로 즐길 수 있는 스탠드얼론 형태도 있다.
매 확장팩 마다 새로운 효과를 가진 카드가 대거 추가되어 가지고 있는 액션 카드에 질린다면 새로운 확장팩으로 변화를 주며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도 도미니언의 큰 장점이다.
▲ 다양한 형태의 도미니언 확장팩(사진=다이브다이스 홈페이지)
◆ 그래서 실제 해본 평은요
- R기자: 과감한 액션 연계가 승리의 지름길
- N기자: 간단한 듯 간단하지 않은 웰메이드 TCG
- B기자: 민병대인지 도적떼인지 분간이 안간다
- N기자: 간단한 듯 간단하지 않은 웰메이드 TCG
- B기자: 민병대인지 도적떼인지 분간이 안간다
[이정규 기자 rahkhan@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