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을 앞두고 발송된 페이크옥션
지난 9월 26일 텀블벅을 통해 크라우드펀딩했던 보드게임 '페이크옥션'이 발송됐다는 메일이 발송됐다. 1~2일의 배송기간이 있을 거라는 공지에 맞춰 28일 무사히 페이크옥션이 도착했다.
페이크옥션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텀블벅에서 펀딩률 400%를 넘기며 성공적으로 펀딩을 마무리한 조종완 디자이너의 파티게임이다. 이 보드게임은 미술과 경매라는 매력적인 소재에 진품과 가품을 오가는 블러핑으로 몰입감 있는 테마를 입힌 것이 특징이다.
▲ 심플하면서도 개성넘치는 패키지박스
실제로 보드게임콘2017에서 아마추어 작가 존을 통해 선보인 페이크옥션은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게임조선에서는 실제로 후원에 참여하여 받은 페이크옥션을 직접 플레이해봤다.
◆ 게임의 준비
▲ 다양한 이미지의 카드가 매력적인 페이크옥션
파티게임은 모름지기 '단순'하면서도 '강렬'해야 재미가 있다. 하드코어한 보드게임에 비해 2~3분이면 누구에게나 설명할 수 있는 짧은 룰이 강점이다.
페이크옥션 역시 직관적인 룰을 가지고 있다. 각자 미술품 카드를 받고, 감정 카드를 받는다. 감정 카드 카드에는 미술품 카드가 진품인지 가품인지가 표시되어 있다. 이후 미술품 카드는 뒷면표시로 내려놓은 후, 감정 카드 카드는 자기만 볼 수 있도록 숨겨둔다.
모든 플레이어가 미술품 카드를 내려놓으면 셔플 후 차례대로 공개한다. 이후, 사용하지 않은 미술품 카드 중 4개를 비밀경매 카드로 지정 후, 플레이어의 미술 품 사이에 배치한다. 비밀경매 카드 역시 감정 카드를 섞어 같은 자리에 위치시켜 비밀경매 물품에도 진품과 가품을 구별해놓는다.
모든 준비가 끝나면 18억씩 돈을 받고 게임을 시작한다.
◆ 블러핑이 전부!
▲ 후원자에게만 지급된다는 플레이 매트를 이용해 게임을 즐겨보자!
룰은 간단하다. 왼쪽부터 차례대로 미술품을 경매에 부치면 된다. 경매는 1억 단위로 진행할 수 있으며, 낙찰된 사람은 자신의 낙찰마크와 낙찰금액을 미술품 위에 올려두면 된다.
미술품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해당 물품이 진품인지 가품인지 서로 설전을 벌이며 경매를 벌이는 것이 이 게임의 가장 큰 재미다. 내 물품이 아니어도 내것이라 우기기도 하고, 내것인데도 아닌척하며 경매를 하는 등 다양한 촌극이 발생한다.
이후, 모든 물품의 낙찰이 종료되면, 각자 미술품 주인을 공개한다. 미술품 주인은 자신의 미술품 위에 올려져 있는 돈을 가져가고, 낙찰자는 미술품을 가져간다. 비밀경매의 경우 박물관(은행)에 돈을 지불하고 미술품을 받아간다.
▲ 제발 진품이길!
모든 배분이 끝나면 자신이 사들인 미술품을 박물관에 팔게 된다. 이 때 감정 카드를 확인하게 되고 진품일 경우 진품의 가격을,가품일 경우 가품의 가격을 받는다. 진품이냐 가품이냐에 따라 받을 수 있는 가격의 차이가 클 뿐만 아니라 가품의 경우 오히려 벌금을 내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추가로 자신의 미술품을 자신이 구매 시 해당 물품은 감정 카드와 상관없이 무조건 가품으로 취급되므로 자신의 물품 경매 시에는 가격을 올리는 정도의 행동은 필요하지만 구매를 하게 되면 손해를 볼 확률이 매우 높다.
이후 모든 정산이 끝나면 다시 게임을 시작한다. 2라운드와 3라운드 시작 시, 각각 5억/10억을 참가비로 지불한다. 참가비를 지불하지 못한 플레이어는 경매물품 출품은 가능하지만, 입찰은 불가능해진다. 3라운드까지 반복한 후, 가장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승리한다.
◆ 다양한 매력의 페이크옥션
비밀 경매의 경우 플레이어들은 절대적으로 운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 규칙서에서는 파리룰, 런던룰, 서울룰, 베이징룰로 비밀 경매에 변화를 줄 수 있는데, 이에 따라 운의 요소를 대폭 감소시킬수도 혹은 운의 요소를 극대화시킬 수도 있다.
또한, 비밀 경매의 수는 기본 4장으로 언급하고 있지만, 플레이어 수에 따라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으므로 함께 플레이하는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라 조절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 경매 물품이 진품인지 가품인지 밝혀질 때가 제일 짜릿하다!
반대로 비밀 경매를 배제하고 플레이어가 미술품을 여러개 들고 시작하는 등 쉽게 게임을 변칙시킬 수 있어 언제든지 새로운 기분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페이크옥션의 최대 강점이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회색 마커와 컬러 마커가 따로 있어 상황에 맞춰 게임의 분위기를 조절할 수도 있는 만큼 '상황에 맞춰 룰을 언제든지 변형해도' 게임이 무리없이 진행된다는 점이 페이크옥션 최대의 강점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몇가지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우선 마커의 분배 문제이다. 미술품을 받은 이후 마커를 직접 찾아가야 하는데, 찾아가는 과정에서 앞서 가져간 사람이 어떤 마커를 찾아갔는지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에 참여하지 않는 딜러가 있다면 이런 문제는 해결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룰 상 마커를 정당하게 배분하는 방식이 없어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다.
물론 직접 번호를 기억해서 플레이할 수도 있지만, 파티게임의 특성상 기억력이 좋지 않은 어린 아이나 나이가 많은 플레이어도 참여할 수 있으며, 많은 플레이어가 참여 시 헷갈릴수도 점을 생각하면 룰상 마커를 공정하게 배분할 수 있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있었으면 좋지 않았나 싶다.
또한, 후반으로 갈수록 게임의 주요 플레이 방식인 블러핑과는 별개로 선두권 플레이어는 안전 거래를 통한 수비 플레이를, 뒤쳐진 플레이어는 역전을 위해서 리스크가 큰 고점수 카드에 올인하는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다. 이때문에 타인과의 의사소통이 주가 되기보다는 가격에 따른 다소 뻔한 플레이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미묘했다.
◆ 그래서 실제 플레이를 해본 평은요?
- Z기자: 1억씩 올리는 좀생이랑은 게임하지 마세요.
- R기자: 좋은 작품이 내 손에 오면 X되는 거야…
- B기자: 저위험 저수익 전략과 고위험 고수의 전략 간의 치열한 두뇌 싸움
- H기자: 나는 나보다 돈많은 자의 말은 믿지 않는다.
- R기자: 좋은 작품이 내 손에 오면 X되는 거야…
- B기자: 저위험 저수익 전략과 고위험 고수의 전략 간의 치열한 두뇌 싸움
- H기자: 나는 나보다 돈많은 자의 말은 믿지 않는다.
[이정규 기자 rahkhan@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