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에는 엄연히 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 인원수가 제한되어 있다. 많은 게임이 2인부터 시작해 4~6인 정도까지 플레이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1인이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이나 10인이 넘어가는 경우도 존재한다.
같은 게임이더라도 인원수에 따라 룰이 변경되는 경우도 있는 만큼 보드게임은 인원에 대해 상당히 민감하다. 룰이 변경되지 않더라도 인원이 많아질수록 턴이 늦게 돌아와 지루해지는 경우도 있고, 인원이 적어지면 오히려 견제가 너무 뻔해지는 경우도 있어 게임마다 선호하는 황금인원수가 존재한다.
오늘 소개할 '와이어트 어프' 역시 2~4인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이지만, 많은 보드게임 마니아 사이에서 '3명이 모였을 때 하기 좋은 게임'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 'OK목장의 사투'의 주역들
와이어트 어프는 1881년 'OK목장의 결투'의 실제 주인공이자 동명의 영화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름의 유래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게임은 서부개척시대 당시의 보안관과 무법자의 전투를 테마로 한 게임으로 현상금이 걸린 무법자를 잡아 현상금을 더 많이 모으는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이다.
실제 플레이 방식은 테마와 잘 맞지 않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게임 자체는 난이도가 낮으면서도 다양한 전술과 운이 조합되어 있어 재미는 충분히 보장한다.
게임조선에서는 와이어트 어프 3인 플레이를 직접 해보았다.
▲ 패키지 자체가 크지 않아 휴대성이 높은 편
◆ 현상금을 올려 수배자를 잡는다?
와이어트 어프는 단순히 무법자를 잡고 현상금을 받는 것이 아니라, 한 핸드(라운드)가 종료될 때 까지 현상금을 최대한 끌어올린 후, 잡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무법자 체포의 성공여부는 오로지 해당 무법자 카드를 8점 모았느냐로 결정되기 때문에 무법자를 잡는 게임이라기보다는 투자게임의 느낌이 좀 더 강하게 난다. 이때문에 개척의 요소나 카우보이끼리의 한 방 승부를 생각했다면 테마와 게임이 약간 엇나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무법자 역시 실존 인물로 구성되어 있다.
각설하고 현상금을 올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모든 플레이어는 10장의 카드를 받게 되며, 손에 들고 있는 카드 중 같은 무법자 카드를 3장 이상 세트로 구성하여 바닥에 내려놓으면 된다. 이렇게 카드를 내려놓다보면 결국 손에 들고 있는 카드가 0장이 되고 0장이 되는 순간 해당 핸드가 종료되면서 현상금을 나눠갖게 된다.
◆ 핸드의 흐름
▲ 동명의 카드(같은 색)가 3장이 모이면 세트를 구성해 내려놓을 수 있다.
물론 3장씩 내려놓는 것만으로 게임이 끝날리 없다. 턴 플레이너는 아래의 과정을 거치면서 플레이를 하게 된다.
- 카드를 덱 뭉치에서 2장 뽑기 또는 버려진 카드의 맨 위 카드 1장을 가져오기
- 무법자 카드 내려놓기(횟수 제한 없음), 보안관 카드 사용하기(1턴에 한 번)
- 손에 든 카드 중 한 장을 버리기
- 무법자 카드 내려놓기(횟수 제한 없음), 보안관 카드 사용하기(1턴에 한 번)
- 손에 든 카드 중 한 장을 버리기
카드를 가져오는 것은 필수로 덱에서 카드 2장을 가져올 지, 버려진 카드 맨 위 카드(전 턴 플레이어가 버린 카드)를 한 장 손에 넣을지부터 결정해야 한다.
2장을 가져오면 무법자 카드 수가 증가해 세트를 맞추기 편해지고, 보안관 카드가 들어올 가능성도 높아진다. 대신, 랜덤이기 때문에 어떤 카드가 올라올지 알 수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쓸모 없는 카드가 들어올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버려진 카드의 맨 위 카드를 1장 가져올 경우에는 1장 밖에 못 가져오지만, 해당 카드를 미리 보고 가져오기 때문에 버려진 카드의 필요 유무룰 잘 파악하면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이 후, 손에서 무법자 카드를 내려놓거나 보안관 카드를 사용한다. 무법자 카드는 조건만 맞으면 몇개든 내려놓을 수 있다.
- 같은 무법자 카드 3장 이상을 1세트로 취급하여 내려놓는다.
- 자신 또는 다른 플레이어가 세트로 만든 무법자 카드의 경우 1~2장으로도 내려놓을 수 있다.
- 자신 또는 다른 플레이어가 세트로 만든 무법자 카드의 경우 1~2장으로도 내려놓을 수 있다.
두 개의 조건에 맞춰 몇 번이고 카드를 내려 놓을 수 있다.
▲ 다양한 효과를 가진 보안관 카드가 승리의 핵심
보안관 카드는 독특한 효과가 있는 카드로, 무법자 포인트와 현상금을 높인다던지 상대의 무법자 카드를 무력화하거나 뺏어오는 등 다양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 보안관 카드는 통상적으로 한 턴에 한 개만 사용할 수 있다.
보안관 카드는 크게 체포포인트와 현상금을 올리는 카드, 타인의 카드를 무력화 하거나 뺏어오는 카드, 카드를 추가로 받거나 무력화를 방어하는 카드로 구성되어 있다.
일부 효과는 '샷을 성공해야 한다'는 조건이 존재하는데, 샷은 덱 뭉치의 맨 위 카드를 확인 해 총알 표시가 있다면 샷 성공, 총알 표시가 없다면 샷 실패로 판정한다. 무법자 카드는 총알 표시가 존재하며, 보안관 카드는 총알 표시가 없다.
보안관 카드 중에는 와이어트 어프 카드가 존재하는데, 이 카드로 버려진 카드 뭉치에서 카드를 가져오는 효과 선택 시 사용한 와이어트 어프를 포함해 2회까지 보안관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상대 플레이어가 은신처를 자신에게 은신처(보안관 카드)를 사용 시, 즉시 사용해서 방어할 수도 있다.
모든 카드를 다 사용하면, 손에 있는 카드를 1장 버려야 한다. 이 한 장은 반드시 버려야 하기 때문에 이전에 무법자 카드와 보안관 카드를 사용할 때에도 1장은 버릴 수있을 때가지만 플레이 해야 한다.
◆ 핸드 종료, 현상금 분배
핸드가 종료되는 상황은 3가지가 있다.
턴 플레이어가 손에 들고 있는 마지막 카드를 버렸을 때다. 어느 한 플레이어라도 0장이 되는 순간 핸드가 종료된다.
반대로 턴 플레이어가 아닌 다른 플레이어의 손에 든 카드가 0장이 됐을때도 핸드가 종료된다. 보기 드문 광경으로 '지명 수배'등을 이용해 손에 든 카드가 1장 뿐인 플레이어의 카드를 빼앗거나, 은신처를 사용했는데 와이어트 어프로 방어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다.
▲ 와이어트 어프가 핵심
▲ 와이어트 어프가 핵심
마지막으로 덱 뭉치가 두 번 0 장이 됐을 때 종료한다. 와이어트 어프는 매 턴 카드를 2장씩 집어올 수 있는 덱 뭉치에서 더 이상 카드를 집어올 수 없을 때, 버려졌던 카드를 셔플한 후 새 덱 뭉치로 사용하한다. 2회 째 새 덱뭉치를 만들 상황이 오면 더 이상 덱 뭉치를 만들지 않고 핸드를 종료한다. 단, 덱 뭉치가 1장 미만이 되어있더라도 버려진 카드 뭉치에서 카드를 집어오는 것을 선택하면 게임을 속행한다.
핸드가 종료되면, 각자 현상금을 분배한다. 현상금 분배는 무법자마다 따로 진행을 한다. 무법자 체포 점수가 8점 이상인 무법자만 체포에 성공한 것으로 간주하며 현상금을 분배하며, 이 때 해당 무법자를 내려놓은 사람끼리 나눠받게 된다.
또한, 각자의 체포 점수를 확인해 1위와 5점 이상 차이가 나는 플레이어는 현상금 분배에서 제외된다. 이 때문에 단순히 체포하는데 그치지 않고, 현상금이 많이 쌓인 무법자는 점수차를 높여 독식하는 플레이가 중요하다.
현상금을 모두 분배 후에는 현상금을 25,000달러 이상 모은 플레이어가 있는지 확인하고, 없다면 모든 카드를 다시 섞고 새로운 핸드를 재시작한다. 25,000달러를 모은 플레이어가 있다면 게임을 종료하고 가장 많은 현상금을 모은 플레이어가 승리한다.
만약 동점자가 존재한다면 각자 덱 뭉치에서 카드를 뽑아 샷을 확인한다. 샷에 실패하면 탈락하며,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자가 최종 승리한다.
▲ 적절한 긴장감이 매력적인 3인 플레이
◆ 세 명이 해서 재밌다?
▲ 적절한 긴장감이 매력적인 3인 플레이
실제로 와이어트 어프는 3인 플레이가 완성도가 높다. 게임 플레이 중에도 3인이기 때문에 성립되는 요건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우선 무법자 카드의 분배가 있다. 무법자 카드는 무법자 별로 7장이 존재하는데, 한 명이 세트를 완성해야 하므로 남는건 4장이 된다. 이 네 장을 4인이 나눠갖게 될 경우 게임이 상당히 루즈해진다. 분배 역시 동점자가 자주 나와 지루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반대로 2인 플레이는 현상금 분배에서 독식이나 분배가 평범하게 잘 일어난다. 3인의 경우 무법자 마다 다양한 상황이 발생하며 독식 뿐 아니라 3위 제외 플레이 등 좀 더 변수 있는 상황이 자주 나타난다. 또한, 버린 카드 뭉치에서 카드를 가져오는 재미가 3~4인에 비해 너무 뻔하다는 점도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때문에 적당히 루즈하지 않으면서도 독식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3인 플레이가 상당히 매력적인 것은 틀림없다.
◆ 그래서 실제 플레이를 해본 평은요?
- Z기자: 독식만 막아도 일단 해볼 만 하다
- R기자: 내가 노린 무법자는 악착같이 독식하는게 중요!
- B기자: 다행히도 꼴등은 쉽게 면할 수 있는 게임
- R기자: 내가 노린 무법자는 악착같이 독식하는게 중요!
- B기자: 다행히도 꼴등은 쉽게 면할 수 있는 게임
[이정규 기자 rahkhan@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