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천한 장돌뱅이 신분에서 3품 벼슬에 오르기까지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 간 임상옥의 일대기를 그린 MBC TV 드라마 `상도`를 게임으로 묘사한 것이 바로 `거상`이다.
1590년 명나라와 일본에 둘러쌓여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 혼돈의 시대를 겪은 조선을 배경으로 하는 `거상`은 각기 자국의 이익과 자신의 개인적인 영달을 위해 적국을 누비고 산넘고 물건너 물건을 판매한 장삿꾼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제 유저는 `거상`속에서 국가와 인종을 초월하여 자신의 부와 영달을 위해 뛰는 노련한 장삿꾼이 되어야 한다.
▶ 실생활의 경제 시스템을 온라인으로 끌어들였다
`거상`은 캐릭터를 성장시켜 나간다는 기존의 온라인 게임의 컨셉에서 완벽하게 벗어난 게임은 아니다. 필드를 이동하면서 각 지역을 탐방하고 타 유저들과 연합하거나 대립의 관계 속에서 게임을 진행시키는 방식이다. 기존의 게임과 `거상`이 다른 점은 실생활에서 통용되고 있는 경제논리와 법칙을 게임 속으로 끌어들인 부분이다.
실제 경제논리처럼 `거상`에서 유저는 물품을 직접 생산하거나 자신이나 금전적 이득을 위해 사용할 수 있으며 은행거래를 통한 이윤 불리기나 경매 금리 등의 시스템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또한 길드라는 소규모 상단을 중심으로 타 길드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으며 장래 비전있는 사업을 수행중인 길드에 투자금을 전달해서 이득을 취하는 등의 투자산업을 수행 할 수도 있다. 참고로 길드는 성을 소유할 수 있으며 차후 타 길드의 성을 상대로 공성전이나 상업루트를 놓고 대전을 벌이는 것이 가능하다.
막연하게 경제활동이라는 단어가 거부감을 느낄 수 있는 유저들을 위해서 조이온은 캐릭터의 애니메이션과 NPC의 도움말, 간단한 미니게임 식으로 아이템을 생산하는 등의 비쥬얼적인 요소를 다수 포함시켰다.
게다가 애초부터 위와 같은 과정이 맘에 들지 않는 게이머는 RTS 방식을 도입한 전투 시스템을 통해서 무력으로 자신의 명성과 부를 쌓을 수 있으며 직접적으로 경제활동에 뛰어드는 것이 아닌 단순히 자금을 지원해주는 투자자의 입장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거상`의 컨셉 자체는 조선과 명, 그리고 일본을 누비며 활약한 장삿꾼들의 인생살이와 그 과정에서 뭍어나오는 경제논리에 입각한 지식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게임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거상`의 즐거움을 100% 만끽하기 위해선 상업이라는 요소는 절대 유저들이 등안시 볼 가벼운 소재가 아니다.
▶ 실험적인 게임이 넘어야 할 장벽
조이온을 통해 제작되거나 발매된 국내 게임들의 대부분이 한국내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었던 전례를 살펴보면 `거상`의 등장은 필연적인 수순이었음을 알 수 있다.
`거상`은 지금까지 획일적인 생각 아래 완성된 국산 온라인 게임들과는 분명 다른 게임이다. 필자가 우려하는 부분은 그런 온라인 게임들에 젖어들어 있는 게이머들의 눈길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상업이라는 요소로 이끌 수 있느냐다.
일전에 소개했던 `네이비 필드`와 마찬가지로 신 소재를 가지고 국내에 소개되는 온라인 게임들이 넘어야 할 장벽은 만만치않은 수준이다. 일례로 해외에서 왠만큼 성과를 거둔 소니의 `에버퀘스트` 등의 3D 온라인 게임들이 국내에서 잇달아 참패를 거두는데는 기존의 전투위주형 온라인 게임에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익숙해져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거상`이 거대한 벽을 어떻게 극복할지는 앞으로 유저들을 대상으로 조이온이 어떤 정책을 펼치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온라인 게임에 식상함을 느낀 게이머라면 `거상`은 꽤 괜찮은 게임이 될 수 있다. 단순무식한 전투와 약육강식의 논리가 숨쉬는 전투형 온라인 게임이 아닌 몇수를 내다보는 상술을 필요로 하는 `거상`의 재미를 경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권영수 기자 blair@chosun.com ]
장르 | 온라인 경제시뮬레이션 RPG |
권장사양 | P3-800, 256MB |
제작/유통 | 조이온/조이온 |
홈페이지 | www.joyon.com/ game_site/gersa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