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에 대한 이용자들 수요는 분명히 있었다.
뮤오리진이나 검과마법, 천명 등 중국 게임사가 개발한 여러 MMORPG가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것을 보면 알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용자들의 수요를 정확히 충족했던 모바일 MMORPG는 없었다는 평가가 더 많다. 그래픽이나 UI(인터페이스)는 다소 조잡한 경우가 많았고 무협 등 국내 취향과 거리가 먼 소재의 시나리오를 입힌 게임이 대부분이었다.
이같은 이용자들의 갈증을 '리니지2레볼루션(이하 레볼루션)'이 해갈했다. 화려하고 깔끔한 매력으로 말이다. 최신 언리얼엔진4를 입힌 그래픽은 온라인에서나 볼 수 있던 화려한 광원 효과를 자랑했고, 친숙한 리니지2 기반 시나리오는 게임에 몰입하기에 무리가 없었다. 한 눈에 들어오게 배치된 UI도 깔끔함을 자랑했다. 잘 만든 국산 모바일 MMORPG가 나왔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지난 16일 이후 연일 모바일 양대마켓 1위를 유지하며 흥행하는 넷마블게임즈의 '레볼루션'은 어떤 재미 요소가 숨어있을까. 기대감을 안고 게임을 32레벨 정도까지 플레이해 봤다.
◆ 국산 게임다운 화려한 그래픽과 깔끔한 UI…타격감은 '덤'
'레볼루션'을 즐길수록 느껴지는 매력은 바로 그래픽이다. 한 캐릭터에 집중한 액션 RPG와 비교하면 조금 부족할 수 있지만 한 화면에 여러 이용자를 담아야 하는 MMORPG 게임 중에선 화려하지만 편안한 그래픽을 자랑한다. 디테일이 살아있는 캐릭터는 많은 이용자가 필드에 몰려도 부드럽게 움직인다. 최신 언리얼엔진4로 구현된 공격 및 스킬 광원효과는 다채로운 색으로 번쩍여 화려함을 선사한다.
타격감도 훌륭한 편이다. 소리를 켜고 스킬 사냥을 하다 보면 핵앤슬래시 게임 같은 시원시원한 맛도 느껴진다. 특히 공격을 강화해 주는 '정령탄'을 켜고 사냥하면 좀 더 묵직한 타격감을 경험할 수 있다.
UI는 매우 깔끔하다. 필요한 정보만 구현됐다. 중요한 왼쪽의 체력과 마력 바는 한 눈에 잘 들어오게 구성했으며 오른쪽의 스킬 세팅 역시 5가지의 단순 버튼으로 표현해 전투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 왼쪽 위에 아이콘으로 표시된 달성 임무나 우편 등도 사냥 중 필요한 정보도 직관적으로 눈에 들어온다.
기존 중국산 모바일 MMORPG는 UI가 조잡해 몰입하기 힘들다는 평가가 많았다. '레볼루션'은 이러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낸 작품이다.
◆ 다양한 특색 지닌 종족별 전직…온라인 MMORPG 못지 않다
레볼루션은 다양한 전직에 따라 보스나 정예 몬스터를 사냥하는 파티를 구성할 수 있다. 온라인 게임의 함께하는 파티 사냥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이 게임은 온라인게임 리니지2를 기반으로 한 만큼 특색 있는 전직이 마련됐다. 시작 시 휴먼과 엘프, 다크엘프, 드워프 4개 종족이 등장하며 각 종족당 워리어(힘), 로그(민첩), 메이지(지능) 3가지의 직업을 갖고 있다.
전직은 온라인 게임처럼 많은 직업으로 세분화됐다. 캐릭터는 종족과 직업에 따라 각기 다른 특징을 지니게 된다. 흡혈 탱커나 전문 저격수, 보조형 딜러, 원거리 딜러, 전문 힐러 등 다양한 역할군으로 바뀐다.
이러한 점은 게임 시작시 캐릭터 선택부터 매력으로 작용한다. 클래스 계보도를 살펴보고 입맛에 맛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직에 성공하면 보다 강력해지며 역할에 맞는 스킬들이 생겨난다.
이처럼 전직의 다양성은 추후 대규모 콘텐츠인 공성전이나 요새전이 업데이트 되면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 자동퀘스트는 양날의 검…온라인식 '득템' 없는 건 아쉬워
레볼루션은 MMORPG인만큼 퀘스트 위주로 게임이 진행된다. 모바일에 잔뼈가 굵은 넷마블게임즈가 만든 게임답게 퀘스트는 간편하며, 자동도 지원한다. 퀘스트 과정에서 처치해야 하는 몬스터를 찾거나 오브젝트를 찾을 필요도 없다. 혹 퀘스트가 막히면 틈틈히 높은 경험치를 일일퀘스트와 주간퀘스트 등을 통해 막힘 없는 성장이 가능하다.
이같은 자동 퀘스트는 너무 편리하지만 동시에 지루함을 유발하기도 한다. 수동 조작, 일명 '컨트롤' 해야 하는 퀘스트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물론 자동 퀘스트를 끄고 수동 조작할 수도 있지만 몬스터의 위치 등을 찾기 힘들기에 효율은 떨어진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레볼루션은 완성도 높은 게임이다. 그러나 아쉬운 점을 한 가지 꼽자면 MMORPG의 진수인 레이드 등 사냥을 통한 '득템'의 재미가 적은 점이다.
캐릭터의 전투력은 장비를 통해 올라간다. 높은 구간으로 진행할수록 S등급이나 R등급 이상의 고급 장비가 있어야 수월하다. 하지만 현재 레볼루션 내엔 유료 뽑기 외엔 고등급의 장비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힘들다. 정예던전이나 장비던전에서 얻는 장비로는 한계가 있다. 주어진 퀘스트나 시나리오를 진행하기 위해선 일정 수준 과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온라인 MMORPG는 함께 사냥하는 재미 뿐 아니라 이를 통해 최고급 아이템을 획득하는 보람을 선사해 왔다. 추후 업데이트에선 이용자들이 '득템'으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콘텐츠가 등장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