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레 12월이 되면 게임업계는 바빠진다. 방학과 휴가라는 연말연시 버프를 받은 특급 시즌이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공들여 다듬어진 게임들이 쏟아지고, 게이머들은 어느 게임을 선택해야 할 지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2016년의 연말에는 고민이 길게 이어지지 않을 듯하다. 본가에서 재해석한 새로운 리니지, 엔씨소프트가 개발한 신작 모바일게임 '리니지레드나이츠'가 출시됐기 때문이다.
리니지레드나이츠는 기존 리니지 유저에게는 추억을, 신규 유저에게는 새로움으로 다가오는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리니지의 스토리와 게임에서 만날 수 있던 몬스터들로 친근함을 주면서, 진지하고 무겁던 기존 세계관에서 벗어나 발랄하고 소탈한 매력도 갖췄다.
엔씨소프트 입장에서도 이 게임은 '도전'이라는 의미가 있다. 그간 PC 온라인게임의 한 축을 담당하던 엔씨소프트였지만, 모바일게임은 '리니지레드나이츠'가 첫 개발 작품이기 때문이다. 거기다 18년이란 긴 시간 동안 쌓아왔던 리니지의 아성을 본인의 손으로 새로이 재해석한다는 것은 많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오랜 세월 동안 PC 온라인게임의 왕좌를 지켜온 리니지. 그를 모바일에 담기 위해 개발사는 어떤 것에 주안점을 뒀을지 직접 살펴봤다.
◆ 리니지 레드나이츠의 재미, 그 '연결 고리'
리니지레드나이츠의 핵심 키워드는 수집, 성장, 협력이다.
리니지레드나이츠의 세계에 처음 발을 디딘 유저들이 거치는 제일 첫 번째 단계가 바로 소환수 소환이다. 처음에는 기본형 소환수 두세마리 정도로만 게임을 시작하지만, 플레이를 진행하면서 점차 다양한 소환수를 수집할 수 있다.
단순히 뽑기와 스테이지 클리어로 소환수를 수집하는 것에서는 즐거움을 찾기 힘들다. 하지만 레드나이츠의 소환수는 다르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무궁무진한 진가를 보여주기 때문에 수집가치가 굉장히 높다.
또 리니지 레드나이츠의 성장 시스템이 더 해 시너지를 이끌어냈다. 레드나이츠의 소환수는 처음엔 미약한 힘인 채로 태어나지만, 유저의 플레이에 따라 유능한 전투요원으로 발전해 나간다. 이 일련의 성장 과정에 참여하는 재미 또한 상당하다.
리니지레드나이츠의 모든 것은 유저와 함께 성장한다. 유저의 분신이 되는 아바타 개념의 영웅 캐릭터 역시 플레이 과정에 따라 강력한 무구를 장착한다.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파티의 전투력과 화려해지는 영웅, 소환수의 모습은 이용자로부터 성취감을 느끼게 한다.
리니지하면 빼놓을 수 없는 '혈맹' 콘텐츠는 함께 하는 게임의 재미를 유저들에게 제공한다. 강력한 보스인 드래곤을 함께 격파해 보상을 나누고, 몸담고 있는 혈맹을 함께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 속에서 유저들은 레드나이츠라는 이 게임에 더 많은 애정을 쏟게 된다.
레드나이츠의 다른 플레이어는 든든한 동료이기도 하지만, 선의의 경쟁자가 되기도 한다. 어제보다 더 발전한 친구의 프로필을 보며 성장에 대한 욕심을 가지고, 귀한 아이템을 습득한 친구의 메세지에 축하와 함께 도전의식을 불태우게 된다.
◆ 리니지 레드나이츠의 비법은 바로 '세심함'
엔씨소프트의 역량은 단순히 게임의 재미에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자칫 지나칠 수도 있는 세심한 면까지 신경썼다는 점에서 18년 역사의 진가가 드러난다. 어디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꼼꼼하게 준비한 흔적이 게임의 완성도를 더 높이고 있다.
제일 먼저 게임의 핵심 재미요소인 소환수가 눈에 띈다. 리니지레드나이츠는 소환수의 종류가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모델링과 액션, 스킬 구성 등 여러 부분을 살펴 봐도 겹치는 부분이 없다. 이를 통해 각 소환수는 각자의 캐릭터성을 확보할 수 있다.
유저의 분신이자 게임의 얼굴이 되는 영웅 역시 잘 다듬은 모습이다. 탱커, 딜러라는 뻔한 직업이 아니라 스킬 구성부터 전투 액션, 코스튬까지 각자의 개성을 최대한으로 살릴 수 있도록 설계돼 재미를 더했다. 이를 통해 영웅 캐릭터는 단순히 한 명의 파티 구성원이 아니라, 유저가 애정 주고 키울 수 있는 매력을 갖춘 아바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소환수를 키우는 방법도 무궁무진하다. 기본 능력치를 키우는 레벨업은 물론 숨겨진 능력을 개방하는 진화, 훨씬 더 강력한 유닛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특별 진화 시스템과 함께 더욱 멋진 외형으로 변신시킬 수 있는 코스튬도 있다. 각 소환수 별로 마련된 특별한 퀘스트를 수행해 보너스 능력치를 얻을 수 있다.
영웅 캐릭터 역시 어떻게 성장시키느냐에 따라 천차만별로 바뀐다. 다양한 속성의 장비는 대장장이를 통해 직접 제작할 수 있고, 세트 아이템을 전략적으로 착용해 원하는 능력에 특화된 나만의 장비셋을 구비할 수도 있다. 또 게임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고유 능력인 변신으로 완전히 다른 스킬들이 선사하는 새로운 캐릭터성을 즐길 수도 있다. 이 변신 역시 꾸준히 성장시킬 수 있어 목표가 더욱 풍부해진다.
◆ 걸음마부터 합격점, 장래가 기대되는 데뷔작
깔끔한 핵심 시스템, 간편하고 깔끔한 UI를 통해 리니지 레드나이츠는 기존 유저는 물론, 신규 유저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좋은 게임으로 탄생했다. 마니아 위주라 생각했던 리니지 시리즈를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재해석한 것에 의의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
물론 첫 모바일개발작인 만큼 보완해야 할 점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첫 걸음에서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준 만큼, 몇 차례의 업데이트가 이뤄진 후의 리니지레드나이츠는 게이머들의 사랑을 더욱 받을 수 있는 게임이 되리라 본다.
[최희욱 기자 chu1829@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