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최고의 시뮬레이션, 게임계 타임머신, 악마의 게임 등 여러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시드마이어의 문명’ 시리즈 최신작 ‘문명6’가 지난 21일 국내 정식 출시됐다.
문명6는 인류 역사를 중심으로 개발된 전략 시뮬레이션게임 ‘문명’ 시리즈 최신작으로 올해 출시 25주년을 맞아 완성도와 재미가 한층 높아졌다.
여러 개의 타일을 이용해 나만의 도시를 건설하고 다른 문명과 교류하는 등 시리즈 특유의 재미와 제국 건설, 능동적인 연구, 활발한 외교, 군대 조합 등 보다 강화된 콘텐츠를 탑재한 것이 이번 작의 특징이다.
특히 이번에는 한글 자막뿐 아니라 게임 속 모든 음성이 한글화되는 등 완벽한 현지화를 거쳐 출시돼 문명6에 대한 국내 게이머들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본 글에서는 문명6를 아직 플레이해보지 못한 게이머 혹은,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게이머를 위해 문명6 해외 유저 반응과 주요 특징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대략적인 구매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자 한다.
◆ 여전한 중독성에 향상된 비주얼과 도시 운영 재미
해외 게임 평가 사이트 중 가장 공신력이 높다고 평가되는 ‘메타크리틱’의 ‘메타 점수’에서 문명6는 24일 기준 94점이라는 매우 높은 점수를 기록 중이다.
이는 2016년 출시된 PC게임 중 가장 높은 점수이며 위쳐3 확장팩 ‘블러드앤와인’이 92점, '오버워치' 91점, '다크소울3' 89점, '배틀필드1'이 89점인 것은 고려하면 현재 문명6가 해외 유저들에게 얼마나 호평받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장점으로 꼽히는 부분은 ‘지구’ 시스템 추가에 따른 운영의 재미와 고대 시대부터 현대 시대까지 여전한 중독성, 한층 강화된 그래픽과 연출 등이다.
▲ 2016년 출시된 게임 중 가장 높은 메타 점수를 받고 있고 있는 문명6
특히 지구 시스템의 도입으로 한 개의 지형이 도시였던 전작과 달리 여러 개의 지형이 하나의 도시를 이루는 개념으로 바뀌면서 하나의 도시는 12개의 지구를 보유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도시마다 전혀 다른 컨셉으로 발전시키고 꾸미는 재미가 늘었다.
예를 들어 프랑스 국가를 플레이할 시 수도는 ‘종교 특화’로 다른 지방 도시들은 ‘문화 특화’ 혹은 ‘군사 특화’로 지정해 발전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또 군사 유닛의 전투 모션과 건축 과정이 보다 생동감 넘치게 개선됐으며 유적지를 발견하거나 불가사의 건설, 국가 간 외교 등에서 시네마틱 연출이 늘었고 국가나 시대에 맞춰 변하는 멋진 BGM도 게임 몰입도를 높여준다는 것이 해외 유저들의 반응이다.
▲ 도시 하나에 여러 지구를 만들어 관리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요소가 추가됐다
◆ 캐주얼성 따위...더 복잡해진 테크와 호전적인 AI
단점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현재 문명6에서 호불호가 가장 크게 갈리는 부분은 ‘난이도’다.
게임을 접한 해외 혹은 국내 유저들은 하나같이 “재미있지만 정말 어렵다”는 말을 가장 먼저 꺼내고 있는데 이유는 더 복잡해진 과확 및 사회 정책과 호전적인 인공지능 때문.
과거 문명 시리즈의 사회 정책 트리는 과학에만 치중된 경향이 있었다. 때문에 유저는 크게 국가의 인구와 자원, 만족도를 관리하면서 과학 테크를 올리고 적당한 외교를 통해 싸울 적과 싸우지 않을 적을 선별하는 크게 세 가지 일에만 집중하면 됐다.
▲ 과학과 사회제도, 연구 모든 정책 트리가 더욱 복잡 미묘해졌다
하지만 문명6에서는 과학뿐 아니라 다른 문화에서도 정책 트리를 구성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현재 지형이나 성향에 따라 사회 정책이 큰 영향을 미치며 심지어 시리즈 최초로 종교 승리라는 조건이 포함돼 신경 쓸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여기에 지도자들의 AI가 매우 호전적으로 변해 세력 확장이나 군대 움직임의 기세를 조금이라도 보이면 바로 선제공격을 감행하고 야만족 수도 전작보다 훨씬 늘어나 전투 피로도 역시 늘어났다. 패왕 간디만 조심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이제 주변 모든 지도자가 패왕인 셈이다.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 게이머의 성향이 다소 하드코어한 것을 고려하면 이러한 변화는 오히려 단점보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전략 시뮬레이션이나 문명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게이머라면 이 높은 난이도에 진입 장벽을 느낄 수밖에 없으며 문명의 진정한 재미를 찾기 전에 게임을 포기할 가능성이 다른 시리즈에 비해 높은 편이다.
▲ 옆에서 밭을 일구고 있을 뿐인데 전쟁 선포를 하는 문명6 지도자들
◆ 문명6, 그래서 사야하나 말아야하나
국내 스팀(STEAM) 기준으로 문명6는 6만5000원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딱 까놓고 게임이 돈값을 하느냐고 물어본다면 망설임 없이 가격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기원전부터 현대 시대를 올 때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중독성은 여전하며 카툰형 그래픽으로 한층 생동감 넘치는 그래픽과 멋진 음악, 거기에 국가가 아닌 도시 하나하나를 키우는 재미까지 추가된 점은 왜 이 게임이 현재 메타크리틱에서 올해 최고 점수를 기록 중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결코 만만한 게임은 아니다. 플레이타임이 엄청나게 긴 것은 고사하고 게임 내 숙지해야 할 텍스트가 너무 많고 튜토리얼조차 복잡하며 AI는 더 똑똑해졌기 때문.
하지만 전략 시뮬레이션게임을 좋아하거나 문명 시리즈를 사랑했던 게이머라면 이번 작품은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뛰어난 작품이고(지난 문명5가 DLC를 통해 완성됐던 것과 달리) 충분히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다.
▲ 문명하셨습니다, 역대급 시리즈로 거듭날 준비를 마친 문명6
그래픽: 8 (★★★★☆ 깔끔한 카툰 그래픽과 화려해진 연출) 사운드: 9 (★★★★★ 멋진 BGM과 완벽한 한글 음성) 콘텐츠: 10 (★★★★★ 여전한 중독성에 도시 운영 재미 추가) 난이도: 7 (★★★☆☆ 시리즈 최강 난이도, 공부는 필수) 소장가치: 9 (★★★★★ 이제는 DLC 없이도 충분히 갓게임) 총점: 8.8 (★★★★★ 시뮬레이션과 문명 팬에게 최고의 선물) |
[이동준 기자 rebelle@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