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모바일게임시장은 'RPG 전성시대'라 표현된다. 게임 성공 지표라 불리는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에는 10위 안에 RPG(역할수행게임)이 8종이나 포함됐고, 많은 게임사는 지금 이 시간에도 RPG를 개발하며 대박을 꿈꾼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단순하기 그지없지만 유저들의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고 있는 캐주얼 게임이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플라잉라바'이다. 플라잉라바는 게임명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라바가 플라잉(점프)하는 것이 전부인 게임이다.
과연 어떤 점들이 이 단순한 게임을 화제의 중심으로 만들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다운로드를 부추겼다.
게임을 시작하게 되면 친숙한 국산 캐릭터 '라바'가 로딩화면부터 유저를 반긴다. 이내 곧 무언가 이상함이 포착됐다. 플라잉라바에는 튜토리얼이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게임을 플레이하자 튜토리얼이 왜 존재하지 않았는지 금방 이해할 수 있었다. 게임은 정말 단순하다. 라바를 플라잉(점프)시켜 얼마나 높은 층에 도달하는지가 주목표다.
유저는 좌우로 움직이는 라바를 터치를 통해 점프 시켜 한 층씩 올라간다. 이때 게이머는 자신을 방해하는 가시나무, 벌, 벌집, 개구리 등 장애물을 피하며 코인, 소시지, 아이템 등을 획득해야한다.
코인은 라바를 무적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재화다. 무적 피버 상태가 되기 위해서는 약 100개의 코인을 필요로 하는데 좌측에 표시된 무적 게이지가 가득 차게 되면 라바의 크기가 일시적으로 커지면서 모든 장애물을 코인으로 변경시키며 통과할 수 있게 된다.
소시지는 라바의 슈퍼플라이를 가능하게 하는 재화다. 소시지를 개 획득하면 다섯 층을 한 번에 건너뛰게 된다. 또 스테이지 중간마다 등장하는 아이템은 보호막(장애물을 1회 막아준다), 자석(주변의 코인을 흡수한다), 풍선(2개 층을 한 번에 건너뛴다), 유령(장애물을 피할 수 있다), 울트라플라이(한 번에 20층을 건너뛴다) 등의 효과를 주며 라바를 돕는다.
단순히 장애물 피하기, 아이템 획득만이 이 게임의 전부였다면 유저는 금방 쉽게 질릴 것이다. 하지만 플라잉라바는 유저가 오른 누적 층수에 따라 캐릭터의 업그레이드 제한을 해제시켜주며 일종의 '업적' 시스템을 도입했다.
캐릭터는 누적 층수에 따라 보호막 효과, 풍선효과, 유령효과, 장애물 변경효과, 울트라 플라이 등의 업그레이드 기능이 활성화된다. 이로 인해 보다 수월하게 높은 층에 도달할 수 있게 되며 단순 반복에 그칠 수 있었던 게임의 재미를 한 층 강화시켜줬다.
게임을 하며 가장 놀라웠던 점은 플레이에 소모되는 재화가 없다는 것이다. 처음 게임을 플레이할 당시 장애물에 부딪히자 '포기하기 있기 없기?'라는 문구와 함께 이어하기 버튼이 활성됐다. 유저에게 제공되는 선택지는 '무료 광고'와 '도넛 사용'. 아무것도 모르던 본 기자는 당연하다시피 재충전이 될 것이라 생각한 도넛을 사용하며 게임을 이어갔다.
그렇게 몇 번을 플레이하자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게임 시작 시 소모되는 재화라 생각했던 도넛은 하루에 한 번 광고 시청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었고, 실제 게임 플레이에는 아무런 재화가 소모되지 않는 것이다.
캐주얼게임, 런닝게임의 주요 매출원 중 하나는 게임 플레이하는 데 필요한 재화('스테미너'로 통칭) 구매에서 비롯된다. 최근 여러 RPG에서는 랜덤성이 심한 뽑기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거부감이 덜한 스테미너 구매에 과금을 유도하는 쪽으로 비즈니스 모델(BM)을 구성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스테미너에 관한 매출을 포기한 플라잉라바는 '광고 보기'라는 방식으로 매출원을 얻고자하는 모습이었다. 평소 게임을 플레이하며 만났던 광고들은 엉뚱한 시점에 등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 일쑤였지만 플라잉라바는 그렇지 않았다.
그 이유는 플라잉라바의 광고 시청은 전혀 강제성을 띄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게임에서 광고 시청이 요구되는 곳은 '이어하기'와 '골드 획득' 두가지다.
위에서 언급했듯 장애물에 의해 죽게 되면 게임 상에서 광고 보기나 도넛 사용을 통해 이어하기가 가능하다. 이 때 도넛을 모두 소진한 게이머는 대부분 더 높은 기록 달성을 위해 광고보기를 선택하게 된다.
또 캐릭터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골드'라는 재화가 필요하다. 이 재화는 게임을 플레이하며 획득할 수 있고, 광고 시청을 통해 얻을 수도 있다. 즉, 광고 시청을 원하지 않는다면 게임만 플레이해도 골드 획득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플라잉라바는 강제성이 아닌 권유를 통해 유저에게 선택지를 제공했다. 이 점이 바로 플라잉라바의 광고는 유독 부담이 없는 이유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플라잉라바는 단순하고 간단한 게임이다. 또 누구나 접해봤을 법한 요소들로 만든 캐주얼게임이다. 하지만 그러한 익숙함 속에서도 당연하게 느껴왔던 제약들을 없애자 오히려 그것들은 새로움으로 다가왔다.
한 주에 수종의 RPG가 쏟아지는 현 모바일게임시장에서 플라잉라바는 '라바'라는 IP(지식재산권)의 친숙함과 게임플레이의 가벼움으로 무장했다. 또 유저의 과금에 대한 부담은 대폭 줄이며 소위 '착한 게임'으로 거듭나는 데 성공했다.
강요가 아닌 권유가 주는 즐거움. 익숙함 속의 새로움. 그것들을 만끽하고 싶은 이용자라면 '플라잉라바'를 플레이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최희욱 기자 chu1829@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