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강타한 모바일 RPG(역할수행게임) '드래곤볼Z:폭렬격전(이하 폭렬격전)'이 지난 8일 반다이남코코리아를 통해 국내 양대마켓에 정식 출시됐다.
폭렬격전은 일본에서 출시 후 6개월 간 2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한 인기 타이틀로 다이나믹한 화면 연출과 드래곤볼 특유의 고속 배틀을 게임에 그대로 구현한 스피디한 전투 장면 등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최고의 애니메이션인 드래곤볼 IP(지식재산권)을 활용해 패미컴 시절 유행했던 드래곤볼 카드게임을 모바일에 맞춰 RPG로 재탄생시켰다는 점에서 출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직접 플레이해 본 폭렬격전은 드래곤볼 팬이라면 누구나 게임에 푹 빠질 만큼 원작의 특징과 매력을 충분히 살린 퍼즐 RPG였다. 하지만 게임 전반에 걸친 잦은 로딩과 낮은 편의성은 아쉬운 부분이었고 복잡한 시스템에 비해 튜토리얼이 부족해 진입장벽은 다소 높은 편이었다.
◆ 퍼즐과 RPG의 만남, 전투의 전략성은 최고
폭렬격전의 가장 큰 특징은 '퍼즐'을 이용한 전략적인 전투다. 전투는 턴제 방식으로 무작위로 섞인 5개 속성 구슬 중 하나를 터치해 상대를 공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구슬은 무조건 캐릭터당 한 번만 터치할 수 있고 터치한 구슬과 같은 속성 구슬이 아래나 양옆으로 이어져 있으면 연쇄적으로 구슬이 터지면서 더 큰 대미지를 입힐 수 있다. 또 캐릭터와 같은 속성의 구슬을 터트리면 더 큰 대미지와 '돗칸게이지'라 불리는 일종의 기 포인트가 빨리 쌓여 강력한 피해를 주는 필살기가 발동하게 된다.
따라서 전투의 핵심은 캐릭터와 동일한 속성의 구슬을 얼마나 많이 터뜨리냐인 셈. 또 전투 중 캐릭터의 공격 순서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으므로 당장 연달아 터뜨릴 구슬이 없다고 해도 뒤에 공격하는 캐릭터에게 좋은 배치를 만들어줄 수 있고 이를 활용하면 매우 효과적인 공격이 가능하다.
그밖에 속성별 상성이 존재해 적의 속성에 앞서는 상성을 가진 캐릭터로 팀 편성하면 더 큰 피해를 주면서 받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으며 드래곤볼 스토리 상 연관된 캐릭터를 나란히 배치하면 '인연 스킬'이 발동해 공격력이 상승하는 등 전투에서 느낄 수 있는 전략성은 최근 출시된 어떤 모바일 RPG보다 높은 편이다.
◆ 핸드폰이 터질 것 같은 액션성, 드래곤볼 세계관 완벽구현
폭렬격전이 드래곤볼 원작의 재미를 잘 구현했다고 평가받는 가장 큰 이유는 '액션성' 때문이다.
전투에서 진행되는 모든 애니메이션은 원작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 매우 화려하고 호쾌하며 캐릭터 고유의 필살기(에네르기파, 기공포 등)는 물론 일반적인 공격에서도 다이나믹한 앵글을 통해 뛰어난 액션성을 보여준다.
또 전투 시작과 동시에 들려오는 경쾌한 BGM(배경음악)과 효과음, 다른 RPG에서는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던 패시브 스킬조차 화려하게 연출돼 전투 몰입도는 발군이다. 더불어 전투가 아닌 캐릭터 일러스트나 강화, 스토리 진행, 심지어 뽑기에서도 과하다 싶을 정도로 연출이 화려하기 때문에 게임하는 내내 드래곤볼 세계관에 빠져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물론 다소 과한 설정을 싫어하는 유저라면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지만 드래곤볼 원작 팬에게는 이러한 설정들이 쉽게 게임을 놓을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 게임의 평가를 떨어뜨리는 최적화와 편의성
전략성과 액션성만 놓고 보면 폭렬격전은 최근 출시된 모바일게임 중 최고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게임의 전체적인 평가를 떨어뜨리는 몇가지 단점이 존재하는데 그중 가장 심각한 것은 '잦은 로딩'과 '편의성'이다.
처음 게임을 실행하면서부터 유저는 로딩의 압박에 시달리게 되며 스테이지에 돌입하거나 클리어 후 보상화면, 심지어 메뉴 간 이동이나 공지사항을 읽는 것까지 게임 전반에 걸쳐서 로딩이 너무 잦고 걸리는 시간도 결코 짧지 않다.
또 전투를 제외한 다른 메뉴나 콘텐츠에 대한 튜토리얼이 부족해 전체적인 UI(인터페이스)의 직관성이 떨어지고 캐릭터와 아이템 강화나 팀 편성에서 정보를 확인하는 것 등에서 유저의 편의성을 위한 대한 배려가 없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이 밖에도 전투 시 캐릭터의 스킬과 패시브 등의 세부 능력치를 확인할 수 없어 초보자로서는 안 그래도 진입장벽이 높은 퍼즐 전투에 편의성까지 떨어져 게임이 어렵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 로딩과 불친절함을 견딜 수 있는 드래곤볼 팬에게 강추
드래곤볼Z 폭렬격전은 퍼즐을 통한 전략적인 전투와 화려한 연출과 사운드로 액션성을 극대화한 모바일 RPG다.
특히 드래곤볼 세계관을 전투뿐 아니라 각종 콘텐츠로 거의 완벽하게 녹여낸 점은 원작 팬들이 게임에 빠질 수밖에 없는 요소로 작용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잦은 로딩과 부족한 편의성은 게임의 전반적인 평가를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하며 스토리모드인 '모험'과 PVP인 '천하제일 무술대회'를 제외하면 크게 즐길 콘텐츠가 부족한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결론적으로 폭렬격전은 드래곤볼 팬과 퍼즐류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들에게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모바일 RPG가 될 것이다. 그러나 국산 RPG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최적화와 편의성, 다소 높은 진입장벽 때문에 호불호가 확실하게 갈리는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이동준 기자 rebelle@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