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시뮬레이션 장르에서 파생된 디펜스 게임은 탄환이나 시간 등 한정된 자원을 활용해 많은 적을 효과적으로 상대해야 하는 긴장감과 재미를 주는 것이 특징이다.
'타워디펜스'와 '킹덤러시', '플랜츠VS좀비' 등은 이러한 재미 요소를 강조해 큰 인기를 끌었고 이후 단순히 몰려오는 적을 막아내는 것이 아닌 직접 적을 공격하는 것에 초점을 둔 '팔라독' 시리즈가 등장해 흥행하면서 디펜스는 하나의 게임 장르로 자리 잡았다.
특히 최근 디펜스 장르에 RPG(역할수행게임)나 FPS(1인칭슈팅)게임, 퍼즐 등을 접목한 게임들이 출시되면서 디펜스 게임에서도 타 장르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됐는데 2015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출시된 '이터널클래시'도 디펜스와 RPG가 만난 게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네시삼십삼분(대표 장원상)이 서비스하고 벌키트리(대표 김세권)이 개발한 모바일 게임 이터널클래시는 국내 서비스 시작 삼일 만에 구글플레이 인기 앱 순위 1위에 올랐으며 매출에서는 43위를 기록하는 등 꾸준한 상승세를 타는 중이다.
직접 플레이해 본 이터널클래시는 영웅 조합과 스킬 타이밍을 바탕으로 상대 기지를 공격하거나 자신의 기지를 방어하는 디펜스 게임의 전략성과 영웅의 성장과 강화, 장비 수집 등을 통한 RPG 게임의 육성 요소가 잘 버무려져 새로운 게임을 찾는 유저들에게 한편의 '별미(別味)' 같은 느낌을 주는 게임이었다.
◆ 디펜스라 쓰고 오펜스라 읽는다, 조합과 타이밍이 핵심
디펜스로 장르로 분류되긴 했지만 사실 이터널클래시는 디펜스보다는 '오펜스'에 가까운 게임이다.
7개의 서로 다른 직업을 가진 영웅을 조합해 파티를 짜 제한된 시간 내에 적의 본진을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이 게임의 목표기 때문에 수비보다는 공격에 집중해야 한다. 특히 영웅 조합과 출전 타이밍이 매우 중요한데 몬스터와 장애물 구성에 상성이 다르기 때문에 스테이지 마다 각기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공중 몬스터가 많이 등장하는 곳에서는 궁수와 위자드 영웅 위주로 출전시키는 것이 좋고 포탑과 보호막 등 장애물이 많은 곳에서는 기동력과 공격 속도를 겸비한 로그와 워리어 위주의 조합을 구성하는 것이 좋다.
또 작고 빠른 몬스터가 초반에 많이 나오는 스테이지에서는 탱킹력이 좋은 골렘과 워로드를 먼저 출전시켜 다른 영웅이 출전할 시간을 벌어야 되고 본진 역할을 하는 전차의 스킬도 많은 적이 모여있을 때 사용해야만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 출전 게이지에 따라 영웅을 어떤 순서로 출전시키느냐가 게임의 핵심
▲ 공중 몬스터가 많은 스테이지에서는 궁수나 마법사를 많이 출전시키는 것이 유리
◆ 조각만 잘모아도 공짜, 영웅 육성 재미 쏠쏠
이터널클래시가 다른 디펜스 게임에 비해 RPG 요소가 많다고 하는 것은 영웅 육성 때문이다.
게임에는 일반적인 뽑기 시스템 외에 '수호신전'이라는 던전을 통해 '영웅의 조각'을 획득할 수 있고 이렇게 모은 조각으로 자신이 원하는 4성 혹은 5성 영웅들을 무료로 획득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영웅 도감'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각 영웅들을 최대 레벨까지 육성하면 게임 내 각종 재화로 사용되는 다이아(게임캐시)을 보상으로 얻을 수 있고 시리즈별 영웅을 모두 수집하면 특별한 전차와 높은 등급의 장비가 보상으로 주어져 영웅을 모으고 육성하는 재미를 쏠쏠하게 느낄 수 있다.
그 밖에 영웅이 착용하는 무기와 방어구 등 장비 아이템도 요일마다 열리는 '보스전'에 참여해 재료를 모아 쉽게 제작할 수 있으며 월드맵 스테이지에서 얻을 수 있는 성장의 묘약으로 영웅의 레벨도 쉽게 올릴 수 있어 편의성도 높은 편이다.
▲ 수호신전에서 얻을 수 있는 조각을 모으면 5성 영웅도 꿈이 아니다.
▲ 시리즈 영웅을 모두 수집하면 각종 스킬을 가진 전차를 보상으로 얻을 수 있다.
◆ 공격과 수비하는 재미를 동시에! 명예 대전 PVP
'명예대전'은 일종의 공성전 개념으로 상대성을 공격하는 재미와 자신의 성을 방어하는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이터널클래시 핵심 PVP 콘텐츠다.
명예 대전에서는 공격보다 수비가 매우 중요한데 영웅을 무작위로 영웅을 출전시키는 공격보다 영웅을 미리 배치해 타워와 함께 싸우는 수비가 훨씬 유리할 뿐더러 수비에 성공해도 공격 성공과 같은 명예 점수를 얻기 때문이다.
특히 전진 수비인 '아처 타워'와 후방 수비인 '캐논 타워'에 어떤 영웅을 배치하느냐가 중요한데 아처 타워에 빠르고 강한 딜러를 배치해 초반부터 압박할 것인지 탱커를 배치에 캐논 타워에서 승부를 볼 것인지 등 전략적인 선택에 따라 전투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그밖에 '아레나'는 파티를 구성해 상대방과 자동으로 대전을 벌이는 PVP 콘텐츠로 대전시 7명의 직업이 모두 전투에 참여할 수도 있고 무작위로 일부 직업만 대전에 참여하는 특징이 있다. 명예 대전과 아레나로 모은 명예 점수는 영웅과 장비, 성장의 묘약 등 아이템으로 교환할 수 있으며 5성 얼티밋 영웅 조각을 구할 수 있어 꾸준히 참여하면 5성 영웅을 획득하는 것이 가능하다.
▲ 명예 대전에서는 수비 타워에 어떤 영웅을 배치하느냐가 승패를 좌우한다.
▲ 아레나에서는 무작위로 특정 직업 영웅들만 출전해 상대방과 대전을 펼치게 된다.
◆ 확실한 게임성, 진입 장벽만 넘는다면 '꿀잼'
디펜스와 RPG 요소가 적절히 혼합된 이터널클래시는 최근 출시된 모바일 게임 중 손꼽힐 정도로 뛰어난 게임성을 보유했다.
스테이지마다 다른 영웅 조합과 공략법으로 클리어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고 영웅과 장비를 모으고 육성하는 재미로 유저를 장시간 게임에 몰입할 수 있게 한다. 또 공격과 수비의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명예 대전 PVP와 보스전 콘텐츠를 통해 다른 유저들과 경쟁할 수 있는 요소도 충분한 셈이다.
그러나 초보자를 위한 튜토리얼과 콘텐츠 가이드가 부족한 점 때문에 게임 진입 장벽은 다소 높은 편이다. 특히 디펜스류를 접해보지 못한 유저라면 전투 흐름과 조합 시스템을 파악하기 쉽지 않고 명예 전투와 수호 신전 등 콘텐츠에 재미를 느끼기까지 꽤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높은 진입 장벽만 해소한다면 이터널클래시는 팔라독 시리즈 이후 국내에서 가장 크게 흥행하는 디펜스 게임이 될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또 RPG 장르가 대세인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RPG와 다른 장르를 결합해 경쟁력 있는 게임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2016년 새해에는 더 많은 장르의 모바일 게임이 출시되길 바라며 더불어 이터널클래시가 새로운 장르의 모바일 게임을 찾는 유저들에게 큰 재미를 주길 기대해본다.
▲ 초반 진입 장벽만 넘으면 디펜스와 RPG의 재미를 모두 느낄 수 있는 이터널클래시
[이동준 기자 rebelle@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