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소프트(대표 한경두)가 개발하고 네시삼십삼분(대표 장원상,소태환)이 서비스하는 '챔피언 for kakao(이하 챔피언)'이 지난 8일 구글플레이와 애플스토어에 동시 출시됐다.
챔피언은 코코소프트가 2013년 발매한 '펀치히어로'의 시스템을 계승한 게임으로 전작과 같이 시원한 타격감을 구현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터치와 슬라이드를 이용한 간단한 조작으로 꽤 수준높은 공방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그 외에도 모바일 게임답지 않게 다채로운 커스터마이징을 제공해 개성을 표출할 수 있고 취향에 맞는 능력과 스킬을 올릴 수 있어 다양한 육성법을 가진 것도 특징이다.
◆ 폭력의 카타르시스를 제대로 표현했다.
인간은 폭력에 대한 카타르시스가 있다고 한다. 무언가를 때리고 치는 행위는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쾌감을 가진다는 의미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이 사회를 이루고 있는 이상 '폭력은 단순한 폭력'일 뿐이다. 절대 해서는 안되는 행위란 소리다.
그렇기에 인간은 대리만족을 위한 수단을 꾸준히 만들어왔다. 그 중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큰 인기를 끄는 스포츠는 단연 '복싱'이고 이를 소재로 한 게임이 바로 '챔피언'이다.
챔피언은 복싱의 핵심인 '때리고 피한다'라는 명제에 지극히 충실하다. 타격에 성공했을 때 들리는 과장된 소리, 활처럼 휘어진 상대의 몸을 보면 짜릿한 쾌감이 뒤따라온다.
공격은 잽, 훅, 어퍼컷으로 3종류가 있고 방어는 가드, 회피까지 2종류가 있다. 복싱의 일부만 가져온 간단한 구성이지만 상성과 장단점을 잘 접목해 깊이있는 공방이 가능하다.
◆ 개성을 살리는 커스터마이징과 글러브
실제 복싱은 형평성과 안전을 위해 글러브, 팬츠, 복싱슈즈만 입는게 철칙이지만 이건 게임이 아닌가? 덕분에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정신나간 복장과 글러브가 존재한다.
먼저 커스터마이징을 보면 왠만한 온라인 게임에 버금가는 볼륨을 가지고 있다. 머리스타일, 피부색같은 단순 외형은 물론 교복, 운동화. 안경같은 패션 소품도 존재한다. 최대 10개의 코스튬을 한 번에 장착 가능하기 때문에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기에 충분한 편이다.
코스튬은 기본적으로 다이아(캐시 아이템)로 판매하지만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골드(게임 내 재화)를 통해 구입도 가능하다. 또 일부 코스튬은 능력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스탯포인트'아이템을 주기도 한다.
글러브는 플레이 스타일과 공격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아이템인 동시에 반드시 착용해야 하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크게 잽, 훅, 어퍼컷, HP, 메가펀치 5종으로 나뉘며 최대 3종까지 한꺼번에 착용할 수 있다.
글러브의 외형도 재미를 주는데 한 몫 한다. 드릴, 아이언맨 펀치, 소화전 등의 글러브들이 즐비하다. 경기는 커녕 한 대 맞는 순간 요단강까지 편도로 날아갈만한 디자인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 같은 듯 전혀 다른 3개의 모드
챔피언은 세계제패, 챔피언 리그, 서바이벌 총 3개의 모드를 지원한다. 각 모드는 경기를 한다는 기본 틀은 같지만 이용 방법과 보상이 다르다.
세계제패는 스테이지별로 5명씩 있는 NPC와 싸워 격파하는 모드다. 각 스테이지별로 4번째 NPC를 이기면 글러브코스트가 1 올라가고 5번째 NPC를 쓰러뜨리면 소량의 다이아를 획득한다.
NPC들은 처음에는 싸울만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자비없는 공격 패턴으로 게이머를 농락한다. 이기는 방법은 오직 연습과 능력 상승 뿐이다. 글러브코스트를 위해 일정 스테이지 이상 꼭 클리어해야만 하는 모드이기도 하다.
챔피언 리그는 등록된 다른 게이머들과 랭킹을 다투는 일종의 레더 모드다. 여기서 싸우는 선수는 실제 게이머가 아닌 그들의 데이터를 가진 AI이다. AI의 특성상 자신보다 높은 능력을 가진 상대와도 싸울만 한 편이니 자신있게 도전하는 것이 좋다.
리그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7일간 펼쳐지는데 성적에 따라 트로피와 메달을 보상으로 받는다. 게임 내 지독하게 부족한 골드를 채우기 위해서라도 꾸준히 플레이해야만 한다.
서바이벌은 5명의 적과 연속으로 싸우는 모드로 스태미나 대신 '서바이벌 참가권'을 사용하기 때문에 하루 입장 횟수가 한정돼있다. 가장 큰 특징은 모든 시합이 자동으로 이뤄진다는 것인데 게이머는 일체의 간섭이 불가능하다.
다이아를 소모하면 경기 과정을 보지않고 단숨에 결과와 보상만 획득하는 것도 가능하다.
◆ 게임에서도 흙수저라니...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골드가 턱없이 부족하다. 글러브 강화, 훈련, 코스튬 구입에 이르기까지 골드의 쓰임새는 많은데 얻는 양은 너무 적어 항상 허덕이며 플레이해야만 한다. 특히 글러브를 강화하거나 코스튬을 구입할려면 지나치게 많은 골드를 요구한다는 인상을 받는다.
인앱결제 게임의 특성상 어느 정도 부족함을 감안해도 유저는 상당 부담을 느낄 수 있겠다. 현재 콘텐츠에서 골드 입수량을 늘리거나 다른 콘텐츠를 추가해 어느정도 해갈시켜주길 기대해본다.
<이것은... 꿈?>
◆ 노하우를 집대성한 제대로 된 캐주얼 게임
챔피언의 게임성은 '펀치히어로'로 다져진 노하우를 집대성한 느낌이다. 공격, 방어, 회피를 사용한 단순하지만 깊이있는 공방을 통해 상대를 쓰러뜨린다는 '폭력의 카타르시스'를 제대로 구현했다. 그냥 한마디로 때리는 재미가 찰지다.
게이머들의 반응도 확실하다. 10월 19일 기준 구글플레이스 인기 1위를 달리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구글플레이스가 RPG(역할수행게임) 일색이니 색다른 재미를 접근한 것도 한 몫했다.
이제 오래동안 사랑받는 캐주얼 게임이 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할 때다. 개인적으로 출퇴근길에 짬짬이 플레이하는 비/저과금 게이머들을 위해 어떤 콘텐츠를 준비해야 할지 고민하길 기대한다.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