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포인트(대표 칼레드 힐리우이)는 지난 10월 1일 자사가 개발 및 서비스하는 판타지 액션RPG(역할수행게임) ‘드래곤라이즈’의 서비스를 시작했다. 드래곤라이즈는 2013년 9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한게임에서 서비스된 '드라켄상'을 재론칭한 게임이다.
재론칭의 성공률이 지극히 낮은 한국에서 '빅포인트코리아'라는 지사까지 설립하며 도전하는 이유는 게임성보다 운영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실제로 드래곤라이즈는 전세계 3000만명이 플레이 중인 게임으로 한국처럼 큰 힘도 못써보고 실패한 사례가 드문 게임이기도 하다.
'하드코어 액션 RPG'라는 캐치프라이즈로 돌아온 드래곤라이즈의 면면을 살펴봤다.
◆ 같은 캐릭터는 없다... 개성에 따른 육성 가능
드래곤라이즈는 '드래곤 나이트', '스펠위버', '레인저', '증기기술자'로 4종의 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 직업별로 성별, 머리모양 등 간단한 커스터마이징이 제공되고 플레이 중 착용하는 장비에 따라 외형이 변화돼 어느정도 개성을 표출할 수 있다.
모든 직업은 14개의 주스킬을 가지고 있고 레벨에 따라 자동으로 습득한다. 레벨을 올릴 때마다 얻는 '특성 포인트'를 사용해 스킬당 최대 3개까지 추가 속성을 투자할 수 있어 같은 직업이라도 다양한 전투방식이 가능한 것이 특징. 이 포인트는 언제든지 초기화할 수 있어 사냥, 던전, PVP에 따라 다르게 세팅해 사용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사냥 중 '고대 지혜'를 통해 패시브 속성과 비슷한 지식 스킬을 얻을 수 있고 PVP로 얻는 '명예 포인트'를 통해 PVP관련 스킬에 투자할 수도 있다. 즉 자신이 자주 즐기는 콘텐츠에 더 특화되게 성장되도록 설계됐다.
세컨캐릭터(일명 부캐)에 대한 혜택도 있다. 현재 캐릭터가 계정 내 최고레벨 캐릭터보다 레벨이 낮을 경우 '멘토 보너스'버프가 적용돼 추가 경험치를 습득한다. 만약 세컨캐릭터가 본캐릭터의 레벨을 넘어서면 역활이 바뀌며 해당 캐릭터가 멘토가 되는 구조다.
◆ 액션RPG로서 재미는 '기대이상'
모든 공격이 100% 적중하는 MMORPG와 달리 액션RPG는 공격의 특징에 따라 회피가 가능하다. 필연적으로 공격에 대한 준비동작, 궤적, 발사체 이동 등 다양한 설정이 필요하고 너무 어렵지도 쉽지도 않는 밸런스 조절도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드래곤라이즈는 합격점을 주기 충분했다.
모든 공격은 직관적이고 상식적이다. 근거리 공격은 무기의 궤적에 따른 공격범위가 직관적이고, 원거리 공격은 투사체가 잘 보이고 타격점이 확실하다. 모든 액션에 대해 '왜 이게 맞는거지?' 혹은 '이게 왜 안맞지?' 같은 의문이 들지 않도록 깔끔하게 만들어졌다.
◆ 과금은 '모든 것'임과 동시에 '아무 것도 아니다'.
빅포인트는 론칭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과금 모델을 전면 개편해 부담을 최소화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 이 말은 부분유료화 게임을 발표할 때 으례 나오는 말이고 실제 론칭하면 아닌 경우가 많아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은 드물다.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는 모르는 거지'라며 믿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드래곤라이즈는 그런 당연함(?)를 배신하는 합리적인 과금 방식을 선보였다. 기자의 경우 30레벨이 넘을 때까지 과금압박을 딱 한 번 느껴봤다. 다른 이들이 타고다니는 '탈 것'을 보고 살까말까 고민한 것이 전부였는데 그나마도 딱히 불편한게 없어 결국 사지 않았다.
사냥이나 퀘스트를 통해 소량의 드래곤펄(캐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데 제법 드롭 빈도가 높아 인벤토리 확장, 열쇠 구입같은 필수 콘텐츠 구입에 사용할 수 있다. 결코 넉넉한 수준이라 할 순 없지만 압박을 느낄만한 수준은 아니다.
그럼에도 탈 것, 강화, 장비 구입, 보석, 프리미엄 계정 등 게임에 관련된 거의 대부분의 콘텐츠를 드래곤펄로 해결할 수 있다. 때문에 과금 유저는 비과금 유저보다 훨씬 쾌적하게 즐길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자기 수준에 맞는 소비를 한다면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의미다.
◆ 강제 고정키 변경 불가에 대한 아쉬움
핵앤슬러시 게임은 공격과 이동을 마우스 좌클릭으로 진행한다. 때문에 클릭미스로 의도치 않은 이동이 종종 일어날 수밖에 없는데 대부분 게임은 '강제 고정키'를 사용해 이 문제를 해결한다. 드래곤라이즈도 'shift'버튼을 활용해 강제 고정 상태로 공격할 수 있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한 안내가 없을 뿐더러 키 변경이 불가능해 오직 'Shift'버튼만 활용해야 한다는 점이 불편한 점이다. 키변경 옵션이 있는만큼 빠른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되길 기대해본다.
◆ 용량은 가볍지만 속은 '꽉' 찬 게임
드래곤라이즈는 클라이언트 용량이 19.9MB, 풀패키지 용량이 1GB가 되지 않는 가벼운 게임이다. 게다가 첫 다운로드시 15% 내외만 받아도 게임실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회원가입부터 게임시작까지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 수준. 요즘 게임 대부분이 10GB가 넘고 30GB에 육박하는 게임도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으로 가볍다.
그럼에도 그래픽, 시스템, 사운드 등 모든 면에서 가벼운 느낌을 찾아보긴 어렵다. 틀림없이 저용량 게임 특유의 아쉬운 점이 보이지만 게임 자체의 몰입도가 높아 조금만 플레이하다보면 으례 잊어먹게 된다. 드래곤라이즈는 그런 게임이다.
드래곤라이즈(DragonRise)는 재론칭이라는 난기류에 흔들릴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안정적으로 이륙을 마쳤다. 이제 진정한 출세(Rise)를 위한 능력을 보여줄 때다.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