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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끝장리뷰] ‘창세기전4’ 세세한 마무리 아쉬웠던 2차 CB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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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소프트맥스의 신개념 MMORPG(다중 역할 수행 게임) ‘창세기전4’의 2차 CBT(비공개 테스트)가 종료됐다.

창세기전4는 소프트맥스의 유명 RPG게임 ‘창세기전’의 계보를 잇는 정식 후속작으로, 모든 역사는 반복된다는 ‘뫼비우스 우주’로 스토리를 마감했던 창세기전 시리즈를 ‘크로노너츠’라 불리는 시간탐험의 요소를 새롭게 더해 재해석하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즉, 플레이어들이 직접 창세기전의 역사를 써나가는 셈이다. 때문에 창세기전4는 단순한 스토리의 연장선이 아닌 자신이 직접 역사를 경험하고 써나갈 수 있다는 점으로 기존 창세기전 팬들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다.

하지만 지난 1차 CBT에서는 전투나 그래픽 등 스토리 외적인 부분에서 미흡함을 보였고, 기대보다는 실망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런 유저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이번 2차 CBT에서는 전투의 템포를 빠르게 올려 지루함을 없앴을 뿐만 아니라 아바타의 직업 및 특성을 선택하는 ‘멘토’ 시스템과 영자 조각을 이용해 아르카나를 조합할 수 있는 ‘영자 조합기’ 시스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추가했다.

1차 CBT보다 즐길만한 2차 CBT를 준비했다는 창세기전4, 과연 실제로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아래는 게임조선에서 직접 플레이해본 창세기전4 2차 CBT 소감이다.


◆ 기존 팬들에게 어필한 스토리, 처음 접해본 유저에게는 글쎄?

사실 기자는 창세기전의 모든 시리즈를 즐겨본 유저는 아니다. 창세기전3의 일러스트레이터인 ‘김형태’에게 반해서 창세기전3와 그 후속작 파트2를 즐겨본 것이 전부. 때문에 스토리 전반을 이해하고 있지는 않다. 이런 기자에게 창세기전4는 다소 불친절한 게임이었다.

게임을 시작하고 ‘이안’과 ‘노엘’ 중 파트너 1명을 선택하고 나면 해당 파트너의 진영에 따라 스토리가 진행된다. 일종의 프롤로그격 스토리를 진행하고 나면 본격적인 시간 여행을 시작하는데, 처음 방문하는 시간대는 ‘창세기전 서풍의 광시곡’의 시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시간대에서는 ‘시라노’나 ‘메디치’, ‘에스메랄다’ 등 기존 팬들이라면 두손들고 환영할만한 캐릭터들이 등장하지만, 창세기전 서풍의 광시곡에 대한 사전 스토리 소개라든지 해당 캐릭터들의 소개 같은 기본적인 설명이 부족해 창세기전 시리즈를 처음 접한 유저들이 본다면 다소 뜬금없는 등장이 아닐 수 없다.

때문에 기자는 창세기전4를 최대한 이해하기 위해 창세기전 시리즈의 스토리를 찾아 인터넷을 헤맸고, 이 과정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런 과정을 거친 뒤 창세기전4를 다시 플레이해보니 그제서야 개발진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들이 이해됐고, 스토리텔링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일반 유저들이 이런 과정을 거칠 것이란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가장 좋은 방법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스토리를 꾸며나가는 것이 좋을 것이고, 하다못해 공식 홈페이지에라도 전반적인 스토리를 소개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 그래서 당신이 누구라구요..?

◆ 창세기전의 영웅들을 내 손 안에 ‘아르카나’ 시스템

본격적인 리뷰에 앞서 창세기전4에 관한 한가지 개념을 짚고 넘어가자. 창세기전4는 플레이어블 캐릭터 ‘아바타’와 서브 캐릭터 ‘아르카나’를 이용해 하나의 파티를 구성해 플레이하는 게임이다.

이중 아르카나는 실제 인물은 아니지만 어떤 한 인물의 능력이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일종의 사념체로, 해당 아르카나의 영자 데이터를 추출해 만들 수 있다. 클론이나 환영 정도로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

이 아르카나를 얻는 데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가장 직관적이고 보편적인 방법은 플레이 도중 드랍하거나 던전 클리어 보상으로 얻는 방법이다. 가장 간편한 방법이긴 하지만 높은 등급의 아르카나를 얻기에는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 가장 손쉬운 방법 ‘드랍’

약간의 도박성으로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영자 조합기’를 이용한 방법이다. 영자 조합기는 플레이 도중에 얻을 수 있는 ‘영자 조각’을 재료로 아르카나를 조합하는 시스템이다.

영자 조각은 힘과 민첩, 인내, 지식 총 4종류가 있다. 이 영자 조각은 그 개수에 따라 아르카나의 결과물을 결정한다. 예를 들어 인내의 영자 조각을 가장 많이 투자했다면 탱커계열 아르카나 획득 확률이 높아지고 지식의 영자 조각을 가장 많이 투자했다면 힐러나 마법사 계열 아르카나 획득 확률이 높아진다.

또, 그 종류와 관계없이 많은 양의 영자 조작을 투자하면 높은 등급의 아르카나를 얻을 확률이 올라간다. 하지만 단순히 확률이므로 전 재산을 다 투자해도 커먼이나 언커먼 등급의 아르카나를 얻을 수도 있으니 이점 주의하자.

▲ 오늘 꿈자리가 좋다면 ‘영자 조합’을!

이외에는 ‘아르카나 저널’로 습득하는 방법이다. 아르카나 저널은 각 필드별로 뿌려지는 일종의 업적 요소로, 아르카나 저널에 표시된 아르카나를 모두 수집하면 가장 높은 등급인 ‘레전드’ 등급의 아르카나를 얻을 수 있다. 앞서 설명한 방법 중 가장 까다로운 방법이지만, 노력만 한다면 확정적으로 전설 등급의 아르카나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플레이만 꾸준히해도 ‘이올린’이 뙇!

이렇게 얻은 아르카나들은 파티원으로 활용하거나 멘토로 활용할 수 있는데, 당장 획득한 다음는 ‘랭크’ 즉, 레벨이 낮아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 보편적인 MMORPG에서는 캐릭터를 육성할 때 몬스터를 처치해 몬스터의 경험치를 획득하는 방식이지만, 창세기전4의 아르카나는 재료 아르카나를 이용해 ‘강화’를 거쳐야 랭크업할 수 있다.

이 강화 시스템에서 한가지 아쉬움이 남았다. 높은 등급의 아르카나라면 모든 재산을 동원해 강화해도 아까움을 느끼지 않지만, 높은 등급의 아르카나를 얻기 전까지 커먼이나 언커먼 등급의 아르카나에는 금액을 투자하는 것이 썩 내키진 않는다. 하지만 랭크가 낮으면 플레이에 차질이 생겨 울며 겨자 먹기로 강화해야 했다.

◆ 아바타에 개성을 잔뜩 부여 ‘멘토’ 시스템

앞서 아르카나를 ‘멘토’로 활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여기서 멘토란 플레이어블 캐릭터 즉, 아바타에게 스킬과 클래스를 부여하는 시스템이다.

예를들어 ‘사이렌 우드빌’ 아르카나를 멘토로 고용하면 사이렌 우드빌의 고유 스킬과 액티브 스킬을 고스란히 계승할 수 있다. 또, 이자벨 리피네는 ‘검사’ 클래스이므로 해당 클래스도 계승하여 아바타는 검사 클래스가 된다.

이 시스템으로 플레이어들은 던전 특성과 자신의 아르카나 조합에 따라 자유롭게 클래스를 변경할 수 있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플레이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 멘토로 부여한 아르카나의 특성을 고스란히 계승한다.

◆ 플레이어는 공대장이자 공대원, 전투 시스템 합격점

사실 전투 관련 시스템은 1차 CBT에서 혹평을 받았던 바 있다. 토글키를 사용한 조작으로 다소 손이 바빴고 스킬 재사용 시간을 충분히 고려해야 했다. 그렇기에 전투 템포가 상당히 느렸고 이는 지루함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이번 2차 CBT에서는 기본적인 공격과 고유 스킬들은 모두 자동으로 이뤄졌고 ‘비’나 ‘연’과 같은 필살기는 상황에 따라 플레이어가 직접 사용할 수 있게 개선해 상대적으로 전투 피로도를 줄였다. 피로도가 준 만큼 캐릭터 개별조작과 같은 세부 컨트롤이 수월해졌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또, 기본적인 전투는 자동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다소 지루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은 몬스터의 패턴을 군중 제어 기술로 취소하거나 위급한 순간에 체력을 회복하는 등 전략적인 측면을 강화시켜 지루함을 최대한 없앴다. 플레이어는 단순히 한가지 직업만을 조작하는 것이 아닌 한 개의 파티를 구성해 조작하기 때문에 마치 하나의 공격대를 자신이 모두 통솔하는 느낌을 얻을 수 있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존재했다. 스토리를 진행해 나가면서 높은 등급의 아르카나들을 얻고 화려한 스킬을 사용할 때에는 지루할 틈이 없었지만, 사실 커먼이나 언커먼 등급의 아르카나로 플레이했을 때에는 타격감이 부족해 칼로 물을 베는 느낌이었다. 비공개 테스트였기에 개발사 측에서 많은 지원이 있었고 빠른 시간안에 높은 등급의 아르카나를 얻을 수 있었지만, 정식 서비스에서는 이마저도 미지수기 때문에 다소 걱정되는 부분이다.

▲ Aㅏ..커먼과 언커먼이 가득해

◆ 직관적이지 못하고 불편한 UI, 불친절한 알림

창세기전4를 플레이하면서 가장 불만이었던 부분은 바로 ‘UI’(유저 인터페이스)다. 게임 기자라는 직업 특성상 다양한 게임들을 즐겨봤기 때문에 대부분의 게임들은 접속하면 어떤 기능들이 어디에 배치되어 있는지,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대략적인 그림이 그려진다. 하지만 창세기전4는 UI에 익숙해지기 전까지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기본적으로 아이콘들의 크기가 작았으며, 아이콘별 효과가 적어 배경에 묻히는 경향이 있었기에 한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또, 각 버튼을 클릭했을 때 반응이 적어 클릭이 성공한 것인지 일종의 오류가 발생한 것인지 확인하기가 어려웠다.

▲ 이렇게 넓은 화면에 저렇게 작은 아이콘을...

전체적인 알림또한 불친절했다. 한가지 예로 우편함 알림이 있다. 보통 우편이 도착하면 우편 아이콘 위에 숫자가 표시되거나 N마크가 생기면서 새로운 우편이 도착했음을 알리지만, 창세기전4는 우편함에 새로운 우편이 도착해도 아무런 알림이 표시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만약 우편을 확인했더라도 길드 앞에 있는 우편함까지 직접 이동해서 우편을 수령받는 등 전체적으로 불편한 요소들이 많았다.

또, 몬스터가 아이템을 드랍할 경우 작게 오브젝트가 표시되고 이외에는 사운드나 효과 등 알림이 전혀 없어서 플레이 초창기에는 몬스터가 아이템을 드랍하지 않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 마우스를 올리면 그제야 새로운 우편이 표시된다.

이외에 귓속말이 왔을 때 어떤 알림도 없고, 소지품함의 장비를 새롭게 착용했을 경우 장비를 착용했다는 느낌 없이 순식간에 착용돼 같은 아이콘의 장비를 착용하면 자신이 지금 어떤 장비를 착용한 것인지, 제대로 작동한 것인지 한눈에 알아보기 어려웠다.

이런 세세한 부분이 게임의 전반적인 퀄리티를 좌우하는 만큼 다음 테스트에서는 보다 직관적인 UI와 알림을 제공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 총평

사실 이번 테스트를 즐기면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 게임성과 스토리만 놓고 본다면 합격점을 줄 만했지만 세세한 마무리가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2차 CBT인 만큼 아직 개선의 여지는 많지만 다른 게임도 아닌 ‘창세기전’이기에 아쉬운 부분이 많이 남았다고 할 수 있다.

과거를 새롭게 재해석하는 내용을 주요 스토리로 삼고 있는 창세기전4인 만큼 유저들 마음속에서도 단순히 추억으로 남을 것이 아니라 새로운 추억을 써나가는 게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주현 기자 sena@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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