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토즈게임즈(대표 전동해)의 신작 모바일 배틀 RPG '괴리성밀리언아서(이하 괴밀아)'가 지난 4일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를 통해 출시됐다.
사실 괴밀아를 설명하려면 전작인 '확산성밀리언아서(확밀아)'를 빼놓을 수 없다. 확밀아는 2012년 12월 출시 후 대한민국에 2년 넘게 CCG(카드수집게임) 신드롬을 몰고왔던 카드게임의 선두주자였다. 특히 수집욕을 자극하는 카드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쉬운 게임성으로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물론 잡음도 만만치 않았다. 배수카드를 앞세운 지나친 과금 유도와 시도때도 없이 접속을 강제하는 각성요정 알람은 언제나 논란의 도마에 올랐었다.
때문에 괴밀아는 발매전부터 논의가 끊이지 않았다. 골자는 '확밀아의 장점은 얼마나 살렸고 단점은 얼마나 보완했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부분이 걱정돼 플레이를 주저하는 게이머가 있다면 안심해도 될 듯하다.
괴밀아는 진화형 속편으로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수작으로 평가하기 충분하다.
◆ 100만 아서 고군분투기
브리튼에는 100만개에 달하는 엑스칼리버가 있어 그야말로 개나소나 아서가 되는 시대다. 주인공은 이 군웅할거의 시대에 외적 침입에 맞서 진정한 왕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한다. 실질적으로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은 시나리오다.
게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카드도 반가운 캐릭터가 많이 등장한다. 백치미의 극치인 니무에, 황금 숟가락 비스크라브레드, 과격 메이드 실키 등 전작에 등장했던 수많은 카드가 재등장한다. 새로운 일러스트로 그려져 변경된 모습을 보는 것도 새로운 재미다.
◆ 4인4색 확 바뀐 캐릭터
캐릭터는 확 바뀌었다. 전작이 캐릭터간 특성 차이가 거의 없어 취향에 맞춘 선택을 강조한 반면 괴밀아는 4명의 캐릭터간 개성이 뚜렷하고 전투시 임무도 확연히 다르다. 그래서인지 게이머는 4명 중 마음에 드는 캐릭터를 언제든 바꿔가면서 플레이할 수 있게 변경됐다.
각각 용병(물리공격), 부호(방어), 도적(마법공격), 가희(회복)라는 별칭이 있고 주로 쓰는 카드와 특기가 완전 다르다. 게이머는 취향에 맞는 캐릭터를 골라 육성하고 혹 취향이 아니라면 그대로 다른 캐릭터로 갈아타면 된다. 물론 자신있다면 4명의 캐릭터를 모두 키워 상황에 맞춰 바꿔가며 쓰는 것도 가능하다.
◆ 보다 전략적으로 바뀐 전투 시스템
괴밀아의 가장 큰 변경점은 전투에 있다.
수집한 카드로 덱을 짜서 전투에 임한다는 부분은 똑같지만 전략성이 대폭 상승했다. 카드에는 직업, 속성, HP, 공격방식, 공격력, 회복력 등 전작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많은 정보가 담겨있다. 때문에 같은 덱을 가지고 있어도 언제 어떤 카드를 내느냐에 따라 전투 양상이 완전히 변하게 됐다.
또 4인이 무조건 파티로 출격한다는 점도 다르다. 싱글 플레이를 선택해도 3명의 캐릭터가 NPC로 강제 출격하기 때문에 연계플레이가 필수다. 특히 좋은 보상을 얻는 고난이도 던전은 NPC와 갈 경우 거의 이길 수 없을만큼 어렵기 때문에 캐릭터간 연계플레이가 중요한 요소가 됐다.
전략성이 높아졌다는 것은 반대로 생각하면 게임의 난이도가 상승했음을 의미한다. 튜토리얼이 있다곤 하나 충분히 이해시키지 못하는 수준. 가이드를 천천히 읽어보지 않으면 중구난방의 덱으로 힘겹게 전투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룰 이해가 필수인 게임이니 꼭 가이드와 커뮤니티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
◆ 좋은 친구의 압박에서 벗어나다.
확밀아는 어떤 친구를 만났느냐에 따라 게임의 양상이 확 변하는 게임이었다. 열심히 즐기는 친구를 만나지 못하면 각성요정을 만나기도 쓰러뜨리기도 어려웠기 때문에 항상 친구목록을 주시하고 활동이 적거나 약한 친구는 가차없이 정리해야만 했다. 때문에 자연스레 헤비유저와 라이트유저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하지만 괴밀아의 친구는 게임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친구가 아니어도 강한 유저를 용병으로 고용할 수 있어 필요에 따라 단 한 명의 친구도 만들지 않아도 게임을 즐기는데 지장없게 변경됐다.
◆ 과금 압박을 벗어난 수집 시스템
괴밀아는 전작과 달리 단 한장의 카드만 있어도 이를 극한까지 키울 수 있도록 변경됐다. 한계돌파를 위해 같은 카드를 사용해야 하는 시스템을 버리고 키라리 카드로 한계돌파가 가능하게 변경된 덕분이다. 키라리 카드는 과금없이 얻을 수 있는데다 드롭률도 낮은 편은 아니어서 훨씬 수월하게 카드 강화가 가능하다.
신규 던전을 클리어할 때마다 캐시아이템인 크리스탈을 1개씩 얻을 수 있어 이를 꾸준히 모으면 일정 수준의 부스터뽑기(캐시 뽑기)와 캐시 아이템 구입이 가능하다. 특히 부스터뽑기의 경우 1~2회차 한정으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 무과금, 저과금 유저들이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 전정한 의미의 후속작
결국 괴밀아는 전작에 문제라 지적됐던 부분을 잘 보완해 내놓은 게임이다.
전투 시스템이 복잡해 처음에 적응이 어렵다는 점만 극복하면 과금 부담과 접속 스트레스 없이 가볍게 즐길 수 있다. 전작만큼은 아니지만 들인 시간만큼 강해진다는 법칙은 여전해 무겁게 즐기고 싶은 게이머의 욕구도 충족해주고 있다.
게임 특성상 무한한 확장성을 가진 게임이기에 향후 업데이트에 대한 부분도 믿을만한 상황. 오랜시간 가볍게 즐길만한 모바일 게임을 찾는 게이머라면 오늘 괴리성밀리언아서에 도전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gamechosun.co.kr]